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당 지도부 “염장 지르나” 민주당, 경제라인 경질론 제기
새누리당 지도부 “염장 지르나” 민주당, 경제라인 경질론 제기
  • 장덕중·이재포 기자
  • 승인 2014.01.23 17: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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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오석 “어리석은 사람…” 이어 “소비자도 신중해야” 발언

[신아일보=장덕중·이재포 기자] 여야 정치권은 23일 카드사 개인정보 대량유출을 두고 “우리가 다 정보제공에 동의해줬지 않느냐”, “어리석은 사람은 무슨 일이 터지면 책임을 따진다”고 발언한 현오석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을 일제히 강도높게 비판했다.

민주당은 물론 여당인 새누리당 내에서도 “국민 염장 지르나”, “국민에 책임을 전가하는 부적절한 발언이다”라는 등의 격앙된 반응이 이어졌다.

양당 모두 6·4지방선거 준비에 들어간 상황에서 경제부처 수장의 이 같은 발언이 국민 불안을 수습하기는 커녕 민심을 악화시킬 수도 있다고 보고 민감하게 반응했다.

새누리당 이혜훈 최고위원은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현 부총리의 발언에 대해 “듣는 사람의 귀를 의심케 하는 발언”이라며 “국민을 무시하는 오만한 발상”이라고 말했다.

이 최고위원은 “안일하게 대응하다가 여론에 밀려 겨우 미봉책을 내놓는 당국에는 책임이 없다는 현 부총리의 발언을 납득하는 사람은 없을 것”이라면서 “(경제)부총리는 국민께 사죄하는 마음으로 재발 방지에 사력을 다해야 한다”고 말했다.

심재철 최고위원은 “책임은 당연히 따지고 물어야지 도대체 눈감고 넘어갈 생각인가”라며 “국민의 염장을 지르고 성난 민심에 불을 지르는 발언”이라며 현 부총리의 사과를 촉구했다.

현 부총리의 “우리가 다 정보제공에 동의해줬지 않느냐”는 발언에 대해서도 “정보제공에 동의하지 않으면 금융서비스를 받지 못하게 해놓은 현실을 알고 하는 말씀인가”고 비판했다.

현 부총리는 “이는 금융 소비자도 정보를 제공하는 단계에서부터 신중해야 한다는 의미”라고 말했다.

민주당은 현 부총리를 비롯한 ‘경제라인 경질론’까지 제기하며 비판 수위를 높였다.

한정애 대변인은 국회 브리핑에서 “우리는 정보 제공에 동의한 것이지 정보 유출에 동의한 게 아니다”며 “이런 구분도 못하는 분이 경제부총리로 앉아 계시다는 사실이 굉장히 가슴 아프다”고 말했다.

한 대변인은 “정부는 국민을 탓하기 전 개인정보 유출 관련 관리감독을 소홀히 한 신제윤 금융위원장과 최수현 금감원장을 경질하고 해당 금융사를 강도 높게 조사하라”며 “정부가 알맹이 없는 대책으로 일관하면 국민이 현 부총리를 비롯한 금융 당국의 문책과 경질에 강제 동의할 것임을 명심하라”고 인책론을 제기했다.

전병헌 원내대표도 고위정책회의에서 “소 잃고 외양간 고치는 어리석은 정부가 책임을 묻는 국민을 어리석다고 생각하는 오만과 무책임이 보인다”며 “어설픈 당국 대처로는 이번 사태가 절대 해결될 수 없다는 게 어리석기 짝이 없는 경제부총리 발언으로 다시 확인됐다”고 비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