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 경제력 집중 심화…경제성장률 기여 70.1%
수도권 경제력 집중 심화…경제성장률 기여 70.1%
  • 김보람 기자
  • 승인 2024.03.25 13:55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비수도권, 中과의 경쟁 심화·생산성 하락에 성장세 둔화
(자료=한국은행)
(자료=한국은행)

수도권 경제성장률 기여율이 사상 처음으로 70%를 넘어서는 등 우리나라 수도권 경제력 집중화 현상은 지난 2015년 이후 더욱 심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은행(한은)이 25일 발표한 '지역경제보고서 이슈분석'에 따르면, 우리나라 경제 성장세 둔화에 따라 대다수 지역 경제성장률이 하락한 가운데, 수도권과 비수도권 간 성장률 격차가 큰 폭으로 확대됐다.

이번 조사는 지역별 경제적 성과를 전국 생산 중 수도권 비중이 첫 50%를 넘긴 2015년 전후(2001~2014년과 2015~2022년)로 지역 경제 성장 지표인 생산(GRDP)과 소득·소비 등을 비교했다.

서울·경기 등 수도권은 2015년 이후 성장률이 이전 기간과 비슷하거나 소폭 하락한 반면 비수도권 다수 지역은 성장률이 3%포인트(p) 이상 큰 폭으로 하락했다. 
 
이에 수도권 전국 경제성장률에 대한 기여율은 51.6%에서 70.1%로 18.5%p 확대됐다. 

수도권은 생산성이 높은 반도체 등 첨단 전자부품 산업을 중심으로 제조업 성장세를 이어 갔지만 비수도권은 자동차, 화학제품과 기계 산업 등이 중국과의 경쟁 심화, 생산성 하락 등으로 성장세가 크게 둔화된 영향이다. 

반면 서비스업 지니계수는 2001~2014년 중 평균 0.513에서 2015~2022년 중 평균 0.507로 하락하는 등 서비스업 지역간 성장률 격차는 2015년 이후 축소됐다. 

지역별 1인당 개인소득 격차도 축소됐다. 

대도시와 도지역 간 소득 격차 축소에도 불구하고 2015년 이후 도지역 소비 증가율이 대도시에 비해 더 큰 폭으로 둔화되면서 두 지역 간 소비수준의 격차는 오히려 확대됐다. 

청년인구 대도시 이동에 따른 인구 고령화 가속화, 소비 인프라 부족 등으로 도지역 평균소비성향이 대도시보다 더 크게 하락한 영향이 주효했다.

이재연 한은 지역경제조사팀 팀장은 "주요 성장산업이 수도권에 집중되면서 비수도권 성장잠재력은 약화됐다"며 "소득재분배 등으로 지역간 소득 격차는 줄었으나 도지역은 고령화 가속화 등으로 수요 측면 성장동력인 소비 부진이 심화됐다"고 말했다. 

이어 "저출산 등 우리나라 구조적 문제들이 수도권 집중화와 관련된 만큼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비수도권 지역 성장잠재력 확충을 위한 다각적인 정책 노력이 필요하다"며 "비수도권 인구 유출 등에 따른 공급과 수요 둔화에 대응하되 향후 재정 부담 등을 감안해 지역 특성에 따른 선택과 집중을 통해 경쟁력을 제고해야 한다"고 부연했다. 

한편 올해 1분기 지역 경기는 전분기와 비슷한 수준을 유지했다.  

제조업 생산은 자동차 및 부품 감소에도 불구하고 반도체 증가에 힘입어 소폭 증가, 서비스업은 금융·보험업과 운수업이 증가한 반면 도소매업, 숙박·음식점업은 감소하는 등 산업별로 엇갈리며 보합세를 나타냈다. 

지역별로는 강원권과 충청권이 소폭 개선됐고 동남권이 소폭 악화됐다. 수도권과 대경권, 호남권, 제주권은 보합을 기록했다. 

향후 지역 경기는 소폭 개선될 전망이다. 제조업 생산은 석유화학 등이 소폭 감소하겠지만 반도체 등 정보통신(IT) 업종이 증가하면서 성장세가 이어질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qhfka7187@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