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 마케팅' 카드 꺼낸 조병규 우리은행장…실적 상승 이끌까
'스타 마케팅' 카드 꺼낸 조병규 우리은행장…실적 상승 이끌까
  • 김보람 기자
  • 승인 2024.03.27 11: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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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중은행 중 유일한 역성장에도 김희애·라이즈 등 모델 늘려
(사진=신아일보DB)
(사진=신아일보DB)

우리은행이 새로운 모델을 기용하며 세대별 광고 모델 라인업을 완성했다. 지난해 시중은행 중 유일한 역성장을 기록했지만, 오히려 더 많은 비용을 부담하더라도 공격적인 브랜드 마케팅으로 부진한 실적을 돌파한다는 전략인데, 실제 실적 상승으로 이어질지는 미지수다.

27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최근 5년간 우리은행 판매비와 관리비(판관비)는 △2019년 3조4941억원 △2020년 3조5470억원 △2021년 3조6067억원 △2022년 3조9147억원 등 꾸준히 증가하다 △지난해에는 3조7993억원으로 전년 대비 소폭(2.95%) 감소했다.     

다만 여기에 포함된 여러 항목 중 광고선전비는 △2019년 825억원 △2020년 912억원 △2021년 942억원 △2022년 1488억원 △2023년 1536억원 등 지속해서 늘었다.

그간 증가 규모가 100억원을 밑돌던 우리은행 광고선전비는 2022년 57.96%(546억원) 뛰었는데, 이는 우리금융그룹 광고모델로 가수 겸 배우 아이유가 발탁(2022년 4월)된 시기와 일치한다. 아이유 광고료는 연간 10억원 수준으로 알려졌다.

'국민 여동생'을 내세우며 우리은행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앱) '우리원(WON)뱅킹' 월간 활성 이용자 수(MAU)는 2021년말 564만명에서 2022년말 732만명으로 22.9% 뛰었다. 
 
다만 같은 기간 우리은행 순이익은 △2021년 2조3851억원 △2022년 2조9034억원 등 '3조클럽'을 문턱까지 갔지만 △2023년 2조5151억원으로 13.37% 떨어져 시중은행 중 유일한 역성장을 기록했다. 

2021년과 2022년이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인한 반사효과로 대부분 은행에서 '역대급 실적'을 낸 것과 지난해 우리은행만 실적이 뒷걸음질 친 것을 고려하면 '아이유 효과'로 관심만 받았을 뿐 실제 실적으로 이어졌다고 평가하기에는 무리다.

이런 상황에서 조병규 우리은행장은 지난달 자산관리 브랜드 '투체어스(Two Chairs)' 모델로 국민 배우 김희애를, 이달에는 신입 아이돌 그룹 '라이즈(RIIZE)'를 신규 브랜드 모델로 연이어 발탁하며 브랜드 마케팅을 강화하고 있다. 

아이유와의 계약 기간은 오는 5월까지지만, 조 행장이 야심차게 기획한 '세대별 광고 모델 라인업' 전략인 만큼 재계약은 확실시 되는 분위기다.

지난해 실적 악화에도 올해 더 많은 돈을 브랜드 마케팅 전략에 투입해 실적 상승을 이루겠다는 강한 의지가 반영된 셈이다.

다만 이런 조 행장의 행보가 실적 상승으로 이어질지는 불투명하다. 

이미 아이유 효과에 대한 의문이 있는데다, 특히 올해 미국 등 주요국 금리인하 전망이 예견돼 사실상 실적 악화가 불가피한 상황이어서 이런 우리은행 스타 마케팅이 외려 독이 될 수 있단 우려가 나온다. 

실제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4대 금융지주(KB·신한·하나·우리금융지주) 올해 1분기 합산 당기순이익 예상치는 4조5818억원으로 집계됐다. 역대 최대였던 지난해 1분기(4조9015억원) 보다 6.5%(3197억원) 줄어든 수치다.

이 중 우리금융 1분기 순이익 전망치는 전년 동기 대비 7.9% 감소한 8720억원으로 평균치를 웃돈다. 

채상미 이화여대 경영학과 교수는 "올해 금리인하가 예정된 만큼 은행권은 마케팅에 집중하기보다 홍콩 H지수 손실을 교훈 삼아 전문인력을 확충하고 내부통제 개선, 프로세스 단순화 등을 이뤄야 한다"며 "특히 선진국과 비교하면 디지털 전환은 아직 걸음마 단계로, 고객 확보 차원의 디지털 전환을 넘어 실질적인 비용 절감을 위한 디지털 전환이 이뤄져야 한다"고 조언했다. 

qhfka7187@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