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경찰 온라인 중국꽃뱀…군인 등 800명 농락
부산경찰 온라인 중국꽃뱀…군인 등 800명 농락
  • 부산/김삼태 기자
  • 승인 2013.12.19 16: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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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상채팅 중 '몸캠 피싱'…중국연계 국내조폭 무더기 검거

화상채팅 중 음란행위를 한 남성들을 녹화해 돈을 뜯어내는 일명 '몸캠 피싱'을 한 국내 조직폭력배들이 무더기로 경찰에 붙잡혔다.

이들은 중국 범죄조직과 공모해 대포 통장의 계좌 정지가 어려운 새벽 시간대에 돈을 인출해 온 것으로 드러 났다.

몸캠 피싱 피해자들은 군인, 대학생, 경제인, 종교인 등 사회 각계각층에 걸쳐 수백 명에 달했다. 이들 중에는 피해 사실이 드러나 이혼까지 당한 남성도 있었다.

부산 사상경찰서는 19일 중국 범죄조직과 공모, 화상 채팅 중 촬영한 알몸 동영상 등으로 남성들을 협박해 돈을 갈취한 혐의(공동 공갈·사기 등)로 백 모(25) 씨와 조 모(25) 씨 등 11명을 구속하고, 5명을 불구속 입건했다.

중국 조직의 유 모(34·중국인) 씨는 체포 영장을 발부해 인터폴을 통해 수배했다.

백 씨 등은 조선족으로 결성된 중국 범죄조직과 함께 4월부터 9개월 동안 몸캠 피싱과 보이스 피싱 피해자 8천여 명을 상대로 50억 원 상당을 뜯어낸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은 피해자 중 800명이 몸캠 피싱으로 약 10억 원가량 피해를 봤다고 밝혔다.

검거된 16명은 충청도에 기반을 둔 '연무사거리파'의 추종세력으로 백 씨 등 12명은 대전 지역, 조 씨 등 4명은 안산 지역을 중심으로 활동해 왔다. 이들은 지난 3월께 의류 사업을 하기 위해 중국에 갔다가 피싱 범죄 조직과 연결됐다.

중국 조직은 채팅과 협박, 국내 조직은 대포 통장 매입과 현금 인출로 역할을 나눠 범행을 저질렀다.

중국 조직은 '카카오톡'을 통해 무작위로 '1 대 1 채팅'을 신청했고, 채팅을 수락한 남성들은 중국 조직이 고용한 미모의 조선족 여성 등과 문자를 주고받았다.

일명 '온라인 꽃뱀'들은 스마트폰과 컴퓨터 등으로 화상채팅을 하자고 유혹해 남성들이 옷을 벗고 음란한 행동을 하게끔 유도한 뒤 동영상을 녹화했다.

채팅 과정에서 중국 조직은 피해자의 전화번호, 인터넷 블로그, 회사 등의 신상정보를 해킹했다. 이후 피해자에게 동영상과 신상정보를 보여주며 가족과 지인들에게 알리겠다고 협박했다.

이들은 돈을 보내지 않는 남성들의 회사 사무실 등에 동영상 캡처 사진을 보내 망신을 줬으며, 계속 말을 듣지 않으면 모든 기록을 유포하겠다며 협박했다.

피해자들은 이들에게 50만 원에서 최대 3천여만 원까지 입금했고, 중국 조직은 백 씨 등 국내 조직폭력배에게 실시간으로 입금 정보를 전해 송금받는 즉시 돈을 인출했다.

경찰은 이들이 하루 평균 3천만~5천만 원을 인출했다고 밝혔다. 이 수입 중 90%는 중국 조직에 넘기고, 나머지는 백 씨 등 국내 조직에게 돌아갔다. 돈을 받은 중국 조직은 원본을 파괴하는 동영상을 피해자에게 보내는 것으로 거래를 마무리했다.

이들은 '몸캠 피싱' 이외에도 '조건만남'을 할 것처럼 남성들을 속여 돈을 뜯어내기도 했다. 허위 성매매 사이트를 개설해 '조건만남' 계약금 등의 명목으로 1인당 수십만 원을 가로챘다.

부산사상경찰서 형사 1팀 박정배 팀장은 "그동안 몸캠 피싱으로 피해자가 입금한 돈이 중국에서 인출되는 것으로 알려져 단속이 어려웠지만, 8개월 동안 기획 수사 끝에 국내 조직폭력배와 연계된 것을 밝혀내 2개 조직을 일망타진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