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냥두면 합병증을 부른다
그냥두면 합병증을 부른다
  • 서효석
  • 승인 2011.10.13 14: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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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효석의 편강보감-기관지 확장증 - ❷
기관지가 확장되면 가래 배출하는 능력 감소돼
회백 황색 고름 같은 가래면 세균에 감염된 것


우리네 인생의 어려움은 아는 것과 행하는 것의 차이에 있다.

‘반소사음수(飯疏食飮水)로 곡굉이침지(曲肱而枕之)라도 낙역재기중의(樂亦在其中矣)니, 불의이부차귀(不義而富且貴)는 어아여부운(於我如浮雲)이니라.’ 거친 밥을 먹고 물마시고 팔베개를 하고 누워 있어도 즐거움이 그 속에 있으니 불의로 이룬 부귀는 나에게 뜬 구름과 같다.

논어 술이편(述而篇)에 나오는 유명한 구절인데 저마다 소박한 인생의 즐거움을 이야기할 때 많이 인용하는 구절이다.

그런데 많이 배워서 이런 경지를 잘 아는 사람들이 막상 높은 자리에 나아가면 아는 것은 머릿속에만 있고 행동은 전혀 다른 데로 나아가니 바로 그것이 인생의 문제다.

청와대 수석이니, 금감원 위원이니, 무슨 회사 회장이니, 교육감이니 이런 정도가 되면 보통 사람들은 엄두도 못 낼 광영과 지위에 오른 것인데, 이런 사람들이 거친 밥 먹고 물마시고 만족하기는 커녕 더 많은 산해진미를 바라다가 결국에는 욕심의 노예가 되어 쇠고랑을 차게 되는데 정말 알 수 없는 것이 인간의 욕심이다.

사람들이 병을 얻지 않으려면 헬스 클럽에 가서 열심히 달리기를 하고 근육 운동을 하는 것도 좋지만 진정으로 만족하고 행복하게 사는 것이 무엇인지를 깊이 깨달아야 한다.

잡혀가는 고위직을 보면, ‘금품을 받은 적이 있습니까?’라는 기자의 질문에 ‘떳떳합니다.

검찰에서 성실히 답하겠습니다.

’를 앵무새 같이 반복한다.

정말 아는 것이 병이다.

죄가 있는지 없는지는 답하지 않고 여하튼 성실하게 답하겠다고 말함으로서 자기는 원래 성실한 사람이라는 인상을 심어주고자 작전을 펴는 것이다.

처음부터 대인배답게 차라리 속 시원히 반성의 말이라도 하면 보는 사람도 동정이나 하련만 높은 사람들은 잡아떼기로 일관하다 나중에 밝혀지면 ‘국민께 심려를 끼쳐 죄송합니다’로 나오니 그야말로 얄미울 뿐만 아니라 ‘속까지 다 썩었나?’하는 생각이 드는 것이다.

기관지 확장증의 가장 큰 특징은 심한 고름 같은 가래가 나오는 것이다.

이 가래는 아침이 되면 더 심해진다.

그런데 기관지가 확장되면 왜 이런 가래가 나오는 것일까? 기관지가 확장되면 가래를 배출하는 능력이 감소된다.

기관지는 단순히 공기가 흐르는 파이프가 아니다.

기관지 안은 점액막으로 덮여 있고, 얇은 점액막을 기관지 안에 있는 섬모들이 계속 코 쪽으로 밀어낸다.

그러데 기관지가 손상돼 섬모 운동이 잘 안 되면 점액이 기관지에 고이게 되고, 고인 점액은 세균 감염이 잘 된다.

이렇게 해서 다시 기관지가 손상 되는 악순환이 되면서 가래나 농이 나오게 되는 것이다.

이 때 가래의 모양이나 색 등에 따라 병을 가늠해 볼 수 있다.

회백 황색 고름 같은 가래면 단순한 기관지 확장증이 아니라 세균에 감염된 것이다.

또 황색의 끈적한 가래는 기관지 폐렴을 의심해 볼 수 있고, 혈담이 나오면 폐렴이나 폐결핵일 수 있다.

병이 더 심해지면 기도 염증을 일으켜 호흡 곤란, 청색증(입술이나 피부, 점막이 푸른색을 띠는 것), 만성 폐쇄성 기도 질환 등을 일으키기도 한다.

기관지 확장증의 합병증으로는 반복 감염, 농흉(膿胸 : 가슴 안에 고름이 고이는 병), 기흉(氣胸 :늑막강 내에 공기나 가스가 차는 병), 폐농양(폐안에 고름 주머니가 생기는 병) 등이 발생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