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종석 “'컷오프' 재고해달라, 답 듣고 거취 결정”... 이재명 “탈당은 자유"
임종석 “'컷오프' 재고해달라, 답 듣고 거취 결정”... 이재명 “탈당은 자유"
  • 진현우 기자
  • 승인 2024.02.28 16: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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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종석 “총선 패배하면 우리 모두 씻을 수 없는 죄인”
설훈, 탈당 선언… “이재명은 연산군..민주당 공당 아닌 사당 변모”
임종석 전 대통령 비서실장이 28일 더불어민주당의 공천배제 재고 촉구 기자회견 후 국회 소통관에서 퇴장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임종석 전 대통령 비서실장이 28일 더불어민주당의 공천배제 재고 촉구 기자회견 후 국회 소통관에서 퇴장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친문재인(친문)계 핵심’ 임종석 전 청와대 비서실장에 대한 공천마저 불발되면서 비이재명(비명)계의 집단탈당 사태까지 이어질지 주목되고 있다.

극심한 공천 파동으로 심리적 분당 상황인 속에서 임 전 실장의 거취에 따라 비명계 탈당 가속화로 이어져 분당이 현실화될 가능성까지 대두되고 있다.

임 전 실장은 28일 지도부에 서울 중·성동갑에 자신을 컷오프(공천배제)하고 전현희 전 국민권익위원장을 전략공천 한 결정을 재고해달라고 촉구했다. 자신의 거취는 지도부의 답을 들은 이후 표명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임 전 실장은 이날 오전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당 지도부에 서울 중성동갑에 대한 전략공관위의 추천 의결 재고를 정중하고 간곡하게 요청한다”고 밝혔다.

임 전 실장은 "'양산 회동'에서 이재명 대표가 굳게 약속한 '명문(이재명+문재인) 정당'과 용광로 통합을 믿었다"며 "지금은 그저 참담할 뿐으로 왜 이렇게까지 하는지 납득이 되질 않는다"고 했다.

임 전 실장은 "이 대표와 최고위원회에 묻고 싶다. 정말 이렇게 가면 총선에서 이길 수 있나"라며 "통합을 위한 마지막 다리마저 외면하고 홀로 이 대표만으로 국민의 마음을 얻을 수 있나"라고 반문했다.

그러면서 "이번 선거는 질 수 없는 선거이고 져서는 안 되는 선거"라며 "명문의 약속과 통합은 정치적 수사가 아니라 총선 승리와 윤석열 정부 폭정을 심판하기 위한 기본 전제"라고 강조했다.

그는 "이번 총선에서 패배한다면 우리는 모두 씻을 수 없는 죄인이 된다"며 "아직 늦지 않았다고 믿고 싶다. 방향을 바꿀 시간이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임 전 실장은 취재진이 탈당 후 무소속 출마를 고한다는 뜻인지 묻자 “김대중 전 대통령이 '정치는 생물'이라고 말했다”고 강조했다. 중성동갑 이외 지역구 출마 요청이 들어올 경우 어떻게 할 것인지 묻는 취재진의 질문엔 “그런 고민을 하고 있지 않다”고 잘라 말하기도 했다.

이 대표는 이날 홍제동 피트니스센터에서 런닝머신을 둘러보다 임 전 실장의 기자회견 뉴스를 본 뒤 “입당도 자유고 탈당도 자유”라고 일축했다.

그러면서 "변화에는 반드시 소리가 날 수밖에 없다"면서 "자연스러운 과정이다. 이 과정이 끝나면 국민들께서 우리를 위해 일해 줄 후보가 누군지 비교할 것"이라고 했다.

이날도 비명계 핵심 의원들을 향한 사실상의 ‘컷오프(공천 배제)’가 이어졌다. 비명계 기동민·홍영표 의원의 지역구인 서울 성북을·인천 부평을 등 6개 선거구를 전략 선거구로 지정했다.

설훈 의원은 이날 ‘하위 10% 통보’에 반발하며 탈당을 선언했다. 그는 “이제 민주당은 민주적 공당(公黨)이 아니라 이 대표의 지배를 받는 전체주의적 사당(私黨)으로 변모됐다”며 “이 대표는 연산군처럼 모든 의사결정을 자신과 측근과만 결정하고 의사결정에 반하는 인물들을 모두 쳐내고 있다”고 주장했다. 사실상 ‘컷오프’된 홍영표 의원도 이날 탈당을 시사했다.

이처럼 하위 20% 통보를 받은 상태에서 경선에 임하거나 공천에서 배제된 이들을 중심으로 추가 탈당 가능성이 크다는 전망이 나온다.

[신아일보] 진현우 기자

hwjin@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