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병세 외교, 신사참배 항의…한·일 외교장관 회담 취소
윤병세 외교, 신사참배 항의…한·일 외교장관 회담 취소
  • 윤다혜 기자
  • 승인 2013.04.22 11: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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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소 다로(麻生太郞) 부총리 등 일본 주요 각료들의 신사 참배 여파로 한일 관계가 다시 냉각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이번 참배는 정부가 일본 정부측에 사전에 자제해줄 것을 수차례 요청했음에도 빚어졌다는 점에서 그 파장이 쉽게 가라앉지는 않을 것으로 예측된다.

22일 외교부에 따르면, 윤병세 외교부 장관은 이번 주 일본을 방문해 우리 정부의 외교정책을 설명하고, 대북 문제 등 양국의 주요 관심사를 논의하려던 계획을 취소했다.

윤 장관은 오는 24일 중국을 방문해 왕이 외교부장과 만나고, 이어 26~27일 일본 기시다 후미오(岸田文雄) 외무상과도 만날 예정이었다. 윤 장관이 일본 방문 일정을 전격 취소한 것은 일본 주요 각료들의 최근 야스쿠니 신사 참배탓이라 할 수 있다.

아소 다로 부총리 등 각료 3명은 21~23일 춘계 예대제(例大祭)를 맞아 태평양 전쟁의 A급 전범들이 합사된 신사를 잇달아 방문하며 아시아 국가들의 공분을 샀다. 이번 신사 참배는 북한의 안보 위협으로 최근 고조되던 한·일 양국의 대북 공조 기류에도 찬물을 끼얹을 것으로 예상된다.

앞서 벳쇼 고로 주한 일본 대사는 지난 17일 관훈클럽 토론회에서 ‘한·일군사정보 보호협정’ 재추진 가능성을 타진했으나, 이런 분위기에도 냉각 기류가 한동안 흐를 것으로 관측된다.

북한의 도발 위협으로 한·미·일 3국이 어느 때보다 삼각동맹을 조이고 닦을 필요성은 높아지고 있으며, 벳쇼 대사가 '구원(舊怨)'을 내려놓고 협정 문제를 재논의하자고 제안한 것도 이러한 맥락으로 풀이된다.

하지만 일본이 신사참배를 강행하면서, 지난해 이명박 전 대통령의 독도 방문 이후 고조된 양국간의 반목이 재연될 가능성도 있는 것으로 관측된다.

우리 측은 그동안 윤 장관의 방일을 앞두고 일본 내각 인사들이 전범들이 합사된 야스쿠니 신사를 참배해서는 안된다는 입장을 수차례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