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기 부실대출 두 자릿수 급증…지방은행 '건전성' 빨간불
중기 부실대출 두 자릿수 급증…지방은행 '건전성' 빨간불
  • 이민섭 기자
  • 승인 2024.03.28 13: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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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수익여신 24.7% 늘어…고정이하여신비율 0.22%p 상승
(사진=신아일보DB)
(사진=신아일보DB)

지방 중소기업 대출 연체율이 급증하면서 이들을 주요 고객으로 하는 지방은행 건전성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기업대출 90% 이상을 중소기업이 차지하는 상황에서 부실대출 비중이 20%넘게 증가했기 때문이다. 지방은행은 시중은행과의 경쟁이 버겁다며 금융당국의 지원책 마련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28일 금융권에 따르면, BNK부산·경남·DGB대구·전북·광주은행 등 5대 지방은행의 작년 말 기준 기업대출 잔액은 121조3122억원이다. 이 가운데 중소기업 대출 잔액은 110조2861억원(전년比 4.0%↑)으로 전체 90.9% 비중을 차지했다.

특히 광주은행 기업대출 잔액(13조6095억원)에서 중소기업 대출이 차지하는 비중이 94.3%로 높았고, 전북은행 역시 9조5687억원 중 93.8%(8조9804억원)로 뒤를 이었다. 그 밖에 △경남은행(92.8%) △부산은행(91.8%) △대구은행(86.2%) 등 순으로 중기대출 비중이 높았다.

이런 상황에서 지방은행의 ‘무수익여신 잔액’은 늘어 건전성 우려는 커지고 있다.

무수익여신은 은행이 원금과 이자를 받지 못하는 대출로, 3개월 이상 원리금을 받지 못하는 부실 대출이다.

이들 은행의 무수익여신 잔액은 작년 말 기준 8148억원으로 1년 전(6531억원)과 비교해 24.7%(1617억원) 급등했다. 광주은행(1135억원, 74.9%↑)과 부산은행(2300억원, 44.3%↑), 전북은행(1127억원, 33.0%↑) 등이 두 자릿수 증가율을 보였다.

이렇다 보니 5개 지방은행의 작년 말 기준 고정이하여신비율(NPL)은 평균 0.65%로 1년 전과 비교해 0.22%포인트(p) 올랐다. NPL은 은행 총여신 중 회수에 문제가 있는 여신이 얼마나 있는지 가늠할 수 있는 대표적인 건전성 지표다.

이에 이들 은행은 부실채권 상·매각, 대손충당금 적립을 통해 건전성 지표를 관리해오고 있다. 작년 말 기준 5개 지방은행의 충당금 전입액은 총 1조2949억원으로 1년 전보다 77.5%(7294억원) 증가했다.

그럼에도 지방은행은 이러한 노력으로 건전성을 개선하기 어렵다고 토로한다. 국내외 경제 여건을 둘러싼 불확실성이 잔존한 상황에서 시중은행과의 과당 경쟁이 치열하다는 이유에서다.

한 지방은행 관계자는 “지역 금융 공급이라는 역할에 맞춰 적극적으로 기업대출을 늘리는 한편 시도금고 유치 등으로 수익성을 제고해 왔지만 시중은행의 공격적 영업으로 경쟁에서 밀리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기본적으로 기업들이 체감할 수 있는 경기 개선이 필요하지만 금융당국의 제도적 지원이 절실한 상황”이라고 주장했다.

minseob2001@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