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LS 투자자 손실 배상..."은행·증권주 영향 크지 않을 것"
ELS 투자자 손실 배상..."은행·증권주 영향 크지 않을 것"
  • 박정은 기자
  • 승인 2024.03.12 15: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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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 배상률 예상 34~47%…증권 1분기 배상액 1800억원 추정
가장 판매 많이 한 KB, 연간 대손충당금 적립액 3.1조원에 달해
(사진=연합뉴스)
(사진=연합뉴스)

홍콩 주가연계증권(ELS) 손실 배상안 기준이 발표되면서 판매사들이 손실액 배상에 대한 부담이 조만간 확정될 것으로 보인다. 이렇다 보니 손실에 따른 주가 영향을 우려하는 시각도 상존한다. 다만 해당 이슈는 지난해부터 시장에 알려졌고, 판매사마다 대비해 온 상황인 만큼 주가에 미칠 영향은 제한적일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12일 관련 업계 등에 따르면, 지난 2021년초 발행된 홍콩H지수 기반 ELS 상품은 기초자산 가격 만기일 기준 평가액이 기준가에 미치지 못하면서 원금 손실이 발생했다.

ELS는 기초자산 가격이 만기 때까지 사전에 정한 기준점 이상으로 떨어지지 않으면 약속한 수익을 제공하는 상품이다. 보통 ELS는 주가지수가 상품 가입 당시 가격의 60~70% 수준을 밑돌면 손실이 발생한다.

금융당국은 주로 은행을 통해 가입한 투자자들이 상품 가입 시 원금 손실 등 자세한 설명이 없었기 때문에 불완전판매라고 문제를 제기하는 상황이다. 

관련 상품은 주로 은행권 신탁(ELT) 또는 발행 증권사 직접판매(ELS) 등을 통해 개인투자자 등에게 판매됐다.

이에 금융감독원은 지난 1월부터 약 두 달 동안 은행과 증권사들에 대해 점검을 실시했다. 이달 11일에는 판매사 책임과 투자자별 특성에 따라 최저 0%부터 최대 100%까지 판매금융사가 투자 손실을 배상할 수 있는 기준안을 발표했다.

기준안을 보면 배상 비율은 판매사 요인 최대 50%와 투자자 고려 요소± 45%포인트(p), 기타 요인 ±10%p를 고려한다.

또 판매사들이 적합성 원칙, 설명의무, 부당권유 금지 등 판매 원칙을 위반, 불완전판매를 했는지 여부에 따라 기본 배상 비율 20∼40%를 적용한다.

아울러 불완전판매를 유발한 내부통제 부실 책임을 고려해 은행은 10%p, 증권사는 5%p를 가중한다.

이에 은행의 ELS 손실 배상률은 34~47%로 추정된다.

한화투자증권은 KB국민은행 세후 기준 예상 배상액이 6760억원, 신한은행 2050억원, 하나은행 1150억원으로 추정했다.

다만 증권은 은행보다 배상액이 작을 것으로 예상된다. ELS는 은행 신탁 평균이 54%에 달하고 고령 투자자 비중도 은행이 26%로 증권 4.6%보다 컸기 때문이다.

다올투자증권은 증권사들의 예상 배상액이 1분기 1878억원, 2분기 437억원으로 추정했다.

이에 따라 그동안 저 주가순자산비율(PBR, 1배 미만) 주로 상승세를 보여왔던 은행주와 증권주에 대한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ELS 손실 배상으로 자본 비율과 주주환원에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이다.

배상안이 발표된 11일 종가 기준 KRX 은행 지수는 전일 대비 0.31% 떨어진 813.20에 장을 마쳤다. KRX 증권 지수도 전일 대비 3.65% 하락한 727.56에 거래를 마쳤다.

다만 주가는 일시적으로 변동이 있을 수 있지만 크게 영향은 없다는 전망이다.

김도하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그동안 상당 비용이 주가에 이미 반영된 점과 DPS(1초당 피해량) 추정치 변화가 적은 점을 감안해 목표 주가는 유지한다"고 말했다.

정준섭 NH투자증권 연구원은 "배상 규모가 관건이지만 크게 보면 일회성 요인"이라며 "주주환원에 미칠 영향은 크지 않을 것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이어 "이번 이슈 영향이 가장 큰 KB금융지주는 지난해 대규모 추가 충당금 적립으로 연간 대손충당금 적립액은 3조1000억원에 달한다"며 "그 외 판매사들은 ELS 배상 부담이 현저하게 낮은 편으로 이번 사안이 주주환원에 미칠 영향은 거의 없다"고 덧붙였다.

him565@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