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화학연구원, 나일론 필수원료를 생산하는 미생물 세포공장 개발
한국화학연구원, 나일론 필수원료를 생산하는 미생물 세포공장 개발
  • 정태경 기자
  • 승인 2024.03.18 09:17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12대 국가전략기술’ 중의 ‘첨단바이오’ 분야 중점 기술인 합성생물학 기술 개발 성과
유질 효모 기반 바이오 아디프산 생산용 미생물 세포공장 구축
바이오매스 활용 미생물 개발 관련 권위 학술지 ‘Bioresource Technology’ 1월호 논문 게재
화학분야의 주요 산업 원재료인 '아디프산'을 미생물에서 생산하는 세포공장 기술을 개발한 한국화학연구원 백승호 박사님 연구팀(오른쪽부터 노명현 선임연구원, 백승호 선임연구원, 이상민 학생연구원,  박진성 인턴연구원) (사진=한국화학연구원)
화학분야의 주요 산업 원재료인 '아디프산'을 미생물에서 생산하는 세포공장 기술을 개발한 한국화학연구원 백승호 박사님 연구팀(오른쪽부터 노명현 선임연구원, 백승호 선임연구원, 이상민 학생연구원, 박진성 인턴연구원) (사진=한국화학연구원)

글로벌 친환경 규제와 탄소 배출량 저감 요구에 따라 석유화학 기반의 화학소재를 대체하기 위한 바이오소재 개발이 전 세계적인 이슈인 가운데, 국내 연구진이 유질 효모*를 활용해 화학분야의 주요 산업 원재료를 생산하는 기술을 개발하였다.

한국화학연구원 백승호·노명현 박사 연구팀은 최근 발표된 연구에서, 산업용 미생물로 활용되는 유질 효모인 야로위아 리폴리티카(Yarrowia lipolytica)를 활용한 ‘바이오 아디프산(Adipic acid)’ 생산용 미생물 세포공장을 성공적으로 개발하였다.

본 성과는 ‘합성생물학’ 기술을 활용하여 바이오매스로부터 바이오아디프산을 생산하는 기술이다. 합성생물학 기술은 정부가 발표한 ‘12대 국가전략기술’ 중 ‘첨단바이오' 분야의 중점기술로 선정되었다. 본 기술을 활용해 향후 아디프산이 주요 화학소재로 사용되는 의류, 생활, 산업용 응용 제품 영역에 널리 활용될 것으로 기대된다.

아디프산은 나일론 섬유의 필수 중간 원료이자, 생분해성 플라스틱 원재료, 식품첨가제 등 다양한 용도로 활용되는 핵심 화학소재이다. 대부분의 아디프산은 나프타, 천연가스 등 화석연료로 생산되지만, 생산 공정 상 발생하는 아산화질소(N2O)가 온실효과를 유발하기 때문에 환경 친화적이고 지속 가능한 바이오 아디프산 생산 기술 개발이 필수적이다.

바이오 아디프산 생산을 위한 미생물 세포공장인 '야로위아 리폴리티카' 균주를 배양하는 모습. (사진=한국화학연구원)
바이오 아디프산 생산을 위한 미생물 세포공장인 '야로위아 리폴리티카' 균주를 배양하는 모습. (사진=한국화학연구원)

특히, 석유화학산업에서의 친환경 규제와 탄소배출 감소에 대한 요구가 커지면서, 바이오매스 유래의 탄소중립형 바이오화학원료로 대체하기 위한 패러다임 전환이 강조되고 있다.

하지만 현재까지 개발된 기술들은 인체 내 질병을 유발할 수 있는 병원성 미생물을 활용하거나 유전자 조작이 까다로운 점 등, 아직까지는 상용화를 위해 보완할 점이 많은 상황이다.

이에 연구팀은 FDA 인정 식품첨가 안전 물질(GRAS)로 지정된 유질 효모인 ‘야로위아 리폴리티카’를 미생물 세포공장으로 활용해서 아디프산을 생산하는 기술을 세계 최초로 개발하였다.

연구팀은 세포 내에서 아디프산으로 생산하기 위해 아디프산 생산 효율 향상을 위한 오메가 산화기작(왼쪽) ‘강화’하였고, 지방산 유래 산물의 선택적 분해를 위한 베타 산화기작(오른쪽)을 ‘재설계’하였다.

연구팀은 합성생물학 기술을 기반으로 ➀지방산 유래 산물 분해 능력을 인공적으로 조절하고 ➁아디프산 생산량이 증가하도록 미생물의 특성을 재설계했다.

일반적인 유질 효모의 지질 분해 과정은 카복실기*가 양 끝에 붙어있는 디카르복실산** 형태로 변환되는 ‘오메가 산화기작’(상단 그림 왼쪽 과정) 이후 분해경로를 통해 유질 효모가 살아가는데 필요한 아세틸코에이 등의 에너지원으로 전환되는 ‘베타 산화기작’과정을 거친다.

한국화학연구원 백승호 박사 연구팀이 HPLC 장비를 통해 생산된 바이오 아디프산을 분석하고 있다. (사진=한국화학연구원)
한국화학연구원 백승호 박사 연구팀이 HPLC 장비를 통해 생산된 바이오 아디프산을 분석하고 있다. (사진=한국화학연구원)

연구팀은 식물성 오일에 다량 함유된 지방산 유래 산물을 디카르복실산으로 원활하게 전환하기 위해 필요한 유전자를 선별하여 ➀오메가 산화기작을 강화(상단 그림 왼쪽 과정)했다.

또한 6번의 반복적인 순환 과정을 통해 디카르복실산으로부터 에너지 생성과 생존에 필요한 아세틸 코에이를 생산하였지만, 유전자 조작을 통해 3번만 순환되도록 하고, 나머지의 디카르복실산은 아디프산을 생산할 수 있도록 유도하는 ➁베타 산화기작(상단 그림 오른쪽 과정)을 최적화하였다.

완성된 미생물 세포공장은 미생물 배양 과정을 거쳐 지방산 유래 산물을 선택적으로 분해, 전환하여 효율적으로 바이오 아디프산을 생산하는 환경친화적 기술이다. 석유화학 기반의 아디프산 대체를 위한 원천기술로써, 향후 다양한 분야에 활용이 가능할 것으로 전망된다.

화학연 이영국 원장은 “본 성과는 12대 국가전략기술 중 첨단바이오 분야의 핵심인 합성생물학 기술을 통해 확보된 바이오 아디프산 생산 맞춤형 미생물 세포공장 기술로써, 향후 대한민국 바이오소재 생산 원천기술 확보에 기여할 수 있기를 희망한다.”라고 말했다.

이번 연구결과는 바이오매스 관련 권위 학술지인 ‘바이오리소스 테크놀로지(Bioresource Technology, IF : 11.4)’ 1월호 논문으로 게재되었다.

또한 이번 연구는 한국화학연구원의 기본사업과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석유대체 친환경 화학기술개발사업의 지원을 통해 수행했다.

taegyeong3975@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