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리 못 잡은 ‘동대문 한방쇼핑몰’
자리 못 잡은 ‘동대문 한방쇼핑몰’
  • 신아일보
  • 승인 2007.08.23 16: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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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슷한 업종 점포들 인해 되레 경쟁만 치열해져
운영 어려움 겪으며 일부 업체들 심각한 경영난

지난해 한방클리닉ㆍ한약재 등 ‘한방’을 주제로 한 테마 쇼핑몰이 잇달아 들어섰던 동대문 한방쇼핑몰이 경영 악화로 공실률이 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제기동 약령시와 경동시장 일대가 ‘한방약령집적타운’으로의 변모를 꾀했으나 별 효과를 거두지 못한 것이다.
2006년 말까지 완공된 한방쇼핑몰은 동대문구 제기동의 한솔 동의보감, 롯데 불로장생, 동대문구 용두동의 삼환 동의보감타워, 포스코 한방천하 등 모두 4곳으로 약재와 건강보조식품 등을 테마로 하고 있다.
이들 상가는 재래시장 점포들을 첨단장비ㆍ시설을 갖춘 쇼핑몰로 흡수해 재래시장을 대체하기 위한 목적으로 세워졌다.
한방 관련 상점이 집중되어 있는데다 깔끔한 매장으로 재래시장보다 편하게 쇼핑할 수 있어 소비자들의 선호가 높을 것이라는 장점을 강조해 투자자들의 관심을 모았었다.
그러나 처음 시작했을 때는 큰 기대를 모았던 한방 테마 쇼핑몰들이 최근 운영에 어려움을 겪으며 일부 업체는 심각한 경영난에 빠져있다.
특히 삼환 동의보감은 지난 6월 말 입점해 있던 상인들이 모두 가게를 비우고 장사를 중단했다. 장사가 너무 안 돼 도저히 가게를 유지할 수 없기 때문이다.
삼환 동의보감타워에는 한방박물관이 들어서있다. 700평 규모의 전시실에 한의학 유물ㆍ서적ㆍ약재 등을 전시하는 등 특성을 살리기 위해 노력했음에도 운영에는 어려움이 따랐다.
나머지 3곳의 한방쇼핑몰도 운영의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다. 주변 중개업소 관계자는 “용두동 포스코 한방천하는 분양이 많이 이뤄지지 않아 공실이 상당한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분양당시 보증금 3000만원에 월세 80만원이던 점포가 현재는 보증금 1000만원에 월세 25만원 수준까지 떨어진 상태다.
한방쇼핑몰들이 운영에 어려움을 겪는 주된 이유는 공급과잉 때문이다. 약재시장 인근에 대형 쇼핑몰이 4곳이나 들어서 있다. 개발당시부터 부동산 전문가들은 일시에 관련 상가가 몰리면 투자 수익성이 악화될 것이라고 경고한 바 있다.
또, 비슷한 업종의 점포들이 시너지 효과를 발휘하지 못하고 되레 업종간 경쟁만 치열해진 것도 문제로 지적받고 있다.
상가뉴스레이다(www.sang-ganews.com) 정미현 선임연구원은 “동대문 한방타운은 건강을 테마로 한 상품 차별화와 경동시장의 특색을 살린 테마 상가로서 사업성에 있어서는 분명 특화될 만한 조건을 갖춘 ‘몸에 좋은 약’이었다. 그러나 ‘몸에 좋은 약도 과하면 독’이 되는 것처럼 대규모 쇼핑몰이 4개나 들어서 나눠 먹기식 장사가 되다보니 현재는 심각한 경영난에 빠져있는 상태”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