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달 말 개강 연기 막바지' 의대생 단체행동 지속…'집단 유급 현실화' 우려
'내달 말 개강 연기 막바지' 의대생 단체행동 지속…'집단 유급 현실화' 우려
  • 김태형 기자
  • 승인 2024.03.10 1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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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등교육법' 1학기 수업일수 15주 확보하게 돼 있어…5월20일 시작해야 충족
개강일인 지난 4일 대구 한 의과대학 강의실. (사진=연합뉴스)
개강일인 지난 4일 대구 한 의과대학 강의실. (사진=연합뉴스)

다음 달 말이 개강 연기 마지노선이라는 전망이 나오지만 의대생 단체행동이 지속되면서 집단 유급이 현실화되는 거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10일 교육계에 따르면 각 의대 개강 연기의 현실적인 마지노선으로 4월 말이 꼽힌다.

고등교육법 등을 고려하면 각 대학은 1학기 수업일수를 적어도 15주 확보해야 한다.

의대생들의 단체 행동이 길어져 여름방학이 없어지고 8월 말까지 수업이 이어진다고 가정해보면, 각 의대는 늦어도 5월 20일에는 수업을 시작해야 이번 학기 15주 수업일수를 채울 수 있다.

그러나 이렇게 되면 하루도 빠짐없이 아침 일찍부터 밤늦게까지 수업하는 일이 생긴다.

상당수 의대 교수가 진료와 강의를 병행하는 상황에서 빡빡한 수업 스케줄은 부담으로 작용할 수밖에 없다.

결국 현실적으로 그보다 한 달 전인 4월 말에는 수업을 시작해야 원활하게 학사 운영을 할 수 있다는 것이다.

앞으로 한 달여 남은 상황이지만 아직 의대생들이 돌아올 만한 낌새는 감지되지 않고 있다.

수도권 의대 관계자는 "개강 연기는 안 했고, 3월 29일까지 휴강을 한 상황"이라며 "학생들과 계속해서 면담하고 상황을 공유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수도권 의대 관계자 역시 "학생들이 정식으로 휴학계를 제출하진 않았지만, 수업을 계속해서 거부하고 있다"며 "학과장 면담만 지속해서 하고 있다"고 귀띔했다.

개강하고도 휴학계가 처리되지 않은 상황에서 수업에 참여하지 않으면 의대생들은 정당한 사유 없이 결석하는 셈이다.

많은 대학에서는 수업일수의 4분의 1 혹은 3분의 1을 초과해 결석하면 F 학점을 부여한다. F 학점이 하나라도 있으면 유급 처리한다.

유급이 되면 의대생들은 시간적인 손해뿐 아니라 경제적으로도 손실을 본다. 휴학과 달리 유급은 등록금을 한 푼도 돌려받을 수 없기 때문이다.

지난해 기준 의학 계열의 등록금은 평균 979만200원이다.

의대생들로선 1학기 500만원에 달하는 등록금을 허공에 날리는 셈이다.

일각에서는 20여년 전 '동덕여대 단체 수업 거부 사태' 때처럼 교육부가 적극적인 역할에 나서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당시 동덕여대 재학생 약 6000명이 비리재단 퇴진 등을 주장하며 두 달 넘게 수업을 거부했는데 정부가 적극적으로 나서서 중재했다는 설명이다. 

녹색정의당 정책위원회는 최근 논평에서 "학교 구성원 간 신뢰를 회복하고 교육 주체와 소통한다는 취지로 교육부가 '함께차담회'를 하고 있는데, 의대 현안에도 이를 적용해야 할 것"이라며 "교육계 수장이 공식적 또는 비공식적으로 의대생들을 만나 허심탄회하게 대화 나누는 것도 방법"이라고 제언했다.

thkim7360@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