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신용 공사채 발행 규모 확대 속 회사채 자금 수급난
고신용 공사채 발행 규모 확대 속 회사채 자금 수급난
  • 이민섭 기자
  • 승인 2024.03.11 12:1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공사채, 2월 순발행 전환…회사채 미매각에 4월 위기설↑
(사진=신아일보DB)
(사진=신아일보DB)

회사채 시장에처 ‘연초효과(기관들이 연초에 채권을 적극 매입하는 상황)’가 마무리될 것이란 분위기가 확산하고 있다. 신용도가 높은 공사채 발행 규모가 늘어나면서 열위에 있는 회사채 수요까지 흡수하며 자금 수급에 부담이 생길 수 있기 때문이다.

11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NH투자증권은 지난 1월 공사채 발행량이 3조3100억원에서 지난달 5조4100억원으로 63.6% 증가했다.

한국도로공사와 중소벤처기업진흥공단, 경기주택도시공사 등을 중심으로 공사채 발행량이 늘어난 영향이다. 실제 이들 세 기관은 올해 2월 총 2조4600억원 규모 공사채를 발행했다.

이에 공사채는 올해 1월 5000억원 순상환 기조였지만 2월에는 2조5400억원 순발행 기조로 돌아섰다.

이런 상황에서 공사채 발행물량 증가세는 당분간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올 1분기 공사채 만기 도래 물량은 월별로 2조~3조원 수준에 불과했지만, 2분기 들어서 4조~5조원 규모로 확대되기 때문이다.

반대로 올해 초 회사채 시장을 강세로 이끌었던 기관의 자금 집행은 마무리에 접어들면서 연초효과는 끝물이다.

신용등급 BBB+인 중견 건설사 HL D&I는 회사채 발행을 통해 약 700억원을 조달하고자 했지만 2월 말 수요예측을 통해 전액 미매각됐다.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리스크에 대한 시장 우려가 높았던 탓이다.

석유화학 부문 업황 부진 우려에도 여천NCC는 1500억원 규모 2년물 회사채 발행을 위한 수요예측을 실시했지만 매수 주문량은 250억원에 그쳤다. 또 이랜드월드는 회사채 발행 목표액을 달성했지만 당초 계획보다 20bp(1bp=0.01%포인트) 높은 금리로 회사채를 발행했다.

박경민 DB금융투자 연구원은 “연초 이후 유동성에 힘입어 회사채와 국고채 간 금리 차이는 축소돼 회사채 전반에 걸쳐 가격 부담이 확대됐다”며 “연초효과는 갈수록 줄어들고 3월은 자금 유출 변동성이 커져 회사채 매수는 약화하고 약세 압력이 커진다”고 말했다.

한편, 일부에서는 내달 총선 이후 건설사들의 연쇄 부도가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 속에 투자 심리는 위축되는 상황까지 겹치며 회사채 수급 부담은 늘어날 수밖에 없다는 분석도 나온다.

minseob2001@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