高금리에 허리 휘는 대한민국…이자 비용·연체 '급증'
高금리에 허리 휘는 대한민국…이자 비용·연체 '급증'
  • 김보람 기자
  • 승인 2024.03.04 1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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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계 이자 비용 27.1% 증가 '역대 최대 폭'
자영업자 못 갚은 돈 27조…1년 새 50%↑
(사진=연합뉴스)
(사진=연합뉴스)

고금리 장기화에 경기 부진까지 이어지며 '이자 부담'이 가계와 자영업자를 위협하고 있다. 

4일 통계청 가계동향조사와 국가통계포털(KOSIS)에 따르면, 지난해 1인 이상 가구 명목 지출 중 월평균 이자 비용은 13만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2022년(9만9000원)보다 31.7% 급등한 수준으로, 통계청이 1인 이상 가구에 대한 가계동향 조사를 시작한 2006년 이래 가장 높은 증가 폭이다. 

같은 기간 물가 영향을 뺀 실질 이자 비용은 9만2000원에서 11만7000원으로 27.1% 증가했다. 이 역시 2006년 관련 통계 작성 이래 최대 폭 증가다.

서민은 물론 고소득자 역시 높은 이자 비용 부담을 피하지 못했다.

지난해 소득 하위 20%인 1분위 가구 월평균 실질 이자 비용은 2만1000원으로 1년 전(1만7000원)보다 18.7% 증가했다.

같은 기간 소득 상위 20%인 5분위 가구 이자 비용 또한 17만9000원에서 25만4000원으로 1년 만에 41.7% 늘어, 소득 하위 이자 증가율을 크게 웃돌았다.

이는 제로 금리에 가깝던 코로나19 시절 가계 부채는 급증한 가운데, 인플레이션(물가상승) 우려로 고금리가 1년 내내 이어진 여파다. 

실제 가계가 짊어진 빚 규모를 의미하는 가계신용은 지난해 12월말 기준 1886조4000억원(잠정)으로 역대 최대를 기록했다.

코로나19 시절부터 대출로 연명하던 자영업자 상황은 더욱 암울하다.

신용평가기관 나이스(NICE)평가정보가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소속 양경숙 더불어민주당 의원에게 제출한 '개인사업자 가계·기업대출 현황'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12월말 기준 335만8499명의 개인사업자는 모두 1109조6658억원의 금융기관 대출(가계대출+기업대출)을 떠안고 있었다.

전년 대비 총대출자는(335만8499) 8만4851명(2.6%) 늘었고, 대출잔액(1082조6258억원)은 1년 새 27조400억원(2.5%) 불었다.

같은 기간 연체 금액(3개월 이상 연체 기준)은 18조2941억원에서 27조3833억원으로 9조892억원(49.7%)이나 급증했다. 평균 연체율도 1.69%에서 2.47%로 약 0.8%포인트(p) 뛰었다.

3개 이상 금융기관에서 최대한 빌려 추가 대출이 사실상 불가능한 '다중채무자(자영업자)'는 173만1283명, 대출잔액은 691조6232억원으로 나타났다.

전체 개인사업 대출자(335만8499명) 가운데 절반 이상(51.5%)이 다중채무자다. 

지난해 다중채무자 연체액(21조7955억원)은 2022년말(14조2950억원)보다 7조5005억원(52.5%) 증가했다. 

평균 연체율도 2.12%에서 3.15%로 1.03%p 높아졌다.

특히 경험과 자금이 적은 20·30대 젊은 자영업자 연체율이 급증했다. 

다중채무자 지난해 연체율은 △29세 이하가 6.59%로 가장 높았고 이어 △30대 3.90% △40대 3.61% △50대 2.95% △60세 이상 2.51% 등으로 나타났다.

연체율 상승 폭도 29세 이하(2.22%p)와 30대(1.63%p)가 나란히 1·2위를 차지했다.

qhfka7187@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