檢, 포스코건설·경남기업 경영 수뇌부 정조준 수사
檢, 포스코건설·경남기업 경영 수뇌부 정조준 수사
  • 김가애 기자
  • 승인 2015.03.22 11: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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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코건설 비자금조성 경위 규명… 경남기업·석유공사 등 자원외교 수사 본격화

 
포스코건설과 경남기업에 대한 검찰 수사가 기업의 경영 수뇌부를 정조준하는 방향으로 전개되고 있다.

검찰은 이르면 이번주부터 비리 의혹의 정점에 선 인물들의 피의자 신분 소환을 계획하고 있다.

◇포스코건설 비자금조성 경위 규명

지난 13일 회사 압수수색과 함께 시작된 포스코건설 수사는 100억원대의 해외 비자금 조성 경위를 규명하는 데 집중돼 있다.

2009~2012년 베트남 고속도로 건설 사업 과정에서 하청업체 지급 대금을 부풀리는 수법으로 조성된 100억원대의 비자금과 관련, 회사 측은 발주처 리베이트로 쓰였다고 주장했지만 검찰은 이 중 상당 금액이 리베이트와 무관해 보이는 경로로 흘러간 단서를 잡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비자금 조성에 관여한 인물로 지목된 포스코건설 박모 전 상무는 '참고인'에서 '피의자'로 신분이 전환됐다.

향후 수사는 박 전 상무의 윗선으로 옮겨갈 계획이다.

현지 사업비 처리를 결정하는 과정에 관여한 포스코건설 임원들이 잇따라 조사실로 불려올 것으로 보인다.

베트남 사업을 총괄한 정동화 전 포스코건설 부회장에 대한 소환조사도 이르면 이번주 안에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정 전 부회장을 상대로 한 조사는 비자금의 정확한 사용처와 '윗선' 규명이 수사의 초점이 될 것으로 점쳐진다.

▲ 자원개발 비리 의혹을 수사중인 서울중앙지검 특수1부가 18일 서울 동대문구 답십리동 경남기업 본사에 대한 압수수색을 시작하며 압수품을 담을 상자를 들고 건물 안으로 들어서고 있다. ⓒ연합뉴스
◇경남기업·석유공사 등 자원외교 수사 본격화

검찰은 지난 18일 경남기업과 석유공사 본사 등에 대한 압수수색으로 자원외교 의혹 수사를 본격화했다.

수사는 일단 나랏돈을 유용한 정황이 포착된 경남기업 측의 혐의를 구체화하는 데 초점이 맞춰져있다.

경남기업은 1998년부터 2008년까지 러시아 캄차카 석유개발 탐사 사업 등 8건의 해외 자원개발 사업과 관련해 정부 예산으로 성공불융자 330억원을 빌렸다.

검찰은 이 중 100억원대 돈의 사용처가 불분명한 거으로 보고 있다.

정부 융자금 유용 의혹은 아프리카 마다가스카르 암바토비 니켈광산 개발 사업으로도 번진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경남기업이 이 사업과 관련, 2006~2008년 광물자원공사로부터 '일반융자' 형식으로 빌린 130억원의 사용처도 추적하고 있다.

경남기업은 컨소시엄 형태로 각각의 사업에 참여했는데, 검찰은 해당 컨소시엄과 현지 자원개발 사업 운영권자 사이의 입출금 내역을 확인 중이다.

검찰은 해외 자원개발 사업 운영권자가 사업비가 소요되는 대로 지분 참여자들에게 돈을 송금할 것을 요구하는 '캐시콜'이 있을 때마다 경남기업이 지분율 만큼 돈을 보내지 않고 누락한 것으로 의심하고 있다.

검찰은 경남기업 성완종 회장을 조만간 소환할 예정인 것으로 전해졌다.


▲ 검찰이 거액의 비자금을 조성했다는 의혹으로 포스코건설에 대한 수사에 착수한 13일 인천시 연수구 포스코건설 건물에서 압수수색을 마친 검찰 수사관들이 압수품을 가지고 나오고 있다.ⓒ연합뉴스
◇ 경영진 정치권 로비 수사 확대

포스코건설과 경남기업 비자금 추적 작업이 진척을 보이면서 수사팀은 지금까지 제기된 각종 관련 의혹과 비리 첩보를 확인하는 작업에 속도를 낼 전망이다.

포스코는 2010년 플랜트설비 제조업체인 성진지오텍을 고가에 인수해 자회사 포스코플랜텍과 합병하는 과정에서 전 정권 유력 인사들의 외압이 있었는지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인수를 결정한 정준양 전 포스코 회장은 이미 출국금지조치됐다.

경남기업은 전 국회의원을 지내면서 정치적 활동 반경이 컸던 성 회장이 경영난을 타개하기 위해 정·관계에 로비를 벌였는지에 대한 수사가 점쳐지고 있다.

경남기업이 암바토비 니켈 광산사업에서 철수하면서 성 회장이 광물자원공사 측에 지분 매각을 청탁했다는 의혹도 제기되고 있다.

[신아일보] 김가애 기자 gakim@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