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태 발언' 홍익표, 원내대변인 사퇴
'귀태 발언' 홍익표, 원내대변인 사퇴
  • 장덕중 기자
  • 승인 2013.07.13 01: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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與 "진정성 있는 사과 이뤄져야"… 국회 정상화 어려울 듯
▲ 12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정론관에서 박근혜 대통령을 '귀태의 후손'으로 비유한 홍익표 민주당 원내대변인이 발언에 책임을 지고 원내대변인 사퇴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이른바 '귀태(鬼胎)' 논평으로 여당의 공세에 직면했던 민주당 홍익표 의원이 12일 원내대변인직을 사퇴했다. 홍 의원의 사퇴는 새누리당의 국회 일정 중단 공세에 대응하기 위한 고육지책으로 풀이된다.

홍 의원은 이날 오후 7시37분께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브리핑 과정에서 있었던 일부 부적절한 발언에 사과 말씀을 드린다. 책임감을 느끼고 원내대변인직을 사임하겠다"고 말했다.

기자회견 후 홍 의원은 국회를 떠나며 취재진에게 "(귀태 논평으로 인해)여러가지 면에서 국회가 잘 운영되지 않아 죄송스럽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회견에 앞서 홍 의원은 자신의 발언이 새누리당에 의해 국회 파행의 빌미로 활용된 점에 책임을 느낀다는 점을 밝히고 이날 오전부터 당 지도부에 수차례 사의를 표명한 것으로 전해졌다.

당초 김한길 대표를 비롯한 당 지도부는 새누리당의 발언 내용 비판과 사퇴 요구에 과한 부분이 있다고 판단해 홍 의원의 사퇴를 승인하지 않았다.

그러나 새누리당이 홍 의원의 발언을 이유로 2007년 남북정상회담 회의록 열람과 공공의료 국정조사 등 모든 국회 일정을 중단하는 상황에 이르자 당 지도부는 논의를 거쳐 홍 의원의 원내대변인직 사퇴를 승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국정원 국정조사 특위가 정상궤도로 복귀하기 위해선 국회 파행사태를 연장해선 안 된다는 절박함이 당 지도부로 하여금 홍 의원의 사표를 수리하게 한 것으로 보인다.

다만 주말과 휴일을 지나도 홍 의원 귀태 발언의 파장이 사그라지지 않을 경우 김한길 대표는 오전 최고위원회 공개발언을 통해 재차 사과하는 방안도 내부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로써 공은 새누리당으로 넘어가게 됐다. 예상보다 일찍 민주당이 홍 의원의 사퇴를 결정함으로써 새누리당으로선 국회 복귀 여부를 고민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홍 의원의 사퇴 기자회견을 본 새누리당 윤상현 원내수석부대표는 "진정성 있는 사과, 국민의 눈높이에 맞는 사과가 이뤄져야 한다는 게 당의 입장이다. 내일 긴급 지도부 회의를 열어 진정성 여부 등을 의원들과 얘기해보겠다"며 신중한 반응을 보였다.

다만 새누리당 내 일부 의원들은 김한길 대표의 육성 사과가 필요하다는 의견을 내놓고 있어 주말과 휴일 사이에 국회가 정상화될 것이라고 예단하긴 어려운 상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