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보자 잇단 낙마 사태 정국 파장
후보자 잇단 낙마 사태 정국 파장
  • 양귀호기자
  • 승인 2010.08.29 17: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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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권,책임론'2라운드'...정국주도권 상실.레임 덕?

김태호 국무총리 후보자와 신재민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내정자, 이재훈 지식경제부 장관 내정자가 잇달아 사퇴함으로써 정치권의 파장이 커지고 있다.

청와대와 한나라당 친이(이명박)계 주류가 김 후보자에 대해 '국회 정면돌파'라는 가닥을 잡은 것으로 알려지면서 고조됐던 여야의 대립은 김 후보자 등의 자진사퇴로 29일 일단 해소국면을 맞았다.


하지만 이명박 정부의 반환점을 돈 직후 초래된 '총리 낙마'로 이 대통령이 내세운 '공정한 사회'와 '친서민·소통' 등 후반기 국정운용 계획은 차질을 빚을 수 있다는 관측이다.

김태호 카드를 성사시킴으로써 후반기 정국을 돌파하려던 이명박 정부의 계획에 제동이 걸렸다는 의미로, 여권에서는 레임덕 우려까지 들리고 있다.


여권 주류는 지난 주 중반까지만해도 김 후보자에 대한 국회 인준을 강행키로 했다.

하지만 지난 27일 한나라당 의원총회에서 수도권 출신 친이계를 중심으로 김 후보자에 대한 부적격론이 확산되면서 벽에 부딪히게 됐다.

청와대와 한나라당 지도부는 친이계마저 김 후보자의 사퇴를 주장하고 있는 와중에 김 후보자에 대한 인준을 강행할 경우 여야관계 뿐 아니라 당청관계까지 악화시켜 후반기 국정운영이 차질을 빚을 것을 우려한 것으로 전해졌다.


김 후보자 등의 사퇴 여파로 정치권에서는 정국 주도권이 민주당 등 야당으로 넘어갈 공산이 커짐으로써 한나라당에 비상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한나라당은 국정감사·새해예산안을 다루게 되는 9월 정기국회와 개헌안 논의 등 굵직굵직한 정치일정을 앞두고 있는데다, 인사청문회까지 다시 치러야 하는 부담을 떠안게 있다.

여권 친이(이명박)계 내부의 세력 갈등도 고조될 것으로 보인다.

총리실의 '민간인 사찰'을 둘러싸고 갈등을 빚어온 TK(대구·경북)중심의 이상득계와 수도권 중심의 이재오·정두언계는 30~31일 의원 연찬회에서 총리 낙마의 책임론을 놓고 '2라운드'를 벌일 전망이다.


김 후보자의 낙마로 친박계의 입지가 넓어질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박근혜 전 대표 총리론도 또다시 수면 위로 올라왔다.

국정 후반기 드라이브를 걸어야 하는 이 대통령과 행정경험이 없는 대권주자 박 전 대표에게 모두 '박근혜 총리카드'가 득이 된다는 것이다.


최근 이 대통령과 박 전 대표가 회동을 통해 이명박 정권의 성공과 정권재창출을 위해 함께 노력하기로 합의하는 등 '해빙무드'가 이뤄지고 있는 것도 이같은 관측에 힘을 싣는다.

한나라당의 한 관계자는 "김 후보자의 낙마로 친박계가 힘을 얻게 됐다"며 "박근혜 총리카드와 관계 없이 낙마한 2명의 장관직 중 최소 한 자리는 친박계 의원이 차지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반면 야권은 '청문 정국'의 승기를 기반으로 9월 정기국회에서 각종 정책에 등에 대한 목소리를 더욱 높여갈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은 조현오 경찰청장 내정자의 사퇴를 요구하는 목소리도 더욱 높일 전망이다.

7·28 재보궐선거 완패 이후 위축됐던 민주당이 김 후보자와 장관 내정자 2명의 사퇴라는 '대어'를 잡은 것을 계기로 박지원 원내대표를 중심으로 4대강 사업 예산 감축·대북문제 등에 대한 주도권 싸움에 적극 나설 수 있게 된 것이다.

<신아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