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드뮴 검출’낙지 알고보니 중국산
‘카드뮴 검출’낙지 알고보니 중국산
  • 박한우기자
  • 승인 2010.10.19 18: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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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 판매업자 2명 구속…그동안 피해본 어민들 ‘분통’
전남 신안과 무안지역 어민들의 공분을 샀던 ‘낙지 파동'의 일부 검사 샘플 낙지가 중국산으로 확인되면서 서울시의 무책임한 행정에 어민들이 분통을 터트리고 있다.

더욱이 어민들의 항의방문까지 받았던 오세훈 서울시장이 국감장에서 ‘머리를 안 먹는 것이 좋다'는 입장을 고수한 이후라 어민들의 반발이 확산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신안갯벌낙지 영어조합법인 양태성 대표(44)는 19일 “오세훈 서울시장이 사과 한번없이 국감장에서 한 발언은 낙지 어민들을 확인 사살한 것"이라며 “서울시가 낙지 홍보를 해 준다는 명분으로 20일 구내식당에서 낙지머리를 빼고 시식회를 여는 것 또한 어민들을 희롱하는 행위"라고 분개했다.

양 대표는 이어 “서울시의 시식회는 책임감이나 진정성은 하나도 없이 오 시장의 정치적 계산에 의한 것"이라며 “신중하지 못하고 깊이도 없는 눈가리고 아웅식의 있을 수 없는 행사"라고 일축했다.

양 대표는 “건강식품으로 각광을 받던 낙지가 서울시의 발표 이후 혐오식품으로 전락했다"면서 “선물용이나 개인소비가 줄면서 타지역 식당의 공급이 끊긴 상태"라고 하소연 했다.

현재 산지에서 거래되는 낙지가격은 세발낙지의 경우 20마리 한접당 3만원대로 지난해 4만5000원 보다 낮게 형성되고 있다.

그나마 잡히지 않던 낙지가 최근 들어 제철을 맞아 잡히기 시작하면서 어민들이 위안을 삼고 있지만 유통망이 끊겨 생계를 위협받고 있는 상황이다.

압해면 낙지생산자협회 이송철 총무(45)도 “서울시가 생산지역과는 무관하게 싸잡아 위해하다고 발표해 놓고 문제가 제기되자 누구하나 책임지지 않는 것은 서민들을 죽이는 행위"라며 서울시의 신중치 못한 행정을 성토했다.

이 총무는 “급락했던 낙지 가격이 최근 들어 점차 회복세를 보이고 있지만 예년에 미치지 못해 죽을 맛"이라면서 “지금부터 한달여간 본격적인 낙지철이 지나면 신안군 등과 협조해 법적투쟁 등 어민들의 손해에 대한 책임을 물을 것"이라고 밝혔다.

무안낙지생산자협회 임현기 대표(63)는 “서울시가 낙지 카드뮴 검출을 발표할 당시 지역에서 잡힌 낙지가 서울로 올라갈 것도 없었다"면서 “이미 예측했던 사안으로 뒤늦게나마 밝혀져 다행"이라고 말했다.

낙지 카드뮴 검출 발표로 생계를 위협받는 어민들의 분노는 신안과 무안에 이어 장흥에서도 500여명이 조만간 서울시 등을 항의 방문할 예정으로 있어 파문은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한편, 서울남부지검은 이날 서울시가 실험 낙지로 구입해 사용한 대형마트에 중국산 낙지를 국내산으로 속여 공급한 판매업자 2명을 구속했다.

서울시는 지난달 13일 이들이 공급한 마트와 백화점 두곳에서 각각 한마리씩 낙지를 구입해 실험한 결과 낙지 먹물과 내장에서 기준치 이상의 카드뮴이 검출됐다고 발표했다.

<신아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