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 궁정비극 한국적 오페라로 재탄생
조선 궁정비극 한국적 오페라로 재탄생
  • 김지은기자
  • 승인 2011.01.23 16: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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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몽유도원도’한국의집 민속극장서 30일까지 공연
우리나라 유일의 궁정 비극 ‘몽유 도원도’가 꿈꾸지만 존재하지 않는 이상향 유토피아를 묻는다.

가무악극 ‘몽유도원도’가 서울 필동 한국의집 민속극장에서 조선악사의 ‘박’ 연주로 막이 올랐다.

고대소설 ‘운영전’을 바탕으로 궁중에서 벌어지는 사랑과 배신, 형제간의 갈등과 죽음, 그리고 지독한 사랑에 대한 치정극이다.

국수호(63) 예술감독은 “한국적인 궁정비극이다.

‘흥부전’, ‘춘향전’, ‘적벽가’ 등 5000여종이 전부 다 희극인 것에 반해 ‘몽유도원도’는 유일한 비극”이라면서 “20~30년 전부터 무대에 올리고 싶었다.

‘수성궁 몽유록’, ‘운영전’, ‘계유정난’ 3가지가 녹아들어가 있다”고 소개했다.

권력과 명예를 둘러싼 암투에서 세종의 두 아들 수양과 안평은 왕권을 둘러싸고 혈투를 벌인다.

그러던 어느날 수양이 보낸 자객 곤이 칼춤을 추며 안평을 해치려 한다.

안평을 사랑하는 운영이 맞춤을 추며 이를 저지하고 운영은 곤과 사랑에 빠지게 된다.

하지만 운명의 소용돌이 속에서 안평과 운영 그리고 곤은 비극적 결말을 맞이한다.

‘꿈’부터 ‘몽유도원’까지 70분 내내 전통악기의 선율이 이야기와 함께 흘러간다.

자칫 딱딱해 보일 수 있는 배우들의 춤과 연기에 생기를 불어 넣는다.

특히 무릉도원을 꿈꾸는 주인공들은 창과 안무로 권력의 허망함, 사랑의 덧없음을 전하며 모두가 다 부질없는 꿈이라고 말한다.

국 감독은 “유토피아가 우리에게 있는지를 역설적으로 묻는다”며 “음악은 기존의 궁중음악에다 새로운 곡을 몇 곡 추가해 총 20곡이 깔린다.

운영이 칼을 떨어뜨리며 정적이 흐르는 1분도 음악으로 본다.

완결된 음악으로 흘러가는 한국적 양식의 오페라”라고 설명했다.

판소리, 민요, 춤, 연희 등 전통예술이 복합적으로 결합된 이번 가무악극은 작품공모에서부터 배우 오디션, 제작과 각색, 음악작곡, 시연까지 꼭 1년이 걸렸다.

공연에서 선보이는 궁중복식은 고증을 따르되 틀에 얽매이지 않고 배역의 성격에 맞춰 제작했다.

외국인 관객들을 위해 한국어 외에 영어, 일어, 중국어 자막도 함께 띄운다.

전통 타악기 박이 연주되며 막이 열리면 관객들은 조선왕조 왕립극장의 관객이 된다.

조선 궁정에서 펼쳐지는 권력투쟁, 비극적 사랑이야기 속에 전통회화인 ‘몽유도원도’가 춤과 노래로 새롭게 태어난다.

30일까지 한국의집 민속극장에서 평일 저녁 7시, 일요일 저녁 8시에 펼쳐진다.

<신아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