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파 한망 1천원에 내다 팔아… 농가 생산비도 못건져
양파 한망 1천원에 내다 팔아… 농가 생산비도 못건져
  • 전국종합
  • 승인 2014.06.19 18: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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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매시세 1㎏ 400~500원선…작년 절반 밑돌아
▲ 충남 서산시 인지면 산동1리에서 농민부부가 양파를 수확하고 있다.

19일 전남·북 등의 양파 재배농가에 따르면 올 초부터 크게 떨어진 양파 값은 중만생종 수확이 막바지인 지금까지도 좀처럼 나아지지 않고 있다.

그나마 조생종의 경우 재고물량이 줄어 사정이 나았지만 중만생종의 경우 생산량이 크게 늘어나면서 하락세가 멈추지 않고 있다.

서울 가락시장에서 거래되는 양파 도매시세 역시 한달 이상 바닥세에 머무르고 있다.

최근 한달간 상품 1㎏당 시세는 평균 400~500원. 특히 지난 16일에는 381원으로 하락, 한달 내 최저치를 기록했다.

◇ 전북 완주군 - 공급과잉 저장 공간마저 없을 정도

전북지역의 경우 양파와 마늘가 지난해 가격대가 높게 형성돼 농가 재배 면적이 늘었고, 올해는 기상여건 마저 좋아 생산량이 더 늘게 됐다. 양은 늘어나고 있지만 출하는 않되고 농가 창고에 양파를 다 넣지도 못하는 상황이다.

전북 완주군에서 양파와 마늘 농사를 짓는 K씨(63)는 "올해 생산한 양파 60톤과 마늘 70망(20㎏짜리) 중 양파는 5분의 1, 마늘은 2분의 1만이 농협과 계약재배 된 것"이라며 "직접 시장에 내다 팔기는 너무 힘들어서 나머지는 뜨내기 장사꾼들에게 더 저렴하게 팔아야 하는데, 정부가 나서줬으면 한다"고 속내를 털어놨다.

송정섭 기자 swp2072@hanmail.net

◇ 전북 부안군 - 생산농가와 주산지농협들 시름 커져

전북 부안군 일대도 중만생종 햇양파 수확작업이 막바지로 접어들고 있지만 가격이 좀체 회복될 기미를 보이지 않아 농가는 물론 주산지농협들이 밤잠을 설치고 있다.

중만생종 양파 주산지농협을 중심으로 수매가격이 속속 결정되고 있다. 농협 수매가격은 상품 1㎏당 300~400원(20㎏들이 한망당 7000~8000원)으로 지난해 이맘때(1㎏당 700~800원)보다 크게 낮은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양파 1만3200㎡(4000평)를 재배한다는 김선용씨(전남 무안군 해제면)는 "일부 산지수집상들의 경우 농협 수매가를 크게 밑도는 1㎏당 250원을 호가로 제시하고 있다"면서 "못해도 1㎏당 500원 정도는 받아야 생산비라도 건질 수 있는데 손해가 이만저만 큰 게 아니다"고 말했다.

김선용 기자 ksy2691@hanmail.net

◇ 전남 해남군- 계약재배 못한 영세 농가 더 큰 피해

상인들과의 밭떼기거래나 농협과 계약재배를 못한 전남 해남지역 일부 농가들은 노상에서 한망당 1000원씩 울며 겨자먹기로 자체 판매하는 경우도 속출하고 있다.

주산지농협들도 어려움을 겪기는 마찬가지다. 수매가격을 불가피하게 낮추는 대신 계약재배물량(농협 전체)을 지난해(22만1000t)보다 29% 많은 28만5000t으로 확대하면서 산지 물량 처리에 안간힘을 쓰고 있지만 농가들의 하소연과 창고 여력 부족 등으로 곤욕을 치르고 있다.

이병석 기자 sblee@shinailbo.co.kr

◇ 전남 무안군 - 중만생 양파 가격안정 대책 총력

전남 무안군은 본격적인 양파 수확철을 맞아 양파가격이 하락세로 이어짐에 따라 중만생양파 가격안정이 시급하다고 판단, 가격지지를 위한 대책마련에 나섰다.

