잦은 동북아시아 지진, “한반도 안전지대 맞나?”
잦은 동북아시아 지진, “한반도 안전지대 맞나?”
  • 온케이웨더
  • 승인 2014.02.15 08: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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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한반도 93회(규모 2.0이상)…‘1978년 이래 최다’
설 연휴 중이던 지난 1일 인도네시아 수마트라섬에 있는 화산이 분출해 최소 17명의 사상자가 발생했다.
 
현지 국가재난방지청에 따르면 북 수마트라 주에 있는 시나붕 화산이 세 차례 분출하며 화산재를 2km 상공까지 뿜어내 화산 근처 수카메리야 마을에서 14명이 숨지고 3명이 다치는 사고가 발생했다. 
 
지난달 말에는 뉴질랜드 북섬 남단 지역에서 규모 6.3의 강진이 발생한 뒤 300차례가 넘는 여진이 뒤따랐다. 뉴질랜드 지질핵과학연구소는 이날 오후 4시쯤(한국시간) 와이라라파 캐슬포인트에서 북쪽으로 5㎞ 정도 떨어진 지역의 지하 90km 지점에서 지진이 발생했다고 밝혔다.
 
또한 지난달 15일에도 미국 로스앤젤레스(이하 LA) 부근에서 규모 4.4의 지진이 발생했다. 로스앤젤레스 타임즈에 따르면 이날 새벽 1시35분쯤 LA에서 동쪽으로 50마일(80㎞) 떨어진 샌버나디노 카운티의 폰타나에서 규모 4.4의 지진이 일어났다.
 
이후 LA에 20년 후 대규모 지진이 발생할 것이라는 예측까지 나와 관심이 쏠렸다.
 
캘리포니아대학의 한 지진전문가에 따르면 20년 후 LA에 강도 6.7의 지진이 발생할 것이며, 이로 인해 빌딩이 무너지고 엄청난 화재가 발생할 것이라고 예고했다. 전문가의 이번 진단은 1994년 1월 17일 오전 4시 31분에 발생한 ‘노스리지 지진’ 20주년을 앞두고 공개된 것이다. 당시 규모 6.7의 노스리지 지진으로 60명이 사망하고 5000명이 다쳤으며, 건물 4만 여 채가 부서지는 등 막대한 피해가 발생했었다.
 
한편, 아시아에서는 일본이 잦은 지진 탓에 국민들이 확실한 대비책을 갖고 있을 정도다. 우리나라는 환태평양 지진대에 속하지는 않지만, 작년에 잇따른 지진으로 국민 불안이 고조되면서 안심할 수 없게 됐다.
 
中 쓰촨성·동일본…작년에도 동북아에 규모 큰 지진 빈번
 
▲동일본 대지진 당시 피해현장.
 
지난해 4월 중국 쓰촨성 지방에 규모 7.0의 대지진이 2008년에 이어 또다시 발생했다. 최소 200명이 사망하고 수만 명이 다시 부상을 입었다.
 
중국 쓰촨성 지진 후 하루 만에 우리나라와 일본에서도 지진이 일어났다. 작년 4월 21일 오전 8시쯤 전남 신안군 흑산도 북서쪽 101㎞ 해역에서 규모 4.9의 지진이 발생했다. 규모 4.9 지진은 실내의 물건이 흔들리는 것을 뚜렷이 관찰할 수 있을 정도의 강도다.
 
이 지진은 1978년 계기 지진 관측 이후 6번째로 큰 규모이자 2004년 이후 9년 만에 최대 규모였다. 한반도에서 발생한 지진은 1978년 6회에서 지난해 56회로 크게 늘었다.
 
또 일본 혼슈섬 남쪽 해저에서도 규모 6.1의 지진이 발생했다. 진원의 위치는 도쿄에서 남쪽으로 644㎞ 떨어졌고 깊이는 424㎞ 지점이었다. 이는 중국 쓰촨성 지진과 우리나라의 지진이 일어난 시기와 비슷해 더욱 불안감을 가져다줬다.
 
이렇듯 결코 무시할 수 없는 지진재해가 최근 몇 년 사이 동북아시아 지역에서 자주 발생하고 있다.
 
지난해 흑산도(4월)·백령도(5월)에 규모 4.9 지진
 
작년 한반도에서 발생한 지진 횟수도 예년의 2배 이상으로, 1978년 계기관측을 시작한 이래 가장 많았던 것으로 집계됐다.
 
기상청에 따르면 2013년 한 해 동안 규모 2.0 이상 지진이 93회 발생했다. 이는 계기 관측을 시작한 이후 가장 빈도가 높은 것이며, 디지털 방식으로 관측한 1999년부터 2012년까지의 연평균(44.5회)에 비해 2배 이상에 달한다.
 
규모 3.0 이상의 지진은 17회, 사람이 느끼는 ‘유감 지진’(규모 2.0 이상)은 15회로 예년 평균(각 9.2회, 8.2회)의 2배 정도로 크게 늘어났다.
 

▲지난 36년간(1978∼2013) 지진발생현황. 보라색선이 전체 지진 총 횟수, 빨간선은 유감횟수, 초록색바는 규모 3.0이상의 지진횟수를 나타낸다. <자료=기상청>
 
특히 지난해 4월 21일 전남 흑산도와 5월 18일 인천 백령도 해역에서는 관측 시작 이후 6번째로 센 규모 4.9의 지진이 일어나기도 했다. 또한 경남 거창에서도 규모 3.5의 지진이 일어나 내륙에서 발생한 지진 가운데 가장 큰 강도를 기록했다.
 
이와 관련, 2011년 3월 동일본 대지진의 여파일 가능성이 제기됐다. 대지진이 발생하면 지각 불균형 상태가 해소되는 과정에서 수년간 크고 작은 지진이 뒤따르는데, 그 영향이라는 것.
 
이처럼 우리나라에서 지진이 최근 들어 빈번하게 발생하자 한반도가 지진 안전지대인가에 대한 논란이 생겨났다. 물론 우리나라에서 근래 발생한 지진은 대개 진도 2∼3 정도의 약진에 해당한다. 하지만 2011년 일본대지진에 대한 공포로 인해 우리나라에도 대지진이 발생하지 않을까 하는 우려가 높다.
 
기상청에 따르면 한반도는 유라시아판 내에 위치하고 있으며 유라시아판과 태평양판, 필리핀해판이 충돌하면서 생기는 에너지가 축적돼 단층과 같은 지각 내부의 약한 부분이 파괴되면서 지진이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유라시아판이란?  동시베리아·인도·아라비아 반도의 3지역을 제외한 유라시아 대륙의 지각 및 맨틀 위쪽의 암권을 형성하는 대륙판이다. 지구상의 판으로는 3번째로 넓다.
 
최근 발생한 지진들이 더 큰 규모의 지진을 유발할 것인지에 대해서는 지진학적 분석뿐 아니라 국내 단층의 특성이나 지질구조에 대한 정보가 필요하다.
 
대지진 발생 가능성과 관련해 기상청 관계자는 “최근의 지진 발생 양상을 볼 때 이 같은 연속 지진을 대규모 지진의 전조로 단정하기는 어렵다”면서 “한반도 지진 활동의 원인을 규명하기 위한 종합적인 연구가 필요하다”고 밝히고 있다.
 
신정아 온케이웨더 기자 jungah63@onkweath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