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에 기압차로 '태풍급 강풍'
제주에 기압차로 '태풍급 강풍'
  • 온라인 편집부
  • 승인 2014.06.02 22: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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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객선·항공기 결항 등 피해속출

▲ 2일 오전 제주공항에 강풍경보와 윈드시어 경보가 동시에 발효되면서 항공편이 줄줄이 결항한 가운데 발 묶인 관광객들이 대기예약을 하거나 예약을 변경하기 위해 항공사 카운터 앞에 줄을 서서 기다리고 있다.
2일 제주에 '태풍급 강풍'이 불어 항공기가 줄줄이 결항하고 임시 건물이 날아가는 등 피해가 속출했다.

제주도와 제주지방기상청에 따르면 1일 오후 8시30분 제주공항에 '윈드시어'(wind shear) 경보가 발효된 데 이어 이날 오전 4시45분 강풍경보가 추가로 발효됐다.

이번 강풍으로 제주공항에서 측정된 최고 순간 최대풍속은 34m를 기록했다. 강력한 태풍의 풍속에 해당하는 수준이다.

이날 정오 이후 제주 서부와 북부에 발효됐던 강풍주의보가 강풍경보로, 동부와 남부의 호우주의보는 호우경보로 대치됐다. 제주도 앞바다와 남해서부 먼바다에는 풍랑특보도 발효됐다.

이에 따라 이날 오전 7시25분 제주에 도착할 예정이던 아시아나항공 8981편이 결항한 것을 시작으로 왕복 372편의 항공기가 결항했다. 국내선 제주 출발 편은 181편, 도착 편은 185편이다. 일본과 중국노선의 국제선 왕복 6편도 결항했다.

이날 운항이 예정됐던 국내선 373편과 국제선 44편 중 국내선 7편과 국제선 38편을 제외하고 모두 운항이 중단된 것이다.

이처럼 항공편이 무더기로 결항하면서 다른 지방으로 나가려던 국내외 관광객과 도민 등 2만여 명의 발이 묶였다.

항공사들은 3일 항공편으로 예약을 변경하도록 하고 임시편 투입을 추진하고 있다. 외국인 관광객들은 여행사 등에서 마련한 숙소로 이동해 대체 항공편 운항을 기다리고 있다.

강풍으로 인한 피해도 잇따랐다.

제주공항에서 가까운 제주시 도두동에서는 이날 오전 9시10분께 공사장 현장사무소로 쓰는 샌드위치패널로 지은 임시 건물이 통째로 날아가 20여m 떨어진 모 영어조합법인 담벼락과 주차돼 있던 차량 2대를 덮쳐 차량이 파손되는 등의 피해가 났다.

▲ 제주 전역에 강풍특보가 발효된 2일 제주시 애향운동장에 인근 제주복합체육관의 지붕 마감재 부분의 철골이 찌그러지고 찢긴 채 날아와 떨어져 있다.

이날 낮 12시50분께는 제주종합경기장 내 제주도복합체육관 지붕의 샌드위치패널 등이 뜯겨나가 애향운동장과 인근 도로 등에 떨어지면서 인근 도로의 통행이 한동안 통제됐다.

이 밖에도 도내 곳곳에서 신호등과 가로수가 강풍에 쓰러지거나 부러지고 현수막이 찢어지는 등 현재까지 80건의 넘는 강풍 피해가 접수돼 소방당국과 공무원, 자치경찰 등이 출동해 안전조치를 취했다.

소방방재청은 간판 등 부착물과 비닐하우스, 선박 등을 잘 고정하고, 상습침수 및 위험지역의 주민은 대피하거나 외출을 자제하라고 당부했다. 어선은 출항을 금지하고 출항한 어선은 신속히 대피하도록 했다.

낮 12시30분께 제주항 신항 근처에서 물질하던 해녀 이모(76)씨가 정박해있던 국제크루즈선 쪽으로 떠밀려가다 행인의 신고로 출동한 해경 122구조대에 의해 구조되기도 했다.

한라산과 서귀포시 지역에는 76∼200㎜의 폭우가 쏟아지기는 했지만 아직 별다른 피해는 발생하지 않았다.

제주와 다른 지방을 잇는 6개 항로를 운항하는 여객선 10중 9편이 결항하거나 휴항해 섬 지역 주민의 발이 묶이기도 했다.

기상청 관계자는 "제주도가 서해상 저기압과 일본 동쪽 해상의 고기압 사이에 놓여 큰 기압 차에 의한 강풍 현상이 발생하고 있다"며 "강풍과 호우경보는 9시를 기해 주의보로 대치됐으며 내일 오전 중 해제될 예정"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