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경의 화물적재량 심사 '엉터리'
해경의 화물적재량 심사 '엉터리'
  • 전호정 기자
  • 승인 2014.04.25 09: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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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물·평형수 무게 표시 없어…과적 운항 배경
▲ 세월호 침몰 당시 갑판에 실린 컨테이너가 바다에 쏟아지고 있다.

세월호가 화물을 규정보다 많이 실은 것이 사고의 한 요인으로 꼽히는 가운데 해양경찰의 선박 운항관리규정 심사가 허술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25일 세월호가 운항에 투입되기 전인 지난해 2월 인천해양경찰서가 승인한 세월호 운항관리규정을 보면 세월호의 재화중량은 '3천963t'으로 적혀있다. 재화중량은 선박에 실을 수 있는 화물, 여객, 평형수, 연료유, 식수 등을 모두 합한 무게다.

하지만 이는 한국선급의 세월호 선박검사 자료에 표시된 재화중량 '3천794t'보다 169t이 많은 것이다. 동일한 선박의 재화중량이 서로 다르게 표시된 것이다.

운항관리규정에는 최대 화물(여객 포함 1천70t)과 최소 평형수(2천30t), 기타 연료유 등(694t)의 무게는 표시돼 있지 않다. 선박 안전을 위해 준수해야 하는 화물과 평형수 무게를 해경이 확인하지 않은 것이다.

세월호는 선사 청해진해운이 수익을 내려고 화물을 많이 싣고 그 무게만큼 평형수를 적게 실은 탓에 급선회했을 때 균형을 잃고 침몰한 것으로 추정된다.

세월호 운항관리규정에는 화물·차량 적재 기준도 뒤죽박죽으로 표시됐다.

규정 11장에는 '승용차 88대, 대형트럭 60대, 컨테이너(길이 10피트) 247개'를 실을 수 있다고 돼 있다. 하지만 별첨자료에 있는 차량적재도, 화물고박장치도에는 트럭과 컨테이너 수가 훨씬 적은 것으로 나온다.

도면에 따르면 C데크에는 승용차 63대, 컨테이너 54개와 일반 화물을 실을 수 있다.

D데크에는 차량을 싣는 5가지 조합이 있다. ① 31.6t 포크크레인 8대 ② 25t 트럭 8대와 승용차 14대 ③ 8t트럭 24대와 승용차 14대 ④ 24t 덤프트럭 8대와 승용차 14대 ⑤ 승용차 66대다.

이밖에 E데크에는 일반화물을 실으며 트윈데크에는 승용차 12대를 실을 수 있다.

D데크의 5가지 유형을 고려하면 컨테이너 54개와 일반화물을 제외하고 차량만 놓고 봤을 때 전체 데크를 통틀어 ① 승용차 75대와 31.6t 포크크레인 8대 ② 승용차 89대와 25t 트럭 8대 ③ 승용차 89대와 8t 트럭 24대 ④ 승용차 89대와 24t 덤프트럭 8대 ⑤ 승용차 141대의 조합이 나온다.

예를 들어 3번째 '승용차 89대, 8t 트럭 24대, 컨테이너 54개' 조합을 11장의 기준인 '승용차 88대, 대형트럭 60대, 컨테이너 247개'와 비교하면 승용차 수는 비슷하지만, 트럭과 컨테이너 수에서 크나큰 차이가 있다.

인천해경 관계자는 운항관리규정이 오류투성이인데 대해 "왜 그렇게 돼 있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그는 "선사가 제출한 운항관리규정만 심사한다. 선박검사 결과 등과 비교하는 절차는 없다"면서 "우리는 전문가가 아니니 전문가들과 합동으로 위원회를 운영하는 것"이라고 해명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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