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가방 속 할머니 시신' 피의자 검거…"죽을죄 지었다"
'여행가방 속 할머니 시신' 피의자 검거…"죽을죄 지었다"
  • 고윤정 기자
  • 승인 2014.12.30 09: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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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한 공원서 노숙자 2명과 술 마시다 검거

▲ '여행가방 속 시신' 할머니 살해 피의자 정형근씨가 29일 오후 검거돼 인천 남동경찰서로 압송되고 있다. ⓒ연합뉴스
'인천 여행가방 속 할머니 시신' 사건의 피의자 정형근(55)씨가 범행 9일 만에 경찰에 덜미를 붙잡혔다.

인천 남동경찰서는 전모(71·여)씨를 살해하고 시신을 여행가방 속에 넣어 주택가 거리에 유기한 정씨를 29일 검거했다고 밝혔다.

경찰은 이날 오후 7시경 서울시 중구의 한 공원에서 노숙자 2명과 술을 마시고 있던 정씨를 검거했다.

당시 정씨는 신원을 확인하는 경찰에 순순히 본인임을 인정했으며 검거 과정에서도 별다른 저항은 없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함께 술을 마시던 노숙자는 원래 알던 사이가 아니었다고 경찰은 전했다.

경찰은 오후 6시44분경 정씨가 이 공원 인근 편의점에서 본인의 체크카드를 사용해 주류를 구입한 것을 확인하고 서울 중부경찰서에 공조요청해 정씨를 검거했다. 도피 이후 정씨의 첫 금융거래였다.

정씨는 수배 전단에 나온 복장 그대로인 검정 점퍼와 감색 바지를 입고 검정신발을 신고있었다. 소지품은 휴대전화, 지갑, 사용했던 체크카드, 현금 200원 뿐이었다.

▲ '여행가방 속 시신' 할머니 살해 피의자 정형근씨가 29일 오후 검거돼 인천 남동경찰서로 압송되기 전 취재진의 질문을 받고 있다. ⓒ연합뉴스

정씨의 얼굴에는 수염이 덥수룩했고 취기로 얼굴은 붉은 상태였고 술 냄내까지 풍겼다.

살해 동기를 묻는 취재진의 질문에 정씨는 "잘 모르겠다"고 답했고, 시신을 가방에 유기한 이유에 대해서는 "무서웠다"고 답했다. 도피생활을 묻는 질문에는 대부분 서울에서 지냈으며 주로 걸어다녔다고 말했다.

심경을 묻자 "죽을 죄를 지었다. 그냥 죽여달라"고 짧게답했다. 사실상 범행을 인정한 것이다.

정씨는 지난 20일 오후 인천시내 자신의 집에서 평소 알고 지내던 전씨를 살해하고 다음날 여행용 가방 속에 시신을 넣어 빌라 주차장 담 아래 유기한 혐의를 받고 있다.

행인에 의해 발견된 전씨 시신은 5군데 흉기로 찔린 흔적과 머리는 둔기로 맞아 일부 함몰한 상태였다.

경찰은 30일 오전부터 정씨에 대한 본격 조사에 들어갔다. 

경찰은 정씨를 용의자로 특정한 뒤 지난 24일 체포영장을 발부받았으며, 다음날 공개수사로 전환하고 수배 전단을 배포했다. 공개수사로 전환한지 나흘 만에 검거했다.

[신아일보] 인천/고윤정 기자 shinako@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