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난하고 지위가 낮으면 벗이 적다
가난하고 지위가 낮으면 벗이 적다
  • 황미숙
  • 승인 2012.05.07 14: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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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 전국시대 말기 4군자 - 제(齊)나라의 맹상군(孟嘗君) 전문(田文)
전국시대 말기에는 제(齊)의 맹상군 전문(田文, ?∼BC 279), 위(魏)의 신릉군(信陵君) 위무기(魏無忌, ?∼BC 244), 조(趙)의 평원군(平原君) 조승(趙勝, ?∼BC 250), 초(楚)의 춘신군(春申君) 황헐(?歇, ?∼BC 238)등이 있어 유능한 선비들을 빈객으로 맞이하려 서로 힘을 기울이고, 그들의 힘으로 국력을 신장시키고 또한 권력을 유지하려 했다.

맹상군 전문(田文)은 설(薛)읍에서 빈객을 널리 모았는데, 다른 나라에서 온 사람이든, 도망친 난민이든 모두 후하게 대접하고 돈과 자금을 대주면서 정착하여 살도록 도와주었다.

그리하여 천하의 유능한 자들이 물밀듯이 밀려들었는데, 맹상군 스스로 자기 문하에 식객이 3천 명이라고 할 정도였다.

그의 문하에 모인 자들은 여러 부류였는데, 사회의 여러 계층을 망라한 어중이떠중이들도 적지 않았다.

그러나 맹상군은 그들을 평등하고 진솔하게 대하였으며 문객들도 그에게 모두 충성했다.

맹상군은 제나라의 재상으로 1만호의 설읍을 봉지로 받았으나 3,000명의 빈객을 대접하기에 부족하자 설읍의 사람들에게 돈놀이를 했다.

그러나 일 년이 지나도 수입이 없고, 돈을 빌려간 자 대부분이 이자조차 내지 못하고 있었다.

맹상군은 머지않아 빈객을 대접할 돈이 떨어질 형편에 이르렀다.

이에 빈객중의 풍환(馮驩)에게 돈을 거둬들이도록 하였다.

설읍으로 간 풍환은 부유한 자들에게는 이자를 갚을 날을 정하고, 가난해서 이자를 낼 수 없는 자에게는 차용증서를 불태워 버렸다.

그로부터 1년이 지난 뒤, 맹상군이 제나라 민왕의 노여움을 사게 되어 재상 자리에서 물러나 설읍으로 내려가게 되었는데 설읍의 사람들은 백리 앞까지 마중을 나와 맹상군을 따뜻이 맞이했다.

이때에 풍환은 이웃나라인 진나라로 가서 맹상군의 우월함을 이야기하면서 진나라에서 맹상군을 재상으로 책봉하면 제나라를 잘 알기에 진나라를 강하게 할 수 있다고 진언하였다.

그러나 정작 맹상군에게는 진나라에서 재상으로 초정하면 두 번 거절 할 것을 제안한다.

그리고는 제나라 민왕을 만나서는 맹상군이 진나라의 재상으로 초청해 간다는 것을 알려 주었다.

그러자 제나라 민왕은 맹상군이 진나라로 가는 것을 막기 위해 재상의 자리를 다시 주었다.

결국 제나라의 재상자리에서 다시 오르자 맹상군이 지난날 식객들이 모두 떠난 것을 노여워하는 마음을 풍환을 다음의 말로 위로를 한다.

“살아 있는 것은 반드시 죽게 되는 것은 만물의 필연적인 결과입니다.

부유하고 귀하면 사람들이 많이 모여들고, 가난하고 지위가 낮으면 벗이 적어지는 것은 일의 당연한 이치입니다.

아침 일찍 시장에 가는 이들은 앞을 다투어 시장으로 달려가지만 날이 저물어 시장을 지나는 사람은 시장을 돌아보지 않습니다.

이것은 날이 저물면 사고자 하는 물건이 시장 안에 없기 때문입니다.

당신이 지위를 잃자 빈객이 모두 떠나 가버렸다고 해서 선비들을 원망할 이유가 없는 것입니다.

” 《사기》에서 사마천은 맹상군이 천하의 협객과 간사한 자들을 불러들여 설읍으로 들어온 자들로 풍속이 난폭하고 사나운 젊은이가 많았다고 하였다.

그러므로 맹상군은 빈객을 좋아하여 스스로 즐기고, 명성과 이익을 ◎⃝았을 뿐이라며 인물 됨됨이는 볼 것이 없다고 하였다.

그러나 맹상군이 풍환을 비롯하여 개 짖는 소리와 닭 우는 소리를 흉내 내던 무리를 빈객으로 대우할 때, 그들이 맹상군을 위기에서 구할 것이라고 아무도 예상할 수 없었을 것이다.

공자는《논어》학이편 첫 구절에서 ‘人不知而不? 不亦君子乎(인불지이불온 불역군자호) 남이 알아주지 아니해도 화내지 않으면 또한 군자가 아니겠는가.’ 즉, 남이 자기를 알아주지 않는 것을 근심치 말고, 내가 남을 알지 못하는 것을 근심해야 한다고 하였다.

그러나 나를 알아주는 이들에게 너그러워지는 간사한 마음을 어찌 해야 하는가. 코 밑에서 봄바람처럼 살랑거려 주는 말에 넘어가는 이 간사한 자신을 어찌 해야 하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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