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자화폐, 역사 뒤안길로…통계에서도 빠진다
전자화폐, 역사 뒤안길로…통계에서도 빠진다
  • 김보람 기자
  • 승인 2024.03.26 09: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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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4분기 이용액 400만원, 통계 작성 이래 최저치
(자료=한국은행)
(자료=한국은행)

2000년대 초반 현금을 대체하는 혁신적인 전자 지급 수단으로 주목받던 '전자화폐'는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져가고 있다. 

26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 전자화폐 이용 금액은 400만원, 이용 건수는 4000건으로 집계됐다.

이는 관련 통계가 작성된 2003년 이래 최저치다.

같은 기간 전자화폐 발급 잔액도 31억3000만원으로 역대 최저를 기록했다. 이마저도 신규 발급이 아닌 과거 발급분이 소진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전자화폐 사전적 의미는 IC카드 또는 네트워크 연결 등 전자기기를 이용해 은행 예금 등 돈을 전자적 방법으로 저장하고 결제하는 전자 지급 수단이다.

금융결제원이 2000년 7월 시중은행·카드사들와 공동으로 선보인 한국형 전자화폐 'K 캐시'와 부산 '마이비', 하나은행과 카드사들이 제휴한 '비자캐시' 등이 대표적이다.

전자화폐 분기별 이용 금액은 출시 초인 2003년 4분기 347억7600만원을 고점으로 추세적으로 감소하고 있다. 

이용 금액은 2021년 3분기부터 1000만원 아래로 떨어진 후 최근까지 수백만원 수준에 그쳤다.

분기별 발급 잔액의 경우 2011년 1분기 127억2700만원 이후 감소세를 이어왔다.  

기술의 발달로 '현금 없는 사회'가 가속화 하며 모바일·페이 플랫폼을 통한 지급결제가 현금은 물론 전자화폐 존재감을 지우고 있다. 

국내 대표 모바일 결제 서비스 삼성페이의 경우 최근 모바일 신분증까지 탑재해 휴대전화 하나로 결제는 물론 신분 확인까지 가능하게 했다.

한은이 발표한 '2023년 중 국내 지급결제 동향'에 따르면, 모바일 기기 등을 이용한 결제 규모(10.8%)는 실물 카드 결제 규모(1.9%)보다 큰 폭으로 늘었다.

이에 일평균 모바일기기 등 결제 비중은 2019년 38.6%에서 지난해 50.5%로 11.9%포인트(p) 치솟았다.

한은 관계자는 전자화폐에 대해 "일부 소비군에서 교통카드 정도로 사용하고 있는 것 같다"며 "기술 발달로 소용이 크지 않게 된 만큼 추후 통계 작성에서 아예 제외할 수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qhfka7187@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