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갑진년 금융권 CEO 경영전략㊳] 정종표 DB손해보험 대표
[갑진년 금융권 CEO 경영전략㊳] 정종표 DB손해보험 대표
  • 문룡식 기자
  • 승인 2024.03.17 10:49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3년 연임 사실상 확정…업계 2위 탈환 ‘숙제’
전 영역 구조적 수익성 확보…해외 사업 확대 추진
정종표 DB손해보험 대표. (사진=DB손해보험)
정종표 DB손해보험 대표. (사진=DB손해보험)

2024년 갑진년 한 해도 대한민국 경제를 둘러싼 환경은 녹록지 않다. 미국이 세 차례 금리 인하를 예고하면서 한국 역시 기준금리 인하에 나설 것으로 전망되지만, 여전히 고금리 부담은 남아 있다.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실로 인한 우려도 현실화하는 모양새다. 여기에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은행을 필두로 금융권에 대한 정부의 고통 분담과 윤리 경영 강화 요구는 거세질 전망이다. 은행 등 모든 금융권이 실적 개선과 건전성 강화 그리고 내부통제 확립이라는 세 마리 토끼를 잡아야 하는 공통 숙제를 안고 있는 셈이다. 이에 눈앞에 쌓인 난제 해결을 위한 금융권 CEO의 경영 전략을 집중 조명한다. <편집자 주>

정종표 DB손해보험 대표 어깨가 무겁다. 연임에 사실상 성공하며 자리를 지켰지만, 지난해 악화한 실적을 끌어올리고 빼앗긴 업계 2위 자리를 탈환해야 하는 과제가 주어졌기 때문이다.

정 대표는 올해 회사 전 영역 구조적 수익성 확보 전략을 적극 추진하고, 해외 영토 확대에도 힘을 쏟을 계획이다.

17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DB손해보험은 오는 22일 정기주주총회를 열고 이달 26일 임기 만료를 앞둔 정종표 대표 연임안을 최종 승인한다. 임기는 3년이다.

정 대표는 지난해 1월 각자 대표로 선임됐다. 당초 DB손보는 김정남 부회장과 정 대표 각자 대표이사 체제로 회사를 꾸릴 계획이었으나, 지난해 3월 김 부회장이 용퇴하면서 정 대표 단독 대표이사 체제로 전환됐다.

업계에서는 DB손보가 단독 체제로 변경된 지 1년이 채 되지 않은 데다가 정 대표 역시 1년여에 불과한 첫 임기를 받은 만큼 연임 가능성을 크게 점쳤다. 짧은 임기 내 실적만으로는 제대로 된 평가를 받기 어렵다는 시각에서였다.

지난해 DB손보 실적은 후퇴했다. 연결기준 당기순이익은 1조7493억원으로 전년(2조395억원) 대비 14.2% 감소했다. 같은 기간 별도 기준으로는 1조9469억원에서 1조5367억원으로 21.1% 쪼그라들었다.

2022년까지 DB손보는 순이익 기준 손보사 2위 자리를 지켰으나, 지난해 실적 악화로 메리츠화쟈에 추월당했다. 3년 임기를 추가로 보장받았음에도 정 대표 어깨가 무거운 이유다.

이에 정 대표는 올해 수익성 확대를 최우선의 전략으로 삼고 회사를 이끌어나갈 방침이다. 정 대표는 올해 경영전략방향으로 ‘회사가치 성장을 위한 전 영역의 구조적 수익성 확보’를 제시했다.

구체적으로 △채널별 핵심 경쟁력 제고를 통한 보험계약마진(CSM) 확대 △회사가치 증대를 위한 상품 포트폴리오 전략 강화 △수익성 관점 계약·보상 효율 관리 강화 △사업비 효율 측면 경쟁우위 지속 △능동적 리스크 관리 기반의 구조적 투자이익 확대 등을 추진할 계획이다.

장기보험은 CSM 증대를 위한 전략적 상품·요율·채널 운영 및 효율 관리를 통한 이익 기반을 강화할 방침이다. 자동차보험도 손해율 관리 강화를 통한 안정적 수익구조 안착 및 채널 균형 성장 강화와 시장환경 변화 대응을 위해 노력한다.

일반보험은 손익구조 개편을 통한 선순환 성장 토대 구축 및 수익성 중심의 해외사업 확대를 추진하고, 자산운용은 금리 상황을 활용한 구조적 이익 확보 및 선제적·능동적 보유자산 관리 등을 행할 계획이다.

해외 사업 확대도 정 대표가 주목하는 분야다. 

DB손보는 최근 베트남 손보사 ‘VNI’과 ‘BSH’사 최대주주로 공식 출범했다. 두 회사는 각각 베트남 손보업계 시장 점유율 10위, 9위를 차지하고 있다. 지난해 2월과 6월 해당 회사들과 인수 계약 체결을 진행한 뒤 올해 최종 계약을 마무리했다. DB손보가 보유한 양사 지분은 75%다.

DB손보는 이번 인수를 통해 베트남 시장 내 사업 기반을 더욱 확고히 하고, 나아가 글로벌 성장전략을 지속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VNI·BSH 손보사는 DB손보가 보유한 광범위한 보험 사업 경험과 전문성, 앞선 기술 인프라를 활용해 베트남 및 인도차이나반도 지역에서 상위사로의 발돋움을 계획하고 있다.

정 대표는 올해 신년사에서 “경쟁우위 확보를 위한 디지털 혁신을 부단하게 추진하겠다”며 “고금리 상황을 활용해 구조적 이익을 확보하고 시장변화에 능동적으로 대응해 투자 리스크 관리를 강화하고, 전문 운용역량 강화로 투자손익 경쟁력을 제고할 것”이라고 말했다.

moon@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