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녀새’이신바예바 천하 저물다
‘미녀새’이신바예바 천하 저물다
  • 이은지 기자
  • 승인 2012.08.07 15: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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女장대높이 3연패 좌절…춘추전국시대 도래?
육상 여자 장대높이뛰기의 최강자로 군림해온 ‘미녀새’ 옐레나 이신바예바(30·러시아)의 시대가 저물었다.

이신바예바는 7일(한국시간) 올림픽파크 내 올림픽스타디움에서 열린 2012런던올림픽 육상 여자장대높이뛰기 결승에서 4m70을 기록, 3위에 올라 동메달을 따는데 그쳤다.

2000년 시드니올림픽에서 올림픽 정식종목이 된 여자장대높이뛰기에서 2004년 아테네올림픽, 2008년 베이징올림픽에서 잇따라 우승하며 2연패를 달성했던 이신바예바는 동메달에 머물면서 3연패의 위업을 달성하지 못했다.

최근 ‘여제’답지 못한 모습을 보여왔던 이신바예바는 사실상 마지막 올림픽이었던 이번 올림픽에서 3연패를 꿈꿨지만 세월의 흐름을 비껴가지 못하는 모습을 보인 채 떠나게 됐다.

이번 올림픽 결과는 ‘이신바예바 천하’였던 여자장대높이뛰기의 판도가 변화됐다는 것을 입증하는 것이나 다름없다.

2000년대 초반부터 여자장대높이뛰기는 이신바예바가 지배했다.

2003년 처음 세계기록을 갈아치운 이신바예바는 이 종목에서 무려 28차례(실외 15개·실내 13개) 세계신기록을 작성하며 명불허전의 최강자로 군림했었다.

2013년 모스크바세계선수권대회를 마치고 은퇴하겠다고 밝혔던 이신바예바는 자신의 마지막 올림픽 무대인 이번 올림픽에서 3연패를 노렸다.

하지만 동메달에 그치면서 꿈을 이루지 못했다.

이신바예바는 두 차례나 모험을 시도하며 금메달 의욕을 드러냈다.

4m55를 1차시기에서 성공하지 못하자 바로 4m65로 높이를 올렸고, 4m75를 두 차례나 실패한 뒤에도 4m80에 도전했다.

모험도 통하지 않았다.

이신바예바는 4m75를 기록한 제니퍼 슈어(30·미국)와 야리슬레이 실바(25·쿠바)에 금, 은 메달을 내줬다.

이신바예바 천하가 끝난 여자장대높이뛰기는 한동안 ‘춘추전국시대’의 양상을 보일 전망이다.

명확한 최강자가 눈에 띄지 않는 가운데 슈어와 무레르, ‘신성’으로 떠오르고 있는 질케 스피겔부르크(26·독일), 이번에 은메달을 딴 실바 등이 장대높이뛰기 ‘여제’의 자리를 놓고 뜨거운 경쟁을 벌일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