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몸의 제1선 방어망, 편도선
우리 몸의 제1선 방어망, 편도선
  • 서효석
  • 승인 2011.06.01 14:4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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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효석의 편강보감-편도선염 ❶
편도선염, 목 부어오르고 통증 심해
심하면 침을 삼키기가 어려울 정도

‘나에게 항상 새롭고 무한한 경탄과 존경심을 일으키는 두 가지가 있으니 그것은 바로 하늘에 반짝이는 별과 내마음속의 도덕률이다’ - 이 말은 우리에게 너무나 잘 알려진 철학자 칸트의 묘비명이다.

심오해서 잘 알 수 없으면서도 우리에게 본래부터 내재해 있어서 우리 삶을 이끌어 주는 것 - 그것이 칸트에게는 ‘마음속에 이미 들어있는 도덕률’ - 즉 양심이라는 것이다.

우리가 농담처럼 쓰는 ‘양심에 털 난 사람’이라는 말은 ‘염치없는 놈’ 식으로 가볍게 쓰이기도 하지만 사실은 본래의 인간성을 잃어버린 ‘짐승 같은 놈’이라는 무거운 뜻이기도 하다.

동양에서는 맹자가 일찍이 ‘四端’을 설파했는데, 남을 불쌍하게 여기는 마음(惻隱之心), 잘못을 부끄러워하는 마음(羞惡之心), 남을 공경하는 마음(辭讓之心), 옳고 그름을 가리는 마음(是非之心) - 이 네 가지다.

칸트나, 맹자나 지적한 것은 표현은 다를 지라도 이 모든 것들은 배우고 안 배우고를 떠나서 인간이라면 누구나 마음속에 본래부터 그러한 것들이 들어 있다는 사실이다.

그런데 요즘의 세태를 보면 칸트나 맹자가 울고 갈 판이다.

이 나라 지식인의 대표격인 대학 교수가 아내를 살해한 뒤 시체를 유기했는데, 그것도 내연녀와 짜고 한 것이며 처음 경찰에 잡혔을 때 ‘나는 죽이지 않았다’고 발뺌을 했다하니 인간의 도덕률과 수오지심은 그야말로 실종 상태다.

불학무식하고 빌어먹는 거지라 할지라도 푼돈을 던져주면서 침을 뱉으면 마음속으로 부끄럽고 분함을 느끼는 것이 수오지심인데, 박사 교수는 잡히고서도 아니라고 일단 우기고 본 것이다.

‘내가 도대체 뭐하는 사람인가’를 깊이 생각하면서 살아야 한다.

필자도 한 때, 종류는 좀 다르지만 수오지심이 발동했었으니 바로 편도선염 때문이었다.

원래 어려서부터 편도선염이 있어서 심하면 침을 삼키기가 어려울 정도로 고통스러웠다.

한의사가 된 뒤에도 병원에를 다니곤 했는데 한의사로서 자신의 병 하나도 제대로 못 고치는 것이 부끄러워서 작심하고 약의 개발에 매달렸었다.

그 결과 만들어낸 처방이 바로 ‘扁强湯’인데 이 약을 편도선염 환자들에게 처방했더니 편도선염이 나을 뿐만 아니라 호흡기와 관련된 다른 질병들(대표적으로 아토피, 비염, 천식)도 나으면서 ‘선생님 편강탕을 먹으면 마음이 편안해요’라는 소리를 많이들 해서 ‘아하, 이것이 폐기능을 강화시키는 기능이 있구나’하는 것을 비로소 알게 되었다.

그 때부터 폐기능 강화 쪽으로 처방을 더욱 보강하면서 약 이름도 아예 ‘扁强湯’에서 ‘便康湯’으로 바꾸게 된 것이다.

내 이야기가 길어졌는데 이제 그만하고 본론으로 들어가 보자. 사람들은 ‘편도선이 부었다’라는 말은 자주 쓰면서도 정작 편도가 무슨 뜻인지는 잘 모르는 경우가 많다.

편도는 한자로 쓰면 ‘扁桃’인데 그 부위의 모양이 복숭아(桃)를 반으로 잘라 놓은(扁) 모양과 닮았기 때문에 붙여진 이름이다.

편도선염은 흔히 목 부분이 부어오르고 통증이 아주 심한 병으로 알려져 있다.

사실 편도선이 그렇게 부어오르면 상당히 심각한 상태라고 볼 수 있다.

편도선은 목구멍 뒤쪽에 있는 임파 조직의 덩어리로 여기에 염증이 생긴 것이 편도선염이다.

편도선은 흔히 우리 몸의 수문장으로 불리는데, 태어날 때 작았다가 점점 커지고 사춘기가 되면 다시 작아진다.

우리 몸은 항상 병원체의 공격을 받으며 살고 있는데, 제1선의 방어망이 바로 편도선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