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 굳이 해야 해요?”…혼인 건수 10년간 40% ‘뚝’
“결혼 굳이 해야 해요?”…혼인 건수 10년간 40% ‘뚝’
  • 문룡식 기자
  • 승인 2024.03.03 14: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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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혼 인식·경제적 이유 영향…출생률 감소 ‘악순환’
(사진=연합뉴스)
(사진=연합뉴스)

최근 10년간 혼인 건수가 40% 급감한 것으로 나타났다. 결혼에 대한 인식 변화와 자금 부족 등이 주요 원인으로 꼽힌다. 출산 전제인 결혼부터 흔들리는 상황에서 우리나라 저출산 기조는 더 심화할 전망이다.

3일 통계청 ‘2023년 12월 인구동향’과 국가통계포털(KOSIS)에 따르면, 지난해 혼인 건수(잠정치)는 19만3673건이다. 이는 10년 전인 2013년(32만2807건)보다 40.0% 감소한 수치다.

혼인 건수는  2011년(32만9087건)까지 증감을 반복하다가 2012년부터 줄어들기 시작해 022년(19만1690건)까지 11년째 감소했다. 다만 지난해는 코로나19로 미뤄왔던 결혼이 몰리면서 1983건(1.0%) 늘었다.

그러나 혼인 증가세가 유지될지는 확신하기 어렵다. 전년 동기 대비 혼인 건수를 분기별로 보면 2022년 3분기 2.8% 늘어난 것을 시작으로 지난해 2분기까지 증가세를 유지했으나, 3분기는 8.2%(3707건), 4분기는 5.5%(2907건) 각각 줄었다.

혼인 건수 급감에는 결혼에 대한 젊은 층 인식 변화가 가장 큰 이유로 꼽힌다.

통계청 사회조사에 따르면 13세 이상 인구 중 ‘결혼을 반드시 해야 한다’고 응답한 비율은 2012년 20.3%에서 2022년 15.3%로 감소했다.

같은 기간 ‘결혼하는 것이 좋다’고 응답한 비율은 42.4%에서 34.8%로 감소했고, ‘결혼을 해도 좋고 하지 않아도 좋다’는 응답은 33.6%에서 43.2%로 늘었다.

결혼을 망설이는 데에는 주거비용 등 경제적인 이유도 있다. 

결혼하지 않은 이유에 대해 2022년 20대 32.7%, 30대 33.7%, 40대 23.8%가 ‘혼수비용·주거 마련 등 결혼자금이 부족해서’를 꼽아 가장 많았다. 

다음으로 20대(19.3%)와 40대(15.4%)는 ‘결혼의 필요성을 느끼지 못해서’라는 답변이 뒤따랐다. 30대는 ‘결혼하고 싶은 상대를 만나지 못해서’(14.2%)와 ‘결혼 필요성을 느끼지 못해서’14.2%)가 두 번째로 많았다.

결혼 감소는 출생아 수가 줄어드는 데 영향을 미쳤다. 출생아 수는 2015년 이후 8년째 지속 감소세다. 

출생아 수는 2013년 43만6455명에서 지난해 23만명으로 47.3% 줄었다. 이는 같은 기간 혼인 건수보다 더 가파른 감소세인데, 맞벌이면서 자녀가 없는 부부인 ‘딩크족’이 늘어난 영향으로 풀이된다.

지난해 4분기는 합계출산율은 0.65명으로 집계됐다. 사상 최저를 기록했던 때로 0.6명대로 떨어진 건 처음이다.

[신아일보] 문룡식 기자

moon@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