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공식품·외식 물가 둔화했지만…소비자 부담 여전
가공식품·외식 물가 둔화했지만…소비자 부담 여전
  • 박정은 기자
  • 승인 2024.03.18 1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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빵·우유 2년 전보다 각각 19.0%·15.9% 상승
정부·소비자단체 "식품기업, 가격 인하 동참 필요"
(사진=박정은 기자)
(사진=박정은 기자)

사과·배 등 농산물에 비해 가공식품과 외식 물가가 둔화세를 보이고는 있지만, 소비자 부담은 크게 줄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18일 통계청 국가통계포털에 따르면, 2월 소비자물가지수에서 외식 부문을 구성하는 세부 품목 39개 중 27개 물가 상승률이 전체 평균(3.1%)을 웃돈 것으로 나타났다.

또 가공식품을 구성하는 세부 품목 73개 중에서 물가 상승률이 플러스(+)를 기록한 품목은 49개로 마이너스(-) 품목(23개)의 두배를 넘었다.

가공식품 역시 전체 품목 중 28개 물가 상승률이 평균치보다 높았다.

최근 물가 상승률은 둔화세를 보이고 있지만, 물가 상승이 본격화하기 직전인 2년 전과 비교하면 여전히 높은 수준이다.

빵 소비자물가지수는 지난달 130.10으로 1년 전과 비교하면 1.2% 오르는 데 그쳤지만, 본격적으로 오름세를 보이기 시작한 2022년 2월과 비교하면 19.0%나 상승했다.

지난달 전년 동월 대비 6.4% 오른 우유 물가지수도, 2년 전보다는 15.9%나 뛴 수준이다.

피자와 자장면 물가지수도 지난달 전년 동월 대비 각각 1.9%, 3.7%로 최근 상승 폭은 둔화됐지만, 같은 달 2년 전에 비해서는 각각 12.7%, 13.9% 올랐다.

이 때문에 소비자들이 최근 가공식품·외식 물가 둔화세를 체감하지 못하면서 식품 기업들이 원재료 가격 하락을 고려해 제품 가격을 낮춰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고금리·고물가 상황에도 일부 식품 기업은 창사 이후 최대 실적을 거두고 있어 이런 목소리에 더 힘이 실리고 있는 모양새다.

실제 오리온은 지난해 연결 기준 매출과 영업이익이 각각 2조9124억원, 4923억원으로 역대 최대 기록을 달성했다. 농심도 지난해 연결 기준 매출이 전년 대비 9.0% 증가한 3조4106억원, 영업이익은 89.1% 증가한 2121억원으로 사상 최대 실적을 거뒀다.

정부와 소비자단체도 식품 기업들에 가격 인하를 촉구하고 나섰다.

소비자단체협회의회 관계자는 "2024년 새해에도 높은 가공식품 가격과 외식비로 소비자들이 느끼는 식생활 부담은 여전히 크다"며 "기업들이 다른 여러 이유를 들어 한 번 올린 소비자가를 내리지 않는 경우가 많으나 짧은 기간 내 유례없이 올린 식품 가격을 반드시 제자리로 돌려놓아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송미령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은 "물가 안정을 실현하기 위해서 정부뿐만 아니라 자체 할인 행사, 가격 인하 노력 등 유통 및 식품기업들의 적극적인 동참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him565@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