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드 수수료 협상, 소비자만 피해
카드 수수료 협상, 소비자만 피해
  • 전민준기자
  • 승인 2012.03.28 17: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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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인트 적립.할인 혜택 등 줄어
지난해 2조원 가량의 순수익을 올린 신용카드사들이 수수료율 인하를 핑계로 부가서비스를 줄이고 있다.


결국 중소상인과 카드업체 간의 수수료율 분쟁으로 인한 피해가 카드를 사용하는 소비자들에게 돌아오고 있는 것이다.

27일 여신금융업계에 따르면 신한카드, KB국민카드, 삼성카드, 현대카드 등 카드사들은 지난해부터 포인트 적립, 할인 혜택 등을 50% 이상 축소했다.

영화관에서 2000원을 할인해주던 혜택을 1500원으로 줄이고, 놀이공원 무료입장 등의 혜택을 중단한 조치 등이 대표적 사례다.

카드업계는 이러한 조치에 대해 지속적인 수수료 인하 등으로 인한 경영악화로 부가서비스를 축소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설명한다.


한 카드업계 관계자는 "카드업계가 몇 년째 중소가맹점에 대해 수수료율을 줄여 수익이 줄어들었다"며 "그런 이유들로 인해 수익이 악화돼 부가서비스를 줄여야 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금융감독원이 지난 21일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카드사의 수수료 수익은 가맹점 수수료율이 하락했음에도 3000억원(4.1%)가까이 늘었다.


수수료를 인하했지만 여전히 카드회사는 꾸준한 수익을 올리고 있다는 말이다.

지난해 당기 순이익도 회계기준의 변동으로 인한 충당금 적립기준 강화를 제외하면 지난 5년간 평균 순이익과 크게 다르지 않다.

이런 상황임에도 카드사들은 수수료율을 낮추면 당연히 부가서비스는 줄어들어야 한다는 논리를 펴고 있다.


중소상인들도 소비자들을 고려하지 않기는 마찬가지다.


그들이 카드사에 요청하는 주요 내용 중 하나는 '과도한 마케팅 비용을 줄여 수수료율을 인하해라'다.

하지만 업계에 따르면 카드사의 마케팅 비용 중 80%는 부가서비스 비용이다.

결과적으로는 소비자에 대한 부가서비스를 줄이라는 말이다.


이래나 저래나 이러한 카드사와 중소상인 간의 '수수료율 줄다리기'에 손해를 보는 건 이를 지켜보는 소비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