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영화] 뒤늦게 눈뜬 민주화의 꿈 <변호인>
[새영화] 뒤늦게 눈뜬 민주화의 꿈 <변호인>
  • 고아라 기자
  • 승인 2013.12.01 17: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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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지법 판사를 그만두고 부산으로 내려와 변호사를 개업한 송우석(송강호). 부동산 등기와 세금 전문변호사로 명성을 날리며 큰돈을 만진다.

대기업의 스카우트 제의까지 받으며 승승장구하던 송 변호사에게 어느 날 몰골이 추레해진 단골 국밥집 주인 순애(김영애)가 찾아와 아들 진우(임시완)의 변호를 맡아달라고 부탁한다.

정 때문에 교도소를 찾아간 송 변호사는 혹독한 고문에 이성마저 잃은 진우의 상태를 보고 분개한다.

진우가 읽었다는 이적물 E·H 카의 ‘역사란 무엇인가’를 밤새워 읽은 송 변호사는 인권변호사인 선배를 찾아가 진우가 연루된 국가보안법 위반 사건의 변호를 맡겠다고 자청한다.

‘변호인’은 1981년 군사정권이 통치기반을 확고히 하고자 조작한 용공사건인 ‘부림사건’이 소재다. 고졸 출신 판사에서 부림사건을 계기로 인권변호사로 탈바꿈한 변호사의 이야기를 다뤘다는 점에서 고 노무현 전 대통령의 젊은 시절을 떠올리게 한다.

영화는 시대에 대한 자각이 전혀 없이 돈만 밝히던 변호사가 학습과 변호를 통해 세상을 알게 된다는 내용을 성장영화의 공식에 맞춰 포장했다.

학생운동을 “공부하기 싫어서 데모하는 거지”라고 깎아내렸던 송 변호사는 고문받은 진우를 보고 “이런 게 어디 있어요?”라고 분개하며, 시국사건 변호를 맡으면서는 “내 자식들은 이런 세상에 살게 하지 않으려고 한다”고 까지 말할 정도로 성장한다.

12월19일 개봉. 15세 이상 관람가. 상영시간 127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