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安의사 이토 격살지” 표시… 시계는 ‘9시30분’ 고정
“安의사 이토 격살지” 표시… 시계는 ‘9시30분’ 고정
  • 기획팀
  • 승인 2014.01.20 17:24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한·중 양국국민이 존경하는 인물” 中, 하얼빈역에 안중근 의사 기념관 개관

<하얼빈역에 전격 개관한 안중근 의사 기년관>

▲ 19일 중국 헤이룽장성 하얼빈역에 개관한 안중근 의사 기념관의 문 앞에 걸린 시계. 안 의사가 이토 히로부미를 저격한 오전 9시30분에 멈춰있다.

이토 히로부미 저격장소 앞 귀빈실 개조, 200여㎡ 규모 설치
생애와 사상 조명, 각종 사진·사료 전시… 한국어 설명 병행

[신아일보=기획팀] 안중근 의사가 이토 히로부미를 저격한 중국 하얼빈(哈爾濱)역에 안 의사의 의거를 기리는 기념관이 19일 들어섰다. 한중 양국은 이후 물밑에서 관련 협의를 벌여 온 것으로 알려졌다.

박 대통령의 의거 현장 표지석 설치 요청을 받은 중국 정부는 표지석 설치 수준을 넘어 기념관을 건립으로 화답했다.

외교부는 “우리 정부는 중국 하얼빈역에 안 의사 기념관이 개관된 것을 환영하며 높이 평가한다”고 밝혔다. 안 의사는 1909년 10월26일 하얼빈역에 잠입, 러시아군의 군례를 받던 이토를 사살하고 현장에서 체포됐다.

같은 해 11월 러시아 헌병대에서 뤼순에 있는 일본 감옥으로 이송됐으며 이듬해 2월14일 사형을 선고받고 3월26일 순국했다. 당시 상황을 고스란히 엿볼수 있는 중국 하얼빈역의 안중근 의사 기념관를 둘러 봤다.

<편집자 주>

 

▲ 안중근 의사 기념관 안에서 바라본 안 의사의 저격 현장 모습. 바닥 표지판 이외에 천장에 ‘안 의사 이등박문 격살 사건 발생지. 1909년 10월26일’이라는 설명 문구가 걸렸다.

안중근 의사 기념관은 의거 현장인 하얼빈역 1번 플랫폼 바로 앞에 있던 귀빈용 대합실 일부를 개조해 만들어졌다.

기념관 내부에서는 참관자들이 유리창 너머로 하얼빈역 1번 플랫폼에 있는 안 의사의 이토 히로부미 저격 현장을 볼 수 있다.

기념관에는 안 의사의 흉상을 비롯해 그의 일생과 사상을 담은 사진, 사료 등이 전시됐고 일부에는 한국어 설명도 붙여졌다.

중국은 안 의사 저격 현장 천장에는 ‘안 의사 이등박문 격살 사건 발생지. 1909년 10월26일’이라는 설명 문구를 눈에 잘 띄게 걸어 놓았다.

中, 朴대통령 요청에 기념관 건립

박 대통령은 지난해 6월 한중 정상회담에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에게 “안 의사가 한중 양국민이 공히 존경하는 역사적 인물인 만큼 하얼빈역의 의거 현장에 기념 표지석을 설치하도록 협조해달라”고 요청했으며, 시 주석은 유관 기관에 검토를 지시했다.

한중 양국은 이후 물밑에서 관련 협의를 벌여 온 것으로 알려졌다.
박 대통령의 의거 현장 표지석 설치 요청을 받은 중국 정부는 표지석 설치 수준을 넘어 기념관을 건립으로 화답했다.

안 의사는 1909년 10월 26일 하얼빈역에 잠입, 러시아군의 군례를 받던 이토를 사살하고 현장에서 체포됐다. 같은 해 11월 러시아 헌병대에서 뤼순에 있는 일본 감옥으로 이송됐으며 이듬해 2월14일 사형을 선고받고 3월26일 순국했다.

 

▲ 하얼빈역에 개관한 안중근 의사 기념관 내부의 전시물.

