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 증시 부양 효과 덕 봤다…1년 9개월만 고점 경신
코스피, 증시 부양 효과 덕 봤다…1년 9개월만 고점 경신
  • 박정은 기자
  • 승인 2024.02.20 11:17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외인, 2월 6.7조 매수…밸류업 프로그램에 우호적 반응
"정치·경제 상황에 일본만큼 부양 효과 기대는 어려워"
(사진=연합뉴스)
(사진=연합뉴스)

코스피 지수가 1년 9개월 만에 최고점을 기록했다. 정부가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을 발표하며 외국인 투자자금이 지속해서 들어온 영향이다. 다만 증시 부양 효과가 일본 기업 밸류업 방안만큼 효과를 기대하기는 어렵다는 전망이 있다.

20일 한국거래소 등 증권 업계에 따르면, 코스피 지수는 전날인 19일 종가 기준 2680.26을  기록했다. 2022년 5월31일(2685.90) 이후 약 1년 9개월 만에 최고점이다.

국내 증시는 지난달 24일 정부가 '코리아디스카운트' 해소를 위해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을 도입하겠다고 발표하면서 상승세를 탔다.

코리아디스카운트는 우리나라 기업 주가가 비슷한 수준의 외국기업 주가에 비해 낮게 형성돼 있는 현상이다.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은 상장사가 자발적으로 기업가치 저평가 이유를 분석해 대응 전략을 수립하도록 유도하는 것을 뜻한다.

여기에 정부는 오는 26일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의 구체적인 내용을 발표할 예정이다. 내용은 기업들의 자발적인 주가 관리 노력을 독려하기 위해 기업 가치 제고 계획을 제출하도록 하고 주주가치가 높은 기업들로 구성된 지수를 개발하는 등이 담길 것으로 전망된다. 상장 공기업 주주가치를 높이기 위한 경영평가 항목도 도입될 것으로 보인다.

이에 외국인 투자자금이 밀려들어 오면서 저 주가순자산비율(PBR, 1배 미만) 주식 종목이 급격히 상승했다.

외국인 투자자들은 2월1~19일까지 국내 주식을 6조7150억원 매수했다.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 발표 이후로는 7조7470억원 사들였다.

외국인 투자자들이 사들인 종목은 현대차(1조5140억원), 기아(5950억원), 삼성물산(5340억원) 등인데, 이로 인해 그동안 저 PBR로 주목됐던 업종인 보험(0.37→0.46)과 은행(0.39→0.47), 증권(0.41→0.50), 건설(0.57→0.62), 자동차(0.62→0.74)의 PBR이 상승했다.

다만, 증권업계에서는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 세부 내용 발표 이후 새로운 이슈가 없다면 저 PBR 업종이 조정받을 수 있을 것에 무게를 두고 있다.

이재선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국내 저 PBR 주는 정책 기대감으로 오를 수 있는 상승분을 이미 초과 달성했다"며 "이에 정책 발표 이후 기업들의 대응 행태에 따라 PBR 개선 가능성이 높은 기업들을 선별해 나갈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여기에 국내 증시 부양 효과가 일본 기업 밸류업 방안 만큼 효과를 기대하기는 어렵다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일본은 지난해 3월 기업가치 제고를 위해 도쿄증권거래소의 PBR 1배 이하 상장사 주주가치 제고 방안 요구, 기업 지배구조 보고서 월간 등재, 일본 금융 당국 JPX Prime 150 벤치마크 신설, 기관 투자자 장려 정책 등을 추진했다. 그 결과 일본 증시 PBR은 0.9배에서 1.4배로 올랐다.

하인환 KB증권 연구원은 "국제 정치 및 경제적인 상황이 주식시장에 미치는 영향과 가계 자산구성에서 파생되는 정책 효과의 한계점으로 인해 일본만큼의 증시 부양 효과를 기대할 수 있을지는 의문"이라며 "일본 주식시장은 나스닥 지수와 연동되지만, 한국 주식시장은 나스닥과 홍콩 항셍지수의 평균값과 거의 유사한 흐름을 보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어 "중국 증시에 대해서는 보수적인 관점을 유지할 필요가 있기 때문에 일본과는 달리 한국 주식시장에서의 정책 기대효과는 크지 않을 수 있다"고 덧붙였다.

him565@shinailbo.co.kr