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한·일 관계 “봄날은 오는가”
남·북-한·일 관계 “봄날은 오는가”
  • 주장환 순회특파원
  • 승인 2014.02.16 10: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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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 남북관계 적극 자세, 美 한일 중재 나서
▲ 남북간 해빙무드가 일고 있다. 일본과의 관계도 미국이 중재에 나서고 있어 경색된 동북아 질서에 새 바람이 불지 기대된다. 사진은 지난 14일 판문점 우리측 지역 평화의 집에서 열린 2차 남북 당국간 고위급 접촉에서 우리측 수석대표 김규현 청와대 국가안보실 1차장(오른쪽 세번째)과 북측 수석대표 원동연 통일전선부 부부장 등 참석자들이 전체회의를 하고 있다.

[신아일보=주장환 순회특파원] 남과 북 그리고 한·일 관계에 해빙의 조짐이 감지되고 있어 향후 동북아질서의 변화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남북은 14일 판문점 평화의 집에서 고위급 접촉을 속개해 20~25일로 예정된 이산가족 상봉 행사를 차질 없이 진행하기로 했다. 북한이 한·미 연합 키리졸브 연습과 이산가족 상봉 행사를 연계하지 않기로 한 대신, 우리 측은 북측이 주장해 온 '상호 비방 중단' 요구를 수용했다.

더욱 고무적인 것은 남북은 박근혜 대통령과 북한 김정은 노동당 제1비서 간 직접 대화 채널 유지에 합의했다는 것이다. 이는 상당한 상징성을 지닌다.

남북 고위급 접촉 수석대표 김규현 청와대 국가안보실 제1차장과 북한의 원동연 조선노동당 통일전선부 제1부부장은 향후 박근혜 정부의 남북 문제를 이끌어 나갈 인물이다. 따라서 상호신뢰를 바탕으로 남북 간 ‘핫라인’이 구축된다면 이는 양 정상간의 선의적 대화가 가능하게 된다는 의미다.

북한 조선중앙통신은 남북 공동보도문 전문을 발표하면서 "쌍방은 북남 관계를 개선해 민족적 단합과 평화번영, 자주통일의 새 전기를 열어나갈 의지를 확인하고 북과 남 사이에 제기되는 여러 문제에 대해 진지하게 협의했다"고 밝혀 일단은 긍정적인 신호를 보내고 있다.

그러나 늘 그래왔듯이 북한의 평화공세 뒤에는 도발의 움직임이 감지되곤 했다. 겉으론 평화를 내세우고 악수를 청하면서 뒷통수를 치곤했기 때문에 무턱대고 환호할 일도 못된다.
그러나 청와대가 “북한측의 의도를 확실히 알았고, 우리 원칙도 확실히 설명하는 계기가 됐다”고 말해 북한의 진정성에 대한 탐색이 어느정도 이뤄진 것으로 짐작해 볼 수 있다.

이제 북한이 금강산 관광 재개와 남북 경협을 요구하고 나올 것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그러나 그동안 경색된 이유는 북한이 제공했다. 금강산 관광은 지난 2008년 관광객 피격사건 이 그 원인이다. 2010년 5·24 대북 제재 조치로 남북 경협을 중단한 것은 북의 천안함 폭침 때문이다.

선량한 국민의 생명을 위협하고 영토를 포격하고 군함을 공격해 전쟁의 공포로 몰아넣었다. 5·24 조치를 풀고 금강산 관광을 재개하려면 북의 사죄와 재발 방지책이 먼저 이뤄져야 함은 두 말할 필요도 없다.

북한 핵 문제도 큰 난제 중 하나다. 북은 "핵은 남북 관계에서 다룰 사안이 아니다"고 못박고 있다. 그러나 당사자들이 해결하지 않고 남의 손만 빌리면 뭐하겠는가? 비핵화 논의는 지난 십수년동안 북에 끌려 다녔다.

그러나 김대중-노무현 정부의 실험도 이명박 정부의 처신도 해결책이 되지 못했다. 이 문제를 푸는 길은 북한이 스스로 옭매고 있는 핵에 집착하지 말고 동북아 질서에 편입함과 동시에 세계 국가의 일원으로 인류사회의 평화와 번영의 대열에 동참하는 방법이 최선이다.

향후 북한이 진정으로 자국민의 삶의 질을 개선시키고 남북의 평화와 공존을 위해 노력한다면 우리 정부와 국민은 최대한 모든 노력과 정성을 바쳐 도울 것이라는게 박대통령의 한반도 신뢰프로세스의 뼈대가 아니겠는가?

한·일간의 관계도 물밑 작업이 진행되고 있는 것같다. 존 케리 미 국무장관은 지난 13일 서울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한·일 양국이 받아들일 수 있는 해법을 찾는 데 미국이 중재 역할을 할 수 있다"고 말했다.

케리 장관은 지난 7일에는 워싱턴에서 기시다 후미오 일본 외무장관과 가진 회담에서 기시다 장관에게 한·일 관계 해법에 큰 관심을 가지고 물어 본 것으로 알려졌다.

일본 니혼게이자이신문은 14일 한·일 양국 외교 당국이 국장급 접촉을 위한 실무 준비를 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또 박 대통령과 아베 일본 총리가 3월 24일부터 열리는 헤이그 핵안보정상회의 때 정상회담을 추진할 가능성에 대해 언급하기도 했다.

청와대는 "현재 여러 부분에 사전 준비가 부족한 상태에서 정상회담과 관련된 그 어떤 토의도 진행되고 있지 않고 있다"고 밝혔으나 접촉도 하지 않을 필요까지는 없다.

그러나 한·일 관계 회복에는 아베내각의 대한(對韓) 역사인식이 바로 잡혀져야 한다. 한·일 역사에 대해 후안무치한 아베의 발언은 도무지 이해할 수 없는 망언이다.

일본은 평화롭게 살고 있는 남의 집에 쳐들어와 국모를 살해하고 꽃다운 청년들을 전쟁터에 내보내 총알받이로 내세웠으며 위안부로 만들었고 생체실험을 했다. 그런 엄연한 역사적 진실을 부정하고 조롱까지 하는 것을 보고 우리나라뿐 아니라 전세계 양식있는 국가들 모두가 혀를 차고 있다. 거기다 이젠 남의 땅에 들어와 강제로 빼앗았던 일을 근거로 독도까지 자기네 땅이라고 우기고 있다. 참으로 기가 막힐 일이다.

그러나 한·일 관계가 이렇게 지속된다면 모두에게 이익이 되지 못한다. 뭔가 돌파구를 마련해야 한다. 그렇다고 해서 매번 당하기만 한 우리가 먼저 고개 숙일 수는 없다. 미국이 역사 문제를 뒤로 제쳐놓자고 하지만 일본은 언제든지 또 다시 들고 나올 것이다.

미국은 일본도 토닥이고 우리나라도 토닥이면서 서로 잘해보라고 할 것이 아니라 일본의 야비한 도발적 망언부터 중단시켜야 동북아의 질서가 바로 잡히고 평화가 유지될 것임을 주지하여일본을 설득해 주기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