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J그룹 비자금 ‘선대 차명재산’ 수사
CJ그룹 비자금 ‘선대 차명재산’ 수사
  • 전민준 기자
  • 승인 2013.05.28 17: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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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 상속재산 등 비자금 오간 흐름 확인

서울중앙지검 특수2부(부장검사 윤대진)는 CJ그룹이 상속재산이나 비상장법인 등을 통해 국내외 비자금을 운용·관리했을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자금의 출처를 분석중인 것으로 28일 알려졌다.
검찰은 CJ 그룹이 국내 비상장 법인을 통해 비자금의 일부를 축적하거나 관리했을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고 자금의 흐름을 살펴볼 방침이다.
CJ그룹은 총 82개 계열사를 두고 있지만 지난 3월말 기준 상장비율이 10.97%로 일반 대기업(상호출자제한기업집단)에 비해선 기업공개(IPO)가 저조한 편이다.
실제로 지주회사인 CJ㈜를 비롯해 CJ제일제당, CJ CGV, CJ대한통운, CJ오쇼핑, CJ헬로비전 등 9개 회사만 증시에 상장됐을 뿐, CJ건설, CJ창업투자, CJ푸드빌, CJ올리브영·재산커뮤니테이션즈 등 계열사 73곳은 비상장회사다.
검찰은 그룹 내에 비상장회사가 많을수록 재무구조가 불투명하거나 기업운영 투명성이 떨어지는 부작용을 고려해 불법 자금 조성이나 일감 몰아주기 등을 통해 비자금을 조성했을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아울러 이재현 CJ그룹 회장을 비롯한 오너 일가의 상속재산 현황도 면밀하게 살펴보고 있다.
선대(先代)에서 물려받은 차명 재산이 국내외 비자금으로 활용됐을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고 오너 일가와 주요 전·현직 임직원, 법인 등에 대한 광범위한 계좌추적을 통해 자금흐름을 쫓고 있다.
이미 이 회장은 2006년께 어머니 손복남 CJ그룹 고문으로부터 상속받은 무기명 채권 500억원을 두 자녀에게 각각 250억원씩 증여한 사실이 드러난 바 있다.
일각에서는 이 회장이 8개의 홍콩 법인을 운용·관리한 신모 CJ글로벌홀딩스(홍콩법인) 대표를 통해 중국과 홍콩 등 해외법인의 전환사채(CB)·신주인수권부사채(BW)를 헐값에 매입해 자녀들에게 편법으로 재산을 물려줬을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