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이나, 친서방 세력이 정권 장악
우크라이나, 친서방 세력이 정권 장악
  • 이강희 러시아특파원.심리학박사
  • 승인 2014.02.24 10: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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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동강 우려...오렌지 공주 재등장
▲ 석방된 율리야 티모셴코 전 우크라이나 총리(가운데)가 23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수도 키예프에서 제프리 파얏트 우크라이나 주재 미국 대사(왼쪽), 얀 톰빈스키 우크라이나 주재 유럽연합(EU) 대사와 만나고 있다.

[우크라이나=이강희 특파원] 22일(토) 우크라이나에서는 친러 성향의 빅토르 야누코비치 정권이 전격 붕괴됐다. 반정부 시위 3개월 만에 주도권이 친러 여권에서 친유럽 야권으로 옮겨가는 상황이어서 숨가쁘다.

이번 사태는 러시아의 참패다. 한 러시아 정부 고위 관리는 이번 상황이 2004년 ‘오렌지 혁명’을 상기시킨다고 말했다. 당시 총리였던 야누코비치는 빅토르 유센코 야당 후보와의 대선에서 이겼지만 야당이 부정선거 의혹을 제기하면서 대대적인 시위가 이어졌다. 결국 대선결과는 뒤집혔고 친서방 성향의 정부가 들어섰다.

우크라이나 야권이 주도하는 최고의회는 야권의 대변인인 투르치노프에게 대통령 권한을 이양하는 결의안을 채택했다. 또 정부구성절차에 착수해 내일까지 내각구성을 마무리한 뒤, 오는 5월 25일 조기대선을 치르기로 했다. 상황이 불리하게 돌아가자 야누코비치 대통령의 정치적 측근들조차 찬성표를 던진 것으로 전해졌다.

의회의 결정에 따라  석방된 ‘오렌지 공주’ 티모셴코 전 총리는 즉각 대선출마의지를 밝히고 시위에 나섰다.

야누코비치 대통령은 퇴진결의 직후 출국을 시도하다 국경수비대에 체포됐으나, 공항 안으로 침입한 무장경호원들의 도움으로 탈출한 뒤 지지기반인 동부지역에 몸을 숨기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한편, 러시아가 어떤 식으로 나올지 세계가 예의주시하고 있다. 우크라이나에 친유럽 정부가 들어선다면 주요 연료 공급처이자 무역 상대국인 러시아로부터 경제적 압박을 받게 될 수 있다.

토요일 우크라이나 정국이 뒤집히고 우크라이나 의회가 야누코비치 대통령의 해임과 5월 조기 대선을 골자로 하는 법안을 가결시켰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러시아 관리들은 공개적으로 분노를 드러냈다.

러시아 관영TV는 “극단주의자들이 키예프와 우크라이나 서부 지역을 장악했다”고 비난했다.

한편 푸틴 대통령과 앙겔라메르켈 독일 총리, 그리고 미국 백악관이 정국 위기를 겪는 우크라이나의 동서 분열가능성을 우려하면서 영토적 통합성이 유지돼야 한다는 견해를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