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햇살론15' 대위변제율 20% 넘어…고금리·고물가 지속에 생계 부담
'햇살론15' 대위변제율 20% 넘어…고금리·고물가 지속에 생계 부담
  • 박정은 기자
  • 승인 2024.03.17 10: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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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정숙 의원 "평균 대출금리 17.1%…금리 설계 대책 전면 쇄신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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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개혁신당 양정숙 의원실)

서민금융 상품 연체율이 작년 일제히 급등했다. 이는 고금리·고물가가 지속되는 가운데 상환 능력이 떨어진 것으로 분석된다.

이에 취약계층이 불법 사금융이나 가계부채 부실이 우려되는 상황이다.

17일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개혁신당 양정숙 의원이 금융감독원과 서민금융진흥원으로부터 제출받은 '최근 6년간(2018년~2023년) 정부 서민 및 저신용자 생계비 대출 정책상품 연체율 현황' 자료에 따르면, 최저 신용자를 지원하는 서민 정책금융상품인 '햇살론15'의 지난해 대위변제율은 21.3%로 집계됐다.

이는 전년 15.5% 대비 5.8%포인트(p) 증가한 수치다. 또 20%대를 기록한 것은 지난해 처음이다.

대위변제율은 대출받은 사람이 원금을 상환하지 못했을 때 서민금융진흥원 등 정책기관이 은행에 대신 갚아준 금액의 비율을 말한다.

이 같은 변제율이 증가한 이유는 고금리와 고물가 여파로 서민들의 생계가 어려워진 영향으로 분석된다.

이 외에 다른 햇살론 상품들 대위변제율도 일제히 올랐다.

햇살론 유스 작년 대위변제율은 9.4%로 전년(4.8%) 대비 약 2배로 커졌다. 근로자햇살론2도 지난해 12.1로 전년 10.4%보다 올랐다. 햇살론뱅크 대위변제율도 지난해 8.4%로 전년 1.1%보다 급증했다.

특히 소액 생계비·최저 신용자 특례 보증 연체율이 본격화되고 있다.

급전이 필요한 취약계층에 최대 100만원(금리 연 15.9%)을 당일 빌려주는 소액 생계비 대출 연체율은 11.7%로 집계됐다.

연체자가 당일 이용할 수 있는 쉬운 대출 구조 탓에 어느 정도의 부실화는 예상됐던 측면이 있었지만, 매달 몇천원 이자도 밀리는 취약계층이 한계에 봉착했다는 분석도 적지 않다.

최저 신용자(신용평점 하위 10%) 특례 보증 대위변제율은 14.5%로 집계됐다. 2022년에는 0.0%였다.

이에 서민금융이 저신용·저소득 금융 취약계층의 최후 보루 역할을 해왔지만 여기에서마저도 탈락할 경우 불법 사금융을 이용하거나 가계부채 부실이 더 커질지 우려가 나오고 있다.

반면 이를 막기 위해 정부 또는 정책기관이 변제해줄 돈이 많아지면 앞으로 취약 차주에 대한 신규 지원이 확대되기 어려워질 수 있다는 난관에 봉착했다.

또 정부 서민 정책대출 상품의 금리 설계가 보다 정교하게 이뤄져야 한다는 지적도 있다. 이는 햇살론15 등 6년간 평균 대출금리가 17%대에 달하면서 지나치게 고금리로 설정돼 연체율과 부실화율을 높이고 있다고 내다본 것이다.

양정숙 의원은 "햇살론15는 대부업·불법사금융 등 고금리 대출을 이용할 수밖에 없는 최저 신용자가 최소한의 기준만 충족하면 은행 대출을 편이하게 이용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정부 정책서민금융상품인데 불구하고 평균 대출금리가 17.1%인 것은 정부가 정부의 역할보다는 스스로 대부업 역할을 하겠다는 것"이라고 질타했다.

이어 "연체율이 현저히 낮은 서민을 위한 정부 정책 금융 대출 상품인 '사잇돌 대출'을 참고해 정부의 서민금융 금리 설계 대책을 전면 쇄신해야 한다"고 말했다.

him565@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