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상대학교 한귀은 교수, ≪가장 좋은 사랑은 아직 오지 않았다≫ 펴내
경상대학교 한귀은 교수, ≪가장 좋은 사랑은 아직 오지 않았다≫ 펴내
  • 진주/김종윤 기자
  • 승인 2013.09.25 17: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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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백 년간 읽힌 인문고전에서 진정한 사랑 끌어낸 20가지 사랑의 기술

▲ 한귀은 교수는 고전 속에서 진정한 사랑을 찾아보며 자기 삶과 사랑에 접붙이기하기를 바랬다.
국립경상대학교(GNUㆍ총장 권순기) 사범대학 국어교육과 한귀은 교수가 ≪가장 좋은 사랑은 아직 오지 않았다≫(한빛비즈, 412쪽, 1만 5000원)를 펴냈다.

한귀은 교수는 최근 몇 년 사이에 ≪이토록 영화 같은 당신≫, ≪이별 리뷰≫, ≪모든 순간의 인문학≫ 등을 펴내어 책읽기, 영화보기, 음악듣기 등을 통하여 사랑과 이별이라는 인류 공통의 주제를 잔잔하면서도 진지하게, 때로는 날카롭게 풀어내 왔다.

이번에 펴낸 ≪가장 좋은 사랑은 아직 오지 않았다≫는 ‘인문고전에서 배우는 사랑의 기술’이라는 부제에서 알 수 있듯이 인문고전에서 우리가 배워야 할 사랑의 기술을 이야기해 주고 있다.

한 교수는 첫사랑, 첫인상, 이야기, 구애, 밀당, 착한 여자, 언어, 아토포스, 전희, 에로티시즘, 불안, 섹스리스, 희망, 추억, 나이, 죽음, 복수, 고독, 중독, 질투 등 20가지 키워드를 인문고전에서 끌어내 사랑의 기술을 이야기해 준다.

한 교수의 20가지 키워드를 이야기하기 위해 들고 온 인문고전 20권은 다음과 같다.

투르게네프의 ≪첫사랑≫, 제인 오스틴의 ≪오만과 편견≫, 마누엘 푸의 ≪거미여인의 키스≫, 괴테의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 스탕달의 ≪적과 흑≫, 미겔 데 우나무노의 ≪안개≫, 샬럿 브론테의 ≪제인 에어≫, 에밀리 브론테의 ≪폭풍의 언덕≫, 존 파울즈의 ≪프랑스 중위의 여자≫, 밀란 쿤데라의 ≪참을 수 없는 존재의 가벼움≫, 무라카미 하루키의 ≪상실의 시대≫, 루이제 린저의 ≪생의 한가운데≫, 스콧 피츠제럴드의 ≪위대한 캐츠비≫, 이디스 워튼의 ≪순수의 시대≫, 프랑수아즈 사강의 ≪슬픔이여 안녕≫, 가브리엘 가르시아 마르케스의 ≪콜레라 시대의 사랑≫, 톨스토이의 ≪안나 카레니나≫, 페터 한트케의 ≪왼손잡이 여인≫, 귀스타브 플로베르의 ≪마담 보바리≫, 도스토예프스키의 ≪까라마조프가의 형제들≫이다.

누구나 한번쯤 읽어봤거나 영화로 만났거나, 최소한 다이제스트로 접해본 불후의 명작들이다. 이들 고전 속에는 현대를 살아가는 우리가 당면하는 여러 가지 사랑의 숙제의 경험이 들어 있다. 그 경험이 정답이 될지, 오답이 될지는 아무도 알 수 없다.

가령 ≪오만과 편견≫에서 남녀 주인공 엘리자베스와 다아시는 서로에게 안 좋은 첫인상을 가지고 있었다. 하지만 둘은 끊임없이 대화하고 어른들의 유머를 나누면서 서로를 재해석한다. 그렇게 첫인상이 반전되는 순간, 하릴없이 사랑이 시작된다.

≪거미여인의 키스≫에서 두 주인공은 ‘감금’된 상태에서 ‘이야기’를 나누고 ‘간호’를 해주며 사랑이 싹튼다. ≪적과 흑≫에서는 밀고 당기기, 즉 밀당의 전략을 구사함으로써 얻어지는 사랑의 긴장감과 폐해를 통해 밀당의 딜레마를 배울 수 있다.

≪안개≫에서는 착한 여자와 쉬운 여자가 어떻게 다른지, ≪제인 에어≫에서는 합류적 사랑을 통해 어떻게 결혼하고도 독립적으로 살 수 있는지 가르쳐준다. ≪참을 수 없는 존재의 가벼움≫에서는 자신의 몸을 직시하지 못하는 이들에게, ≪상실의 시대≫에서는 첫 경험의 시기를 두고 고민하는 이들에게 답을 제시한다.

한교수의 이야기를 따라가다 보면, 인문고전 텍스트를 다시 찾아 읽어보고 싶어진다. ≪이토록 영화 같은 당신≫을 읽을 때 그 영화를 다시 보고 싶어지던 것과 같다. 내가 미처 알아보지 못한 인문고전 속 주인공의 대화나 감정의 흐름을 다시 발견하는 기쁨은 부지런한 독자의 몫이다. 한귀은 교수는 인문고전을 통해 사랑을 기술을 이야기해 주면서도 ‘인문고전 다시 읽기, 인문고전 새롭게 해석하기’의 중요성을 일깨워 준다.

이 책이 당신의 사랑이 왜 실패하는지를 가르쳐 주는 것이 아니라 당신이 진정 원하는 사랑이 어떤 것인지 보여주게 되기를” 바란다는 한귀은 교수는 “이 책을 통해 인류의 고전을 읽고 그 속에서 진정한 사랑의 면면들을 함께 찾아보며 자기 삶과 사랑에 접붙이기할 수 있기를 바란다”고 말한다.

대학에서 학생들을 가르치면서 그들이 사랑에 관해 잘못된 진단과 무조건적인 처방을 한다는 것을 발견했다는 한귀은 교수는 “자신이 어떤 사랑을 원하는지도 모르고 대중매체에서 학습한 사랑을 반복하고 있는 젊은이들이 고전을 통해 진짜 사랑의 기술을 배웠으면 한다”고 강조한다.

한 교수는 KBS 진주 라디오에서 영화 이야기와 책 테라피를 진행했으며, 신문과 잡지에 감성인문학에 관한 글을 꾸준히 연재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