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종도 부동산, ‘카지노’ 호재로 기지개
영종도 부동산, ‘카지노’ 호재로 기지개
  • 고윤정·김경홍 기자
  • 승인 2014.03.20 16:59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미분양 아파트 빠르게 소진… 인근 토지값도 상승
▲ GS건설이 2006년 11월 영종 운남지구에 분양한 ‘영종 자이’.

[신아일보=고윤정·김경홍 기자] 2010년 입주를 앞두고 건설사측이 분양대금 미납자들에게 무더기 계약해지를 통보하는 우여곡절을 겪으며 전체 1천22가구 가운데 절반가량이 아직도 미분양으로 남아있는 단지다. 이곳에서 지난 이틀 새 미분양 아파트 무려 10채가 한꺼번에 팔려나가는 이변이 연출됐다. 이변의 동력은 카지노의 영종도 입성이 허가된 것이었다.

개발이 번번이 무산되며 오랜 기간 침체를 겪어온 인천 영종도의 부동산 시장이 카지노라는 호재를 등에 업고 기지개를 펴고 있다.

20일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영종도 부동산 시장은 지난 18일 정부가 외국계 카지노 업체의 영종도 입성을 허가한 후 눈에 띄게 활기를 되찾고 있다. 입주한 지 4년이 다 되도록 잔여 물량이 남아있던 미분양 아파트가 빠르게 소진되는가 하면 사업 부지인 미단시티를 중심으로 토지가도 훌쩍 뛸 조짐을 보이고 있다.

영종 하늘도시부동산 관계자는 “‘영종 자이’의 경우 올초부터 카지노 허가 소문이 돌며 올들어 약 20채의 미분양 아파트가 팔리는 등 분위기가 좋긴 했다”며 “그래도 카지노 허가 발표가 난 뒤 이틀 동안 추가로 10채나 계약된 것은 예상보다 훨씬 뜨거운 반응이라 깜짝 놀랐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영종 자이’ 전용면적 128㎡의 경우 지금까지는 분양가에서 20% 할인된 2억8천만원에 팔렸는데 이제 이 가격대의 급매물은 다 빠졌다”며 “집주인들이 매물을 거둬들이며 128㎡의 호가가 현재 3억원까지 오른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매매 문의 전화만 이틀 새 200여통을 받았고, 투자를 위해 실제 걸음하는 사람도 많다”며 당분간 영종신도시 미분양 아파트 시장에 온기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영종도 금호공인 관계자 역시 “작년 말부터 카지노에 허가가 내려질 가능성이 크다는 소문이 나돌며 영종신도시 아파트 매매가가 평균 3천만∼4천만원 뛰었다”며 “엊그제 발표 직후부터 집값 추가 상승 가능성을 묻는 집주인들의 전화가 많이 걸려오고 있다”고 들뜬 분위기를 전했다.

영종도 토지 시장도 들썩이고 있다.

부동산개발 정보업체 지존의 신태수 대표는 “카지노 허가 발표가 나기 몇 달 전부터 이미 발빠른 투자자들은 영종도 토지 매입에 나선 상황”이라며 “지난해 말부터 미단시티 인근 예단포 지역의 미매각토지들이 많이 팔려나갔고, 가격도 30%가량 올랐다”고 말했다.

신 대표는 “올해 말 미단시티 인근에 영종역이 개통되고, 올해 7월에는 복합 자동차 문화 체험 공간을 표방한 ‘BMW 드라이빙 센터’가 완공되는 등 다수의 호재를 갖고 있던 터에 이번 카지노 허가 소식까지 더해졌다”며 “카지노를 기폭제로 글로벌 기업의 진출이 늘어날 가능성이 커 영종도 부동산 시장은 향후 더 활성화될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이런 기대감을 경계하는 목소리도 존재한다. 문병호 민주당 의원(인천 부평갑)은 19일 성명을 내고 “영종도 카지노 적합 판정의 본질은 ‘떴다방’식 부동산 판매 전략”이라며 “수많은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사업이 좌초된 데서 보듯 대규모 부동산 PF 사업으로 수익을 내던 시대는 지났다. 영종도 카지노 개발 특수는 미단시티 미분양 토지가 매각되고 나면 바로 사그라질 가능성이 크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