 

하얼빈 곳곳에 안중근 의사 발자취

하얼빈은 매년 겨울 200만명 이상의 인파가 몰리는 세계 3대 겨울축제인 ‘하얼빈 빙설축제’로 유명한 도시지만, 한국인에게는 안 의사가 일제 침략의 원흉인 이토 히로부미를 처단한 장소로 더 친숙하다.

이번 기념관 개관은 안 의사의 의거 장소에 표지석을 세워 달라는 우리 정부의 요청에 중국 정부가 기념관 개관이라는 ‘통 큰 선물’로 화답한 것이지만 하얼빈시 당국도 그동안 안 의사의 유적과 유물 관리에 상당한 공을 들여왔다.

안 의사가 거사를 치르기 사흘 전 들렀던 자오린(兆麟)공원(옛 하얼빈공원)에는 2006년에 세워진 안 의사의 유묵비(遺墨碑)가 있다.
안 의사가 의거를 기념해 1.26m 높이로 만들어진 유묵비의 앞면에는 ‘청초당(靑草塘)’이, 뒷면에는 ‘연지(硯池)’라는 글자가 각각 새겨져 있다.

하얼빈시 조선민족예술관에도 별도의 ‘안중근 전시실’이 마련돼 안 의사의 흔적이 담긴 각종 자료를 확인할 수 있다.

 

▲ ‘안중근 의사 기념관’ 내부. 하얼빈시와 하얼빈시 철도국은 19일 개관식을 갖고 기념관을 일반에 공개했다.

 

전시실에는 1920년 안 의사 유족이 상하이(上海)에서 촬영한 사진 등 관련 사진 90여점과 안 의사의 유묵 8점, 쑨원(孫文) 등 중국 주요인사들의 안 의사 추모글 12점 등 110여점의 사진과 문헌자료 등이 전시돼 있다.

중국이 이처럼 다른 나라의 영웅인 안 의사에 대해 특별한 의미를 부여하는 것은 과거 중국의 지도자들이 극찬할 만큼 중국인의 가슴속에도 안 의사가 영웅으로 자리 잡고 있기 때문이다.

‘영원한 총리’로 존경받는 저우언라이(周恩來) 총리는 40여년 전 안 의사의 거사에 대해 “중국 인민의 항일투쟁은 안중근 의사의 이토 히로부미 격살로부터 시작됐다”며 역사적 의미를 높이 평가한 것은 중국인들 사이에서도 널리 알려져 있다.

중국 정부가 개관식을 가진 하얼빈역 ‘안중근 의사 기념관’은 안 의사가 이토 히로부미(伊藤博文)를 1909년 저격한 역사 내 플랫폼 바로 옆에 있는 귀빈용 대합실 일부를 개조해 만들어졌다.

기념관 입구는 하얼빈역의 옛 입구 모습을 축소한 모습으로 꾸며졌다.

 

▲ 안중근 의사가 이토 히로부미를 저격한 중국 하얼빈역에서 안 의사의 의거를 기리는 기념관 개관식 모습.

 

특히 입구 외부 벽면에는 안 의사가 이토를 저격한 시간에 맞춘 ‘오전 9시30분’에 고정된 대형 벽시계가 걸렸다. 안 의사의 저격을 영원토록 기억하자는 의미로 보인다.

하얼빈역 안중근 의사 기념관 규모는 200여㎡에 달한다. 기념관 안에 들어서면 안 의사의 생애와 사상을 다양한 각도로 조명한 각종 사진과 사료가 전시돼 있다. 중국어는 물론 한국어로 주요 전시물의 설명이 병행됐다.

 

▲ ‘안중근 의사 기념관’ 내부에 설치된 안 의사의 흉상. 하얼빈시와 하얼빈시 철도국은 19일 기념관 개관식을 갖고 안 의사 흉상 등을 전격 공개했다.

 

또 기념관 안에서 관람객들이 통유리창 너머로 안 의사가 이토 히로부미를 저격한 장소를 잘 볼 수 있도록 했다.
중국은 이번에 안 의사 기념관을 새로 설치하면서 저격 현장 위에 ‘안 의사 이토 히로부미 격살 사건 발생지·1909년 10월26일’라는 설명 문구를 내걸었다.

이날 문을 연 안 의사 기념관은 매일 오전 9시부터 오후 4시까지 일반에 무료로 개방되며 매주 월요일은 휴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