찾아간 이강인 받아준 손흥민
찾아간 이강인 받아준 손흥민
  • 김태형 기자
  • 승인 2024.02.21 08:57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아시안컵 충돌 후 사과한 이강인, 손흥민과 재회
(사진=연합뉴스)
(사진=연합뉴스)

대한민국 축구 대표팀의 주장 손흥민(31·토트넘 홋스퍼)과 이강인(22·파리생제르맹)이 영국 런던에서 재회했다.

이강인은 지난 21일 오전(한국시간) 인스타그램에 올린 장문의 글에서 손흥민에게 직접 찾아가 사과했다고 밝혔다. 이강인은 지난 6일 아시안컵 준결승전 전날 저녁식사 시간에 설영우 정우영 등과 탁구를 치다가 이를 제지하는 손흥민에게 반발해 물리적 충돌을 빚은 바 있었다. 이 과정에서 여럿이 뒤엉키며 손흥민의 손가락이 탈구되기도 했다. 충돌 당시 이강인이 손흥민 얼굴을 향해 주먹을 날렸다는 내용의 보도도 나왔으나 이강인 측은 "사실과 다르다"며 부인했다.

이강인은 인스타그램에 올린 글에서 "지난 아시안컵 대회에서 저의 짧은 생각과 경솔한 행동으로 인해 흥민이 형을 비롯한 팀 전체와 축구 팬 여러분께 큰 실망을 끼쳐드렸다"고 말했다. 또 “흥민이 형을 직접 찾아가 진심으로 사과를 드리는 게 중요하다 생각했고 (직접 만나) 긴 대화를 통해 팀의 주장으로서의 짊어진 무게를 이해하고 제 자신을 돌아보는 시간을 가졌다"며 "런던으로 찾아간 저를 흔쾌히 반겨주시고 응해주신 흥민이 형께 이 글을 통해 다시 한번 감사드린다"고 했다. 

그는 "흥민이 형에게 얼마나 간절한 대회였는지 제가 머리로는 알았으나 마음으로 그리고 행동으로는 그 간절함을 충분히 헤아리지 못했던 부분에서 모든 문제가 시작되지 않았나 생각한다"며 "특히 흥민이형이 주장으로서 형으로서 또한 팀 동료로서 단합을 위해 저에게 한 충고들을 귀담아 듣지 않고 제 의견만 피력했다"고 반성했다. 

이어 "그날 식사자리에서 절대로 해서는 안 될 행동을 했다. 지금 돌이켜 생각해 봐도 절대로 해서는 안 될 행동이었다"며 "이런 점들에 대해서 깊이 뉘우치고 있다”고 했다. 또 “팀에 대한 존중과 헌신이 제일 중요한 것임에도 제가 부족함이 많았다"고 덧붙였다.

손흥민은 이강인이 인스타그램을 통해 사과했다고 밝힌 지 약 한 시간 만에 답글을 올렸다. 손흥민은 "강인이가 진심으로 반성하고 저를 비롯한 대표팀 모든 선수들에게 진심 어린 사과를 했다"며 "저도 어릴 때 실수도 많이 하고 안 좋은 모습을 보였던 적도 있었지만 그 때마다 좋은 선배님들의 따끔한 조언과 가르침이 있었기에 지금의 제가 이 자리에 있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강인이가 이런 잘못된 행동을 다시는 하지 않도록 저희 모든 선수들이 대표팀 선배로서 또 주장으로서 강인이가 보다 좋은 사람, 좋은 선수로 성장할 수 있도록 옆에서 특별히 보살펴 주겠다"고 다짐했다. 

이어 "저도 제 행동에 대해 잘했다 생각하지 않고 충분히 질타 받을 수 있는 행동이었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저는 팀을 위해서 그런 싫은 행동도 해야 하는 것이 주장의 본분 중 하나라는 입장이기 때문에 다시 한 번 똑같은 상황에 처한다고 해도 저는 팀을 위해서 행동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thkim7360@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