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 인질극' 종료됐지만… 국제적 모방 범죄 우려
'호주 인질극' 종료됐지만… 국제적 모방 범죄 우려
  • 온라인뉴스팀
  • 승인 2014.12.16 11: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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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질극 지하디스트 선전 효과·'외로운 늑대' 우려 부각

▲ 시드니 인질 카페에 내걸린 깃발.
이슬람국가(IS) 대원 주요 공급지이자 공습에 주도적으로 참여했던 호주에서 발생하자,  IS 격퇴전에 동참해 온 국가들이 긴장하고 있다.

특히 지난 10월 캐나다 의회의사당 총격사건에 이어 호주까지 테러단체와 연계하지 않은 단독범의 공격을 받으면서 자생적 테러리스트, 이른바 '외로운 늑대'(lone wolf)가 새로운 위협으로 떠올랐다.

존 키 뉴질랜드 총리는 16일 뉴질랜드 정보기관이 호주 시드니에서 벌어진 인질극의 범인과 비슷한 성향이 있는 뉴질랜드 내 인사들을 감시하고 있다고 밝혔다.

키 총리는 뉴질랜드에는 시드니 인질극 범인 만 하론 모니스(50)와 비슷한 성향이 있는 사람 등 국가 안보에 위협이 되는 사람들이 40여 명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그는 모니스와 똑같지는 않지만 비슷한 성향이 있는 사람 등 국가 안보에 위협이 되는 것으로 파악된 사람들이 30∽40명 있다며 "우리는 그런 사람들을 감시하기 위해 전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강조했다.

같은날 IS 공습을 주도하는 미국 정부는 내년 1월부터 교환 방문자 프로그램과 관련한 J비자 발급 요건을 대폭 강화할 것으로 알려졌다.

J비자는 각 분야의 인재 또는 기술 교환 촉진을 위해 고안된 비자로, 발급 규정을 강화한 것은 범정부적인 테러 예방책의 일환으로 해석된다.

앞서 미국 정부는 인질극 발생 직후 시드니 총영사관 직원들을 대피시키고 시드니 내 미국 시민에게 안전을 당부하기도 했다.

IS 공습에 참여 중인 영국의 캐머런 총리도 시드니 인질 사태를 우려하며 "인질극에 연루된 모든 사람과 마음을 함께 하겠다"고 밝혔다.

스티븐 하퍼 캐나다 총리는 트위터에서 "캐나다는 호주 국민을 걱정하고 있으며 그들을 위해 기도하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 10월 캐나다에서는 IS 추종 급진주의자인 마이클 제하프-비보가 오타와 국회의사당에 난입해 총기를 발사하는 사건이 있었다.
 

▲ 호주 시드니 금융중심가 마틴플레이스의 한 카페에서 이슬람 극단주의 세력 소행 추정 인질극이 벌어진 가운데 16일 오전 2시10분(현지시간)께 무장경찰이 인질극 현장을 급습했다. 무장 경찰 진입 과정에서 최소 4명의 인질이 부상당한 것으로 전해졌다. (사진=AP/연합뉴스)
이같은 각국의 우려는 이번 시드니 인질극을 벌인 난민 출신 이란인 만 하론 모니스(50)의 정확한 범행 동기는 아직 확인되지 않았지만, 인질범이 이슬람 수니파 극단주의 무장단체 '이슬람국가'(IS)의 추종세력일 가능성이 제기됐기 때문이다.

특히 인질범이 카페 유리창에 이슬람 지하디스트가 사용하는 이슬람교 신앙 고백문(샤하다) 깃발을 내걸도록 했다는 점과 호주가 미국 주도의 공습에 동참했다는 사실 때문에 이 같은 주장에 힘이 실리고 있다.

인질범과 IS의 연관성과는 상관없이 IS는 이미 이번 인질극으로 선전 효과를 톡톡히 누리게 됐다.

매슈 핸먼 IHS 제인스 테러·폭동 센터 소장은 AFP 통신과의 인터뷰에서 "이런 공격의 핵심은 많은 사상자를 내는 것이 아니고 언론을 떠들썩하게 만들어서 모든 사람이 이 사건에 주목하게 하는 것이다"라고 설명했다.

자생적 테러리스트인 외로운 늑대에 대한 우려도 점차 현실이 되고 있다.

앞서 5월24일에는 메흐디 네무슈(29)가 벨기에 브뤼셀 유대박물관에서 총기를 난사해 4명이 숨지고 1명이 부상했다. 네무슈는 프랑스인이지만 시리아에서 이슬람 극단주의자들과 함께 1년 가까이 활동하고 유럽으로 돌아온 인물로 확인됐다.

지난 10월22일 캐나다 오타와에서 퀘벡 출신 이슬람 개종자인 마이클 제하프-비보(32)가 의회 의사당을 공격해 왕립기마경찰대원 1명이 숨지고 3명이 다쳤다.

캐나다 경찰은 제하프-비보가 테러단체의 지침을 받았기보다는 IS로부터 감명받아 범행을 벌였던 것으로 내다봤다.

외로운 늑대가 서방국가에 더 큰 위협으로 다가오는 것은 범행을 사전에 차단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신아일보] 온라인뉴스팀 webmaster@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