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축은행 '이중고'…9년 만에 적자·건전성도 악화
저축은행 '이중고'…9년 만에 적자·건전성도 악화
  • 이민섭 기자
  • 승인 2024.03.22 06:0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저축은행업권 "수익성 단기 개선 어려워…부정적 요인 지속 우려"
(사진=신아일보DB)
(사진=신아일보DB)

저축은행업권의 적자가 현실화했다.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대출 예상 손실 가능성에 대비해 선제적으로 충당금을 쌓은 영향이다. 여기에 자산건전성을 가늠할 수 있는 연체율과 고정이하여신비율은 1년 만에 약 2배 가까이 악화하면서 건전성에 빨간불이 켜졌다.

22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저축은행 79곳은 지난해 5559억원의 순손실을 내며 9년 만에 적자를 기록했다.

조달비용 증가 등에 따른 이자손익이 1조3000억원 줄었고, PF 대출과 관련해 선제적으로 대손비용을 1조3000억원 적립한 영향이다.

지난해 저축은행업권 순손실은 1분기 527억원을 시작으로 △2분기 432억원 △3분기 446억원 등 세 자릿수를 유지했지만, 4분기 들어서 4154억원으로 약 9배 가까이 확대됐다. 4분기에 큰 폭으로 증가한 배경은 저축은행들이 부동산 PF 대출 미래 예상 손실 등에 대비해 이 기간에만 4000억원으 충당금을 추가로 적립했기 때문이다.

이와 함께 같은 기간 저축은행업권 연체율은 6.55%로 전년(3.41%) 대비 3.14%포인트(p) 올랐다. 대출별 연체율은 가계대출 5.01%, 기업대출 8.02%다. 이들 대출 모두 1년 새 0.27%p, 5.12%p 올랐다.

이에 따른 저축은행업권의 고정이하여신비율은 7.72%로 전년 말(4.08%)보다 3.64%p나 악화했다.

다만 충당금적립률은 113.9%로 같은 기간보다 0.5%p 오르면서 전체 저축은행 79개사는 규제비율 100%를 웃돌았다. 이처럼 충당금 적립률이 높은 것은 작년 말 기준 저축은행업권의 PF대출 연체율이 1분기 새 1.38%p 오른 6.94%로 집계된 까닭이다.

이런 상황에서 저축은행업권의 BIS 기준 자기자본비율은 14.35%로 1년 전보다 1.20%p 오르며, 규제비율(7~8%)보다 높은 수준을 유지했다. 자본확충 등에 따른 자기자본이 늘어난 영향이다.

전체 저축은행의 총 자산은 126조6000억원으로 1년 새 12조원 감소했다. 수신 역시 107조1000억원으로 같은 기간 13조1000억원 쪼그라들었다.

저축은행업권은 이른 기간 내 수익성 개선은 어려울 것으로 보며 당분간 위축된 상황이 이어질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부동산 경기 침체 등에 따른 리스크를 비롯한 부정 요인이 시장 안정화 시점까지 지속될 것에 무게가 실리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 박상원 금감원 중소서민부문 부원장보는 “저축은행의 적자 규모는 PF대출 예상 손실 가능성에 대비해 선제적으로 충당금을 적립한 영향으로 확대됐다”며 “다만 자본비율이 규제비율을 크게 웃돌며 손실흡수능력은 양호한 수준으로 판단된다”고 설명했다.

이어 “연체율도 과거 저축은행 사태 당시와 비교하면 여전히 낮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며 “경·공매, 자체 PF 펀드 등을 통한 재구조화 등을 통해 연체채권을 정리하고 건전성 관리를 지속할 예정”이라고 부연했다.

minseob2001@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