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갓집
종갓집
  • 박 태 건 국장
  • 승인 2011.05.19 14: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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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갓집 며느리 틀이 있다"라는 속담이 있다.

이는 사람이 덕성스럽고 인복이 있어 보인다는 뜻이다.

종갓집 하면 떠오른 것이 솟을 대문과 넓은 마땅에 사랑채, 안채, 사당을 기본으로 기와집들이 옹기종기 들어 서 있고 단아하게 한복을 차려 입은 할머니와 명망 있는 가문과 유산을 떠올린다.

아니면 고택과 누렇게 바랜 한서를 상상할 지도 모른다.

우리나라 곳곳에 자리한 종가(宗家)들은 살아있는 역사 그대로 한국을 대표하는 혈통의 힘이 숨쉬고 있다.

명문 종가들의 종택들은 풍수지리의 측면에서는 좋은 곳에 터를 잡았고, 좋은 집터에는 좋은 기가 있어 그 땅의 기운으로 자손이 번창할 것으로 믿었다.

또한 대부분 고택은 자연에 순응하며 조화하려는 철저한 자연주의적 성격을 가지고 강과 호수 명산들을 집의 정원으로 끌어 들여 빼어난 경치와 주변 환경으로 갖고 있다.

종갓집은 격식만을 중요시한다는 선입견을 갖게 하지만 수백 년 동안 가문의 뿌리를 지켜내며, 우리 조상들의 삶과 애환이 서려있는 곳으로 우리의 정신문화인 유교사상이 그대로 반영되어 집이 곧 주인의 성품으로 투영된다.

하지만 종가가 수백 년 세월을 견뎌내며 지켜온 최고의 보물은 자연과 더불어 사는 마음, 사람을 아끼는 뜻이다.

최근 소유를 버리고 대신 자부심을 얻기로 결정한 지역 명문가가 있어 화제다.

경기 군포의 동래정씨의 종갓집 80억대 재산을 사회에 무상기증해‘노블레스 오블리주'의 의미를 다시 한 번 생각하게 한다.

요즈음 종택을 관광 상품화해서 방문객들에게 숙박을 제공하는 곳들이 많이 늘었다.

이번 주말에는 옛 선비들의 향기를 느껴보며 고택에서 하룻밤을 지내보는 것은 어떨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