무안군은 2014년 양파수급조절대책과 관련해 정부 비축수매와 수출을 추진하기로 한 물량(약 2만8천톤)의 조기 실행과 가공물량을 포함 10만톤에 대한 시장격리대책을 건의했다.

지난해 양파 조기식재와 생육기 31℃가 넘는 고온현상으로 양파 잎마름 현상이 심화돼 생산량이 감소했음에도 가격은 여전히 약세를 보이고 있어 농가의 피해는 커지고 있는 양상이다.

더욱이 농협 등 유통인들의 경영악화마저 위협받고 있는 상황이 잇따르자 군은 정부의 의무수입물량의 중단을 촉구했다.

신근호 기자 ghshin@shinailbo.co.kr

◇ 충남 서산시 - 마늘·양파 값 폭락에 인력난까지 '이중고'

충남지역 농민들이 값 폭락에 인력난까지 겹쳐 '이중고'를 겪고 있다. 마늘, 양파 등의 밭작물이 출하기를 맞았으나 값이 떨어지고 일손까지 부족한 실정이다.

서산시에 따르면 '마늘 주산지' 로 유명한 인지면, 부석면을 중심으로 지역 곳곳에서 제철을 맞은 마늘, 양파, 감자 등의 수확이 한창이다. 지역대표특산물인 6쪽마늘은 지난주부터 본격 수확에 들어가 다음달까지 5000여t을 출하할 예정이다.

그러나 전국적으로 마늘생산량이 는 데다 지난해 저장마늘까지 상당량 재고로 쌓여있어 값이 예년의 절반인 1만5000원(3kg)까지 떨어졌다.

마늘은 장마기 전에 수확을 끝내야 해 짧은 기간에 많은 일손이 필요하지만 사람을 구하기 힘든 실정이다. 일당 7만~10만원에 교통비까지 따로 줘도 마늘수확작업이 고되 희망자가 많지 않다.

이영채 기자 yclee@shinailbo.co.kr

◇ 경북 의성군 - 수확기 앞둔 양파·마늘 이상고온으로 작황 부진

경북 의성군 단촌면의 한 마늘밭은 마늘잎 끝이 누렇게 변하면서 시들어가고

있다. 이상고온이 계속돼 마늘 잎마름병이 널리 퍼진 때문이다.

이 지역 마늘재배농민들은 "알이 굵어지지 않는다"며 "경작비도 못건진다"고 울상이다.

작황 부진속에 가격도 지난해 보다 못할 것으로 보여 농가의 시름이 깊다.

주산지인 올해 의성지역의 마늘 생산량은 1500ha에 1만4000t으로 예상되지만 실제 생산량은 이보다 적을 것으로 예상된다.

실제 지금까지 거래된 마늘 밭떼기 거래가격은 660㎡, 200평에 200만 원선. 작황부진에다 가격까지 지난 해 절반 수준에 그칠 것으로 보여 농민들은 힘겨운 한해를 보내게 됐다.

강정근 기자 jggang@shinailbo.co.kr

◇ 경남 창녕군 - 수확철 양파밭 갈아 엎는다

"자식처럼 키운 양파 수확을 포기하고 밭에서 그냥 갈아엎는 마음이 어떻겠습니까."

18일 오전 경남 창녕군 도천면 양파밭. 어른 주먹만한 양파 위로 트랙터가 굉음을 울리며 1900㎡ 밭을 갈아엎었다.

지난해 10월 파종해 7개월간 애지중지 키워온 양파를 고스란히 갈아엎어야 하는 농민 신모(52) 씨의 가슴은 새까맣게 타들어갔다.

신 씨는 "생산비조차 건질 수 없는데 수확해서 뭐 하느냐"며 한숨을 내쉬었다.

종잣값, 퇴비, 농약값은 물론 인건비는 해마다 치솟는데 농산물 가격은 끝없이 내려가고 있기 때문이다.

이 모습을 함께 지켜보는 마을 주민들도 속이 타기는 마찬가지였다.

농민들은 5월 중순까지만 해도 ㎏당 450~550원선에서 오르내렸던 양파값이 지난달 말부터 ㎏당 350원으로 폭락, 생존권을 위협받고 있다고 토로했다.

안병관 기자 ankwan@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