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구군립박수근미술관, 박수근 탄생 110주년 기념 소장품 특별전 개최
양구군립박수근미술관, 박수근 탄생 110주년 기념 소장품 특별전 개최
  • 김진구 기자
  • 승인 2024.03.28 16: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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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수근, 〈가족〉 1956, 보드에 유채, 18.0×24.0cm(사진=양구군립박수근미술관)

박수근, 〈가족〉 1956, 보드에 유채, 18.0×24.0cm (사진=양구군립박수근미술관)

양구군립박수근미술관은 박수근 탄생 110주년을 기념하여 소장품 특별전 '박수근: 평범한 날들의 찬란한 하루'를 오는 29일부터 2025년 3월9일까지 개최한다고 28일 밝혔다.

올해 탄생 110주년을 맞는 박수근 화백은 일제강점기 강원도 양구에서 태어나 해방, 한국전쟁을 겪으며 시대의 증언과 같은 작품을 남겨 후대에 귀감이 되고 있는 화가다.

양구공립보통학교를 졸업하고 어려운 형편으로 독학으로 미술공부를 한 그는 당시 화가가 될 수 있었던 방법인 조선미술전람회나 대한민국미술전람회 같은 관전에 출품하며 화가로서 이름을 알렸다.

당시 한국에는 미술관련 교육기관이 전무한 탓에 많은 화가들이 일본으로 유학을 갔지만, 박수근은 신문기사나 잡지에 나온 서양미술에 관한 자료를 스크랩하고 미술 관련 서적들을 통해 형태와 재료, 질감, 기법 등 서양의 미술사조를 밑줄을 치며 독학으로 공부했다.

보통학교 시절부터 작고할 때까지 붓을 놓지 않은 화가 박수근은 여러 겹의 물감을 층층이 쌓아올린 독특한 기법으로 찬란한 조명을 받고 있다.

이번 '박수근:평범한 날들의 찬란한 하루'는 박수근의 예술세계에 나타난 ‘인간의 선함과 진실함’, 박수근이 주목했던 동시대를 함께 하는 사람들의 ‘평범함’을 조명하는 동시에 화가 박수근의 시선으로 관람객을 맞는다.

또한 2023년 양구군립미술관이 미술품 경매를 통해 구입한 신소장품 '가족'(1956년 作)이 전시된다. 작품 '가족'은 2001년 양구군립박수근미술관이 개관 추진중일 때 장남 박성남 화백이 기증한 드로잉 '인물'(연도미상)과 같은 구도와 비슷한 형태를 갖고 있어 박수근의 단순한 선묘가 같은 소재를 여러 번 습작하여 화폭에 담겼다는 것을 다시 한번 확인할 수 있다.

전시는 박수근이 살던 시대를 읽을수 있는 사진자료와 1920년대부터 1960년대까지의 신문기사를 함께 전시하며, 박수근이 가지고 있던 미술독학 자료와 한국적인 감각을 재현해내기 위해 노력한 흔적들도 함께 전시된다. 또한 작고 이후 동료 화우들과 가족, 평론가, 지인들의 증언을 통해 ‘사람 박수근’의 면모도 살펴볼 수 있다.

그 시대에는 누구나 그랬듯 박수근 화백도 곤궁하고, 힘겨운 삶을 살았다. 화단의 파벌주의로 인한 냉대나 경제적 궁핍 속에서도 자신이 가졌던 예술정신을 잃지 않고 담담하고 꿋꿋하게 서있던 나목(裸木)처럼 묵묵하게 생을 보냈다.

박수근이 추구했던 삶과 예술세계, 그리고 당시의 ‘지금’을 담은 작품이지만 사람에 대한 애정과 따뜻한 시선은 시대를 초월하여 현재도 폭넓은 공감을 얻어내고 있다.

미술관은 이번 '박수근:평범한 날들의 찬란한 하루' 전시를 통해 관람객들이 박수근 작품속에서 따뜻함과 응원을 받는 소중한 하루를 간직하게 되길 기대하고 있다.

한편, 양구군립박수근미술관은 2002년 개관한 박수근기념전시관을 시작으로 현대미술관, 파빌리온, 어린이미술관, 라키비움 총 5개의 전시관으로 이뤄져 있다. 통합관람권으로 5개의 전시관을 관람할 수 있으며, 박수근 기념전시관에서 박수근 작품을 만나볼 수 있다.

[신아일보] 양구/김진구 기자 

rlawlsrn57@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