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명의 날 밝았다…'한미그룹 통합' 주주 표심 향방은
운명의 날 밝았다…'한미그룹 통합' 주주 표심 향방은
  • 김소희 기자
  • 승인 2024.03.28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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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CI와 통합 발표, 모녀·장차남 간 '집안싸움' 발발
국민연금 찬성 의견 vs 신동국 회장 포섭 '1승1패'
42.66%와 40.57%, 약 2%p 차…가처분 신청 기각
송영숙 한미그룹 회장과 임주현 한미약품 사장, 임종윤 한미약품 사장, 임종훈 한미약품 사장. [사진=한미그룹]
송영숙 한미그룹 회장과 임주현 한미약품 부회장, 임종윤 한미약품 전 사장, 임종훈 한미약품 전 사장. [사진=한미그룹]

한미그룹 송영숙 회장·임주현 부회장(모녀)과 임종윤·임종훈 전 사장(장·차남)이 날 선 대립 중인 ‘한미그룹-OCI그룹 통합’의 운명을 좌우할 주주총회가 오늘(28일) 열린다. 양측의 지분 차이는 약 2%포인트(p)로 업계 안팎의 관심은 주요 주주 외 외국인·소액주주 등의 표심에 쏠린다.

27일 업계에 따르면, 한미그룹이 오너가(家) 내홍으로 시끄럽다.

한미그룹(지주회사 한미사이언스)은 올해 1월 12일 OCI그룹(지주회사 OCI홀딩스)과 통합에 합의하는 계약을 각 사 이사회 결의를 거쳐 체결했다. 이번 통합은 한미와 OCI가 각 그룹 지주회사 지분 10.4%와 27.0%(구주·현물출자 18.6%, 신주발행 8.4%)를 취득하는 방식으로 이뤄진다. 모든 투자가 완결되면 두 그룹은 실질적으로 하나의 기업집단으로 묶인다. 통합 그룹은 OCI의 첨단소재·신재생에너지, 한미의 제약·바이오를 양대 축으로 삼고 글로벌 톱티어(Top-tier) 기업으로의 도약을 더욱 구체화한다는 방침이다.

하지만 송영숙 한미그룹 회장의 장·차남인 임종윤·임종훈 한미약품 전 사장이 반기를 들었다. 모친인 송영숙 회장과 여자 형제인 임주현 한미그룹 부회장이 자신들을 배제하고 임의로 내린 결정이라는 이유에서다. 임종윤·임종훈 전 사장은 1월 17일 한미사이언스를 상대로 ‘신주발행금지 가처분 신청’을 제기했다. 이어 같은 달 24일에는 임종윤 전 사장을 보고자로 설정하고 임종훈 전 사장 등을 특수관계인으로 한 ‘주식등의대량보유상황보고서’를 제출했다. 사실상 송영숙 회장과의 혈연관계를 끊은 것이다.

이후 송영숙 회장·임주현 부회장과 임종윤·임종훈 전 사장은 서로를 헐뜯는 주장도 서슴없이 하면서 돌아올 수 없는 강을 건너고 말았다. 양측은 가처분 신청으로 마련된 재판부 심문, 언론 간담회 등에서 “자신들에게 유리한 이야기로 회사의 성장과 도약을 방해하고 명예를 실추했다”, “상속세 등 개인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회사를 이용하고 있다” 등 서로를 비판하며 격돌했다. 다만 사법부는 임종윤·임종훈 전 사장의 가처분 신청을 기각하며 송영숙 회장과 임주현 부회장의 손을 들어줬다.

이런 가운데 송영숙 회장·임주현 부회장과 임종윤·임종훈 전 사장은 각각 국민연금기금 ‘찬성’ 의견 취득과 ‘키맨’ 신동국 한양정밀 회장 포섭에 성공했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최신 공시 기준 국민연금기금은 의결권이 있는 한미사이언스 지분 7.66%, 신동국 회장은 12.15%를 보유 중이다. 이로써 송영숙 회장과 임주현 부회장 측의 지분은 기존 35.00%에서 42.66%로 늘었다. 임종윤·임종훈 전 사장 측의 지분은 기존 28.42%에서 40.57%로 뛰었다. 양측의 지분은 불과 2.09% 차이가 난다.

업계는 28일 경기 화성 라비돌호텔에서 개최될 ‘제51기 한미사이언스 주주총회’에서 결단이 내려질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결국 키는 2% 이상의 지분을 보유한 외국인 투자자들과 정확한 퍼센트(%)가 공개되지 않은 개인 투자자들이 쥐었다. 이들이 누구에게 표를 행사하는지에 따라 송영숙 회장·임주현 부회장과 임종윤·임종훈 전 사장 중 승자가 정해진다. 때문에 양측은 주주총회가 열리기 직전까지 주주들과 접선해 의결권 위임을 받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서로 1승1패씩 주고받은 모녀와 장·차남 간의 집안싸움의 결과는 주주총회에서 실제 표 대결을 벌이기 전까지 예측이 어렵다. 한미그룹의 경영권 분쟁이 어떻게 일단락될지 지켜봐야겠다”면서 “이번 일로 소모된 회사 이미지를 회복하는 데 시간이 필요해 보인다”고 말했다.

ksh333@shina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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