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방비 0원' 아파트 전국 5만5천여가구 달해
'난방비 0원' 아파트 전국 5만5천여가구 달해
  • 문경림 기자
  • 승인 2015.01.28 15:13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 아파트 난방비 비리 의혹을 폭로한 배우 김부선씨 ⓒ연합뉴스

전국 아파트 가운데 지난 2013년 11월부터 2014년 2월까지 넉 달간 겨울철에 난방비가 한 달이라도 '0원'이 나온 아파트는 5만5000여가구나 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가운데 12%가 넘는 가구는 계량기 고장 등 관리 부실로 인해 난방비가 부과되지 않았던 것으로 파악됐다.

새누리당 이노근 국회의원이 28일 공개한 국토교통부 자료를 보면 전국의 공동주택 906만 가구 가운데 의무관리대상 1만2185개 단지, 748만 가구에 대한 전수 조사 결과 난방비가 '0원'이 나온 아파트는 총 5만5174가구(0.74%)에 달했다.

이 가운데 3만5432가구(난방비 0원 가구중 64.2%)는 전기장판 등을 사용하면서 실제로 난방을 하지 않은 것으로 조사됐다.

또 16.4%(9038가구)는 미입주 등으로 입주자가 해당 아파트에 거주하지 않았고, 여행이나 해외 출장 등의 이유로 난방을 하지 않은 가구도 3.2%(1760가구)였다.

하지만 고의로 난방비를 납부하지 않았을 개연성이 있는 계량기 고장·훼손 가구도 각각 6904가구(12.5%)와 11가구(0.02%)가 포함돼 있어 관리소홀에 따른 난방비 미부과 사례가 여실히 드러났다.

국토부는 이번 실태조사에서 발견된 계량기 고장 가구에 대해서는 전년도 난방비에 해당하는 금액을 부과하고 계량기와 정유량 밸브, 유량계 등 교체 작업을 진행했다.

계량기를 고의로 훼손한 경기 수원시 C아파트와 안산시 D아파트 입주민 2명에 대해서는 본인 1년치 난방비중 최대 요금을 부과하는 등 별도 조치를 취했다고 국토부는 설명했다.

이노근 의원은 "전국적으로 7천가구에 육박하는 단지가 계량기 고장 등으로 관리비가 부과되지 않은 것은 문제"라며 "일명 '김부선 난방비' 문제가 재현되지 않도록 아파트 관리사무소가 난방계량기를 의무적으로 정기 점검하게 하는 등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한편 국회에서는 아파트 관리사무소의 계량기 관리 업무를 정부가 맡는 방향으로 관련법 개정을 추진하고 있다.

[신아일보] 문경림 기자 rgmoon@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