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삼성전자 팔고 하이닉스 사고
외국인, 삼성전자 팔고 하이닉스 사고
  • 박정은 기자
  • 승인 2024.03.11 14:0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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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비디아 HBM 납품에 성적에 희비 엇갈려

반도체 시장이 고공행진인 가운데 외국인 투자자들은 최근 SK하이닉스 주식을 1조6000억원 이상 사들인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국내 반도체 대장주인 삼성전자에 대해서는 최근 9000억원 넘게 팔아치웠다. 인공지능(AI) 반도체 시장 점유율 1위인 엔비디아에 고대역폭메모리(HBM) 공급 여부가 상반된 결과를 낳은 것으로 분석됐다.  

11일 한국거래소 등 증권 업계에 따르면, 외국인 투자자들은 지난달 8일부터 이달 8일까지 삼성전자 주식을 9050억원어치 매도했다. 국내 주식 중 가장 많은 매도 규모다.

이는 지난해 4분기 반도체와 VD 및 가전 부문 실적이 부진했기 때문이다.

삼성전자 영업이익(잠정)은 지난해 4분기 6조600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84.86% 급감했다. 당기순이익도 15조480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72.17% 감소했다. 또 반도체 부문은 2조1000억원 영업 손실된 것으로 추정된다. VD 및 가전 부문의 영업이익은 2900억원에 그친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삼성전자 주가는 AI 반도체 시장 점유율 1위인 엔비디아에 HBM을 납품하지 않은 것이 발목이 잡힌 것으로 보인다.

그래픽처리장치(GPU) 시장의 약 80%를 차지하고 있는 엔비디아는 생성형 AI 붐이 일며 주가가 고공행진이다.

생성형 AI는 대화, 이야기, 이미지, 동영상, 음악 등 새로운 콘텐츠와 아이디어를 만들 수 있는 AI 일종이다.

실제 엔비디아 주가는 이달 8일 875.28달러로, 연초(481.68달러, 1월2일 종가 기준) 대비 81.71% 급등했다.

GPU는 AI 발전에 필요하고 메타버스의 가상현실 세계 구축에도 사용된다. 또 게임에서 고화질 그래픽을 효율적으로 처리한다.

여기에 SK하이닉스는 엔비디아에 5세대 HBM인 HBM3E를 독점 공급하고 있다. 또 엔비디아가 올해 2분기 출시할 예정인 차세대 AI용 플래그십 GPU인 B100에도 5세대 HBM3E를 공급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외국인 투자자들은 삼성전자를 외면하고 SK하이닉스 주식을 한 달간 1조6510억원어치 사들이고 있다.

이후 삼성전자도 최근 HBM3E 12단 샘플을 엔비디아에 보낸 것으로 알려졌지만 본격적인 공급은 올해 어렵다는 전망이다.

송명섭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삼성전자가 HBM3, HBM3E 본격 공급이 발생할 경우 주가는 오를 수 있지만, 현재 상황으로 볼 때 올해는 HBM3E 뿐만 아니라 HBM3 본격 공급에도 어려움을 겪을 것으로 전망된다"며 "HBM 시장에서는 여전히 SK하이닉스가 우월한 지위를 차지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him565@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