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기난사 5명사망 7명 부상… '진돗개 하나' 발령
총기난사 5명사망 7명 부상… '진돗개 하나' 발령
  • 주영준 기자
  • 승인 2014.06.22 08: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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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기 난사한 임 모 병장행방 묘연… 군당국, 부대주변 검문검색강화

지난 21일 강원 고성군 동부전선 최전방 GOP에서 동료에게 총기를 난사한 임 모 병장의 행방이 묘연하다.

군 당국은 총기 사고 직후 고성지역에 '진돗개 하나'를 발령, 추가 피해를 차단하고자 부대 주변 주요 검문소에서 검문검색을 강화했다.

이와 함께 임 병장이 속초 등을 통해 외부로 도주할 가능성에 대비, 7번 국도에서 경찰과 검문 수위를 높였다.

사고가 난 동부전선 최전방은 북으로는 휴전선, 동쪽으로는 바다가 위치해 7번 국도가 유력한 탈주로로 이용될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임 병장이 우발적으로 총기 사고를 벌였다면 현재로서는 부대 주변을 멀리 벗어나지 못했을 가능성이 가장 크다.

실탄을 발사하고 탈영한 곳이 민간인의 출입이 통제되는 최전방인데다 야간이다 보니 멀리 이동하는데 제약을 받을 수밖에 없다.

임 병장이 지난해 전입을 온 뒤 부대 주변의 지형지물을 비교적 상세하게 알고 있더라도 평소 다니던 곳이 아닌 지역은 알 수 없어 쉽사리 도주할만한 상황이 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서부전선 등 도심과 가까운 곳과는 달리 중부전선이나 동부전선에서 총기를 소지한 상태로 탈영했던 병사들은 외부로 빠져나가는 길이 제한돼 있다 보니 그동안 대부분 부대 주변에서 발견됐다.

군 당국도 이번 총기 사고가 민통선 이북 최전방에서 야간에 발생함에 따라 일단 임 병장이 부대 주변에 숨어 밤을 샐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고 있다.

다만 사고 발생지점이 북한과 가까운 최전방지역이다 보니 월북으로 이어질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할 수는 없다.

지형 자체가 천혜의 요새나 다름없는 중부전선과는 달리 금강산이 코앞에 있는 동부전선은 동해와 가까워질수록 험준한 지형이 완만해 북한군의 '노크 귀순'까지 발생한 바 있다.

한편, 해당 부대인 22사단에서 30년 전에도 유사한 사고가 발생해 15명이 목숨을 잃은 것으로 나타났다.

그뿐만 아니라 2012년 '노크 귀순', 2009년 '철책 절단', 1988년 '수류탄 투척' 등 불명예스러운 사고로 기강 해이에 대한 지적도 수차례 받은것으로 알려졌다.

22일 육군에 따르면 지난 21일 오후 8시15분께 강원 고성군 간성읍 동부전선 육군 모 부대 GOP에서 경계근무 중이던 임모 병장이 동료 병사들에게 K-2 소총 10여 발을 난사했다.

이 사고로 현재까지 5명이 숨지고 7명이 다쳤다.

총기를 난사한 병사는 K-2 소총과 실탄 60여 발을 소지하고 무장 탈영해 군 당국이 추격 중이다.

30년 전인 1984년 6월 26일에 동부전선 건봉산 22사단 56연대 4대대 GP(전초)에서 조모 일병이 근무 중 내무실에 총기를 난사하고 수류탄을 투척해 병사 15명이 사망하고 11명이 다쳤다.

 

 

2년 전에는 '노크 귀순' 사건이 발생했다.

2012년 10월 2일 북한군 병사가 동부전선 철책과 우리 군의 경계를 뚫고 GOP까지 내려와 귀순했다.

부대는 귀순 병사가 소초 생활관(내무반) 문을 두드리고 귀순 의사를 표명할 때까지도 철책이 절단된 사실을 몰랐던 것으로 밝혀져 군의 경계태세에 구멍이 뚫린 것 아니냐는 지적이 일었고, 결국 장성 2명과 영관장교 2명이 징계를 받았다.

2009년 10월 26일에는 민간인이 22사단 철책을 절단하고 월북한 사건이 발생해 사단장과 연대장, 대대장, 중대장, 소대장 등 5명이 보직 해임되고 징계위원회에 넘겨진 바 있다.

2005년 12월 8일에는 예비역 중사 정모(26)씨 등 2명이 K-2 소총 2정과 수류탄 6발, 실탄 700정을 탈취해 가는 일도 발생했다.

부대 측은 당시 K-2 소총이 분실된 사실을 하루가 지나서야 알았으며, 군경합동수사반은 1개월여 만에 용의자들을 검거, 분실한 무기 전량을 회수했다.

 

 

2005년 4월 13일 22사단 해안 초소에서 남측 어선으로 추정되는 선박 1척이 북측으로 향하는 장면이 관측됐으나 기관총과 조명탄을 장착한 박격포 등을 발사하면서 필사적으로 저지하고도 해당 선박의 월북을 막지 못했다.

1988년 9월 16일에는 이모 이병이 내무반에 수류탄 2개를 투척해 2명이 숨지고 나머지 병사들도 모두 수류탄 파편에 맞아 중경상을 입는 사고가 발생했다.

특히 2000년대에는 크고 작은 부대 내 총기 관련 사고가 끊이질 않았다.

2012년 3월 28일에 이 부대 해안소초에서 박모(21) 일병이 머리에 총상을 입고 숨진 채 발견됐으나 당시 부대 측이 사건을 제대로 처리하지 않은 점이 밝혀져 해당 부대 대대장이 보직 해임됐다.

2008년 10월 19일에는 경계근무 중이던 원모(21) 이병이 선임병이 자리를 비운 사이 가지고 있던 소총으로 자살하는 사건이 발생했고, 2006년 8월에도 경계작전 중이던 김모(21) 상병이 동료 사병의 오발로 복부 총상을 입었다.

2004년 6월에는 대대본부에서 불침번 근무를 서던 송모(20) 이병이 총기와 실탄 15발을 휴대한 채 근무지를 이탈했다가 8시간여 만에 인근에서 